데미안
Demian
by
Hermann Hesse
<Synopsis>
for More Readings;
www.beethovennote.com
~~~~~~~~~~~~
주제: 선과악, 의지.
주인공 싱클레어가 데미안의 도움으로 에바 부인 즉, 그가 추구하는 이상에 도달하는, 자아를 완성해 가는 과정의 이야기임. 사람은 누구나 성장 과정에서 데미안으로 상징되는 부모님이나 스승 등의 도움으로 자아가 완성된다는 점에서 싱클레어는 우리들 자신이며, 이 소설은 바로 우리들 자신에 대한 이야기임.
등장 인물:
에밀 싱클레어 Emil Sinclair:
소설의 주인공. 소설은 그의 열 살 나이 때부터 하이틴 시절까지의 지적 성장을 다룬 이야기임. 어른이 된 싱클레어는 자신의 성장 과정에 중요했던 젊은 날의 이야기를 진술하고 있음.
막스 데미안 Max Demian:
정신적으로 조숙한 인물. 싱클레어가 초등학교 시절에 만나는 인물.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나는 인물. 싱클레어가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많은 영향을 미친다.
에바 부인 Frau Eva:
데미안의 어머니. 모든 것을 포용하는 인물. 사랑과 아름다움, 완벽성을 상징하는 여인. 싱클레어가 추구하는 이상이 의인화된 인물.
베아트리체 Beatrice:
싱클레어가 기숙학교 교정에서 마주친 소녀. 사랑의 상징으로 싱클레어 그림의 영감을 준 인물. 남녀 모두의 신체적 특성을 갖춘 인물로, 이는 상반되는 두 영역을 상징함.
피스토리우스 Pistorius:
싱클레어 기숙학교 소재 마을의 교회 풍금 연주자. 아브라삭스에 관해 많은 것을 싱클레어에게 가르쳐 주는 인물.
아브라삭스 Abrasax:
선과악을 동시에 품고 있는 고대의 신. 기독교의 신보다 싱클레어의 의식을 더 지배한다.
프란츠 크로머 Franz Kromer:
싱클레어의 순수성을 망쳐 놓은 소년. 이 소년의 악행으로 인해 데미안과 상클레어가 결속하게 됨.
크나우어 Knauer:
싱클레어가 자신의 멘토가 되어 주기를 원하는 소년. 그러나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
벡 Alfons Beck:
싱클레어가 기숙학교에서 만난 소년. 싱클레어로 하여금 술집 등, 비행의 세계가 있다는 걸 알게 해준 인물.
~~~~~~~~~~~~~~~~
제1장: 두 세계
소설의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가 열 살 때 겪었던 어떤 사건에 대해 자세히 진술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먼저 그는 당시 그가 알고 있던 두 영역 즉 어두움과 빛, 밤과 낮의 세계에 대해 말을 한다. 낮의 영역은 모든 “선함”, 올곧음 그리고 기독교의 세계이지만 밤은 온갖 추문과 비밀, 명정酩酊과 살인, 기만과 불법적인 일들의 세계라고 했다. 빚의 영역은 싱클레어 부모님과 누나들의 영역이라고 했다. 자신은 빛의 영역에서 살고 있지만, 어두움의 영역에 호기심이 있고 마음이 끌린다고 했다.
어느 날 그가 두 명의 이웃 소년들과 놀이를 하고 있는데, 키가 큰 소년이 다가왔다. 열세 살은 되었을까, 튼튼하고 우악스럽게 보이는 소년이었다. 양복집 아들로 그의 아버지는 술주정꾼에다 가족 역시 소문이 나빴다. 싱클레어가 이미 잘 알고 있는 프란츠 크로머였다. 따라서 싱클레어는 마음이 몹시 불안했다. 크로머는 벌써 어른이 된 듯, 젊은 공장 근로자들의 걸음걸이와 말투를 흉내 냈다. 싱클레어는 마음이 몹시 불안했는데, 아버지가 아시면 그와의 관계를 금지 시킬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프란츠 ,라는 아이 자체를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어쨌든 싱클레어는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 즐거웠고, 다른 아이 대하듯 크로머를 대했다. 크로머가 명령을 했고, 아이들은 따랐다. 그를 따라 아이들은 강둑으로 올랐다. 크로머는 앞 이빨 사이로 침을 쏘아 목표물을 맞히기도 했다. 소년들은 각자 행한 짓궂은 장난을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했고, 싱클레어는 말없이 조용히 있었지만 또한 자신의 침묵이 크로머를 화나게 하지 않을까 두려웠다. 따라서 그도 이야기를 하나 했다. 물방앗간 옆 과수원에서 사과를 훔쳤다는, 사실이 아닌 꾸며낸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들은 크로머는 싱클레어에게, 그 일이 사실임을 하나님께 맹서하라고 윽박질렀고, 싱클레어는 사실이라고 했다. 사과 도둑이 된 것이다.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갔다. 그들과 헤여진 싱클레어도 안도하는 마음으로 집으로 갔다. 그러나 집까지 뒤따라 온 크로머가 말하기를, 그 사과 도둑질 사건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더구나 과수원 주인이 도둑을 잡는데 현상금을 걸었다고 했다. 자신은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을 싱클레어로부터 받고 싶다고 했다. 만일 그 다음날 2마르크를 가져온다면, 싱클레어의 사과 도둑질을 눈감아 주겠다고 했다. 싱클레어는 그만한 돈이 없다고 했지만, 크로머는 귀도 기우리지 않았다. 둘은 그 다음날 방과 후 시장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싱클레어가 두려워 한 건 그 다음날이 아니었다.
암흑으로 빠져드는 비탈길을 걷는듯 두려운 기분이었다. 자신이 한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불러올 것이고, 형제자매와 부모님에 대한 사랑이 거짓이라는 생각, 그들을 속이는 거짓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는 아버지의 모자를 보았고 그 순간, 아버지에게 사실을 말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판단은 아버지의 몫이고, 자신은 처벌을 받을 것이며, 참회를 하고 고통의 시간을 보낸 다음 용서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비밀이라는 빚더미로부터 혼자의 힘으로 벗어나기로 했다. 이제 그 출발점에 서 있는 듯하고, 앞으로는 언제나 악의 편에서 악에 기대어, 악의 명령에 따라 살며 악의 일원이 될 터였다.
아버지는 신발을 더럽혔다고 꾸지람을 했고, 그는 이를 기쁘게 생각했다. 신발로 인해 더 중한 잘못을 감출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 뭔가 불쾌하고 고통스런 감정이 일었다. 아버지보다 자신이 우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잠시 아버지의 무지를 경멸했다. 더러운 신발은 사소한 문제이다. 사소한 문제로 자신을 야단 친 것이다. “아는 것이 그 것 뿐이라면...”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인을 자백해야 하는데, 빵을 훔쳤다고 말하는 범죄자 같은 심정이었다.
다음 날 싱클레어는 몸이 아파 결석을 할 수 있었다. 크로머와 열한 시에 약속이 있었으므로, 돼지 저금통을 깼다. 모두 65페니히였다. 빈손으로 가는 것보다 이 돈이라도 가지고 가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크로머가 화를 내며 그 돈을 받았지만, 나머지 1마르크 35페니히를 더 가져오라고 했다. 그 후 싱클레어는 그 돈을 마련할 수가 없어, 크로머가 시키는 치욕스런 일을 해야 했다.
제2장: 카인
싱클레어의 학교에 막스 데미안이라는 학생이 새로 왔다. 데미안의 어머니는 부유한 미망인으로, 데미안은 싱클레어보다 한 살이 많았지만 어른처럼 의젓했다. 어느 날 성경 공부 시간에 데미안은 글짓기를 했다. 수업이 끝난 다음 데미안이 싱클레어에게 다가와 둘은 대화를 나눴다. 싱클레어의 집안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데미안은 이미 좀 알고 있는 듯했다. 싱클레어네 집 현관 문 위의 새매 형 문장紋章이 좀 이상하며, 흥미를 일으킨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싱클레어는 자세히는 모르나 오래 된 집이고, 과거에는 수도원에 속한 집이었을 지도 모른다고 대답했다. 데미안이 갑자기 크게 웃더니 싱클레어에게, 오늘 공부한 카인의 이야기를 좋아하느냐고 물었다. 자기도 그 교실에 있었다고 했다. 싱클레어는 공부한 것 치고 좋아하는 것 없다고 대답하려다가, 질문이 어른스럽다는 느낌이 들어, 좋아한다고 대답했다. 데미안이 그의 등을 다정스럽게 토닥이며 말하기를, 카인에 관한 선생님의 이야기는 교실에서 배운 다른 어떤 이야기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선생님은 하느님이라든가 죄 등 일반적인 이야기만 했다는 것이다. 카인의 이야기는 달리 해석이 가능하다고 했다. 선생님의 이야기는 대부분 옳지만, 다른 각도에서 볼 수도 있고 또 그렇게 하면 이해가 더 쉽다고 했다.
카인의 이마에 난 표시는 인격을 나타내는 그 이상의 것으로, 사람들은 그를 두려워했다고 했다. 사람들이야 진정 보배로운 인물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름으로, 카인의 이마에 난 표시를, 악마를 뜻하는 표시로 잘 못 해석을 한 것이라고 했다. 카인을 무서워했기 때문에 그를 헐뜯고 모략을 했다는 것이다. 그것을 유일한 보복 방법으로 알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마의 표시가 악마를 뜻한다는 생각은 약자들이 만들어낸 것으로, 이제 그런 생각은 끝을 내야한다고 했다. 이처럼 데미안의 남과 다른 생각에 매료된 싱크레어는, 그와 헤어진 후에도 오랜 동안 그가 말한 주제를 생각했다.
크로머는 계속 더욱 심한 말로 싱클레어를 괴롭혔다. 싱클레어는 2마르크를 그에게 주기 위해 도둑질을 해야 했고, 그때마다 크로머는 또 다른 사실을 알게 되었으므로, 이를 기화로 싱클레어를 더욱 갈취하기에 이르렀다. 마침내 크로머는 싱클레어에게 누나를 데려오라고 했다. 겁에 질린 싱클레어가 데미안에게 달려갔다. 지난 번 카인과 아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이후 둘은 한동안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크로머와의 관계에 관한 싱클레어의 말을 데미안은 귀를 기우려 들었다. 그리고는 크로머가 무엇인가 싱클레어의 약점을 잡아 옭아매고 있으며, 그것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러면서 크로머로부터 벗어나되 달리 방법이 없으면 죽여 버리라고 했다.
물론 싱클레어는 죽여 버리라는 그의 말이 옳다고 생각지 않았다. 헤어지면서 데미안은,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하겠다고 약속했다. 일주일 후 싱클레어는 거리에서 우연히 크로머를 마주쳤다. 겁을 먹은 표정으로 크로머가 뒤로 돌아 뺑소니를 쳤다.
크로머로부터 해방된 기쁨에 겨워 싱클레어는 고맙다는 말을 하기 위해 데미안을 찾았다. 어떻게 크로머를 쫓아버렸는지 알고 싶었으나, 데미안은 말을 하지 않았다. 싱클레어는 모든 사실을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이제 크로머로부터 해방되어 부모님의 품안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데미안으로부터도 멀어진 것도 사실이다. 여섯 달 후 싱클레어는 아버지에게, 카인의 이마에 난 표시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거짓되고 오래된, 이단에 관한 것이라고 무시했다.
제3장: 도둑질
싱클레어는 이제 나이가 들었다. 그는 어린 날 자신의 순결과 부모님으로부터 그를 갈라놓았던 어두움의 세계로부터 받은 영향을 회상한다. 그는 성인이 되면서 갖게 된 성적 욕망을 어떻게 헤쳐 나아갔는지, 어린 시절 받은 교육이 가르쳐 준 가치들, 그러나 슬프게도 그가 이루기에는 너무나 어려웠던 가치들과 이러한 욕망을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가를 터득한 일을 말했다.
데미안과의 관계는 수년 동안 겉돌고 있었다. 싱클레어는 견진성사를 받기 위한 수업을 들었고, 데미안도 같은 반이었다. 수업이 시작되고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의식적으로 피했는데, 이는 크로머로부터 자신을 해방 시켜준 고마움에 대한 채무감이 아직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싱클레어는 데미안과의 대화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반해, 그에 대한 호기심은 점점 커져 갔다. 과거에 있었던 그와의 결속감은 아직 남아있었다. 어느 날 카인과 아벨에 관한 목사 선생님의 강의가 있었다. 그가 카인의 이마에 난 표시를 이야기하자, 데미안과 싱클레어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 순간 그들은 과거를 생각하고는 곧 자리를 가까이 했다. 멀리 떨어져 있던 서로의 좌석을 데미안이, 싱클레어 옆으로 옮겨 앉은 것이다.
싱클레어는 견진례 수업이 즐거웠다. 수업 중 데미안이 시선을 보내면, 싱클레어는 강의 내용을 선생님께 질문을 했다. 그밖에도 싱클레어는, 데미안이 선생님이나 학생들과 심리적인 게임을 하는 것도 지켜보았다. 데미안의 영향력은 다른 학생들을 지배하는 듯 했다. 어떻게 그처럼 다른 학생들을 꼭두각시 부리듯 할 수 있는지 데미안에게 물었다. 싱클레어의 이 질문에 대해 그는, 집중력이 충분하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대답했다. 또 누구든 뜻하는 바가 있으면 그것을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두 가지 원칙을 이용하여 싱클레어의 옆 자리로 옮길 수도 있었고, 선생님을 뚫어지게 응시함으로써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했다.
싱클레어는 신앙심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독교 교리를 완전 부정하는 다른 학생들과는 달리, 종교적 규범을 지키는 일상생활은 존중하고 있었다. 성경이나 기독교 신앙을 전적으로 부정하지 않고 해석을 달리, 재미있게 하고자 했다. 어느 날 십자가에 관한 수업이 끝난 난 후 데미안은 좀 급진적인 제안을 했다. 너무 급진적이라서 -반드시 성스러워야 하는 그 무엇-싱클레어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데미안이 계속 압박을 가해 왔다. 성경상의 하나님은 모든 선과 영광을 나타내시는 존재이지만, 또한 사람들에게는 그 이상 무엇이라고 했다. 사람은 각자 마귀를 숭배하거나 아니면 선과 악을 모두 관장하시는 하나님을 숭배해야 한다고 했다.
싱클레어는 자신의 생각, 선과악 두 세계가 있다는 자신의 깊은 생각을 데미안이 말하고 있다는 사실에 신이 났다. 그가 이 사실을 말하고자 했으나, 데미안이 말을 중단 시키고는, 자신이 뜻하는 바를 싱클레어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곧 견진례가 다가왔으나 싱클레어는 관심이 없었다. 이제 방학이 끝나면 그는 기숙학교로 갈 예정이었다.
제4장: 베아트리체
싱클레어는 기숙학교를 찾아갔다. 주소가 다만 St.3/43/4로 되어 있었다. 그즈음 그는 자신의 순결을 잃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했으나 또한 이 순결이라는 것에 두 가지 서로 상반되는 가치판단을 하고 있었다. 집을 떠나 있는 것이 즐거웠다. 그동안 부모님의 감시 속에 즐거운 일들을 찾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그는 데미안이 보고 싶었지만, 또한 그의 지성으로 인해 자신의 자존심이 받은 상처 때문에 기분이 꺼려지기도 했다.
기숙학교에 입학한지 일 년이 지난 어느 날, 싱클레어는 마을을 한 바퀴 돌았다. 그 길에서 알폰소 벡을 만났다. 벡이 근처의 술집으로 가 포도주를 마시자고 했다. 술이 약한 싱클레어는 곧 혀가 풀렸다. 카인과 아벨에 관해 그리고 데미안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했다. 벡은 여자 후리는 법과 싱클레어가 상상할 수도 없었던 쾌락의 세계를 말했다.
술에 취해 그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당연히 뒤탈이 났다. 싱클레어는 술꾼들과 어울려 술집을 다녔고, 여인들을 낚았다. 그러나 그 여인들과 결코 성관계를 맺지는 않았다. 진실로 정신적인 사랑을 원했고, 육체적인 관계란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러했음에도 싱클레어의 매음이 학교에 알려졌고, 퇴학의 위험에 처한 적도 있었다. 아버지가 두 번씩이나 학교로 찾아 와 그에게 훈계를 했다. 그해 성탄절 휴가 때 집에 갔지만 유쾌하지가 않았다. 그는 점점 자신을 돌보지 못하게 되었고, 이제 어두운 운명을 받아들여야 했다.
어느 날 학교 옆 공원에서 싱클레어는 한 소녀를 보았다. 눈에 띠는 소녀였다. 그 소녀와 만나거나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지만, 그는 그녀에게 정신을 빼앗기고 있었다. 그녀를 베아트리체 ,라고 불렀고 거의 숭배를 하고 있었다. 싱클레어의 행동이 곧 바뀌었다. 이제 더 이상 술집에 다니질 않았다. 학교생활에 집중했다. 그의 언행이 보다 진지하고 엄숙해졌다. 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어느 날 그는 소녀의 초상화를 그렸다. 그리고 보니, 그 얼굴은 남자와 여자의 두 모습을 갖춘 것으로 싱클레어에게는 바로 하느님의 얼굴이었다. 후일 그는, 그것이 바로 데미안의 얼굴이었음을 알았다.
후일 노인이 된 싱클레어는 그 그림으로 인해 더욱 데미안을 그리워하게 되었다고 회상했다. 그 당시 싱클레어는 방학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면 데미안에게 달려갔던 것이다. 둘은 함께 거리를 걸었고,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술집에 초대하기도 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새로 생긴 음주 습관을 인정하지 않는 듯 했다. 어느 날 싱클레어는 데미안과 자기 집 현관 문 위 새매 형 문장紋章에 관한 꿈을 꾸었다. 그는 그 새매를 그려 데미안에게 보냈다.
제5장: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어느 날 교실에서 싱클레어는 책에 끼어 놓은 종이쪽지가 눈에 들어왔다. 쪽지에는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먼저 하나의 세계를 깨야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나른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라삭스Abraxas이다” ,라는 글귀가 있었다. 싱클레어는 몇 번이고 그 글귀를 읽었다. 서명은 없었지만 데미안으로부터의 것임이 분명했다. 싱클레어가 보낸 새매 그림에 대한 답장이었던 것이다. 그의 뜻을 알고 뭔가 가르치려고 보낸 것이다. 그러나 그 그림과 아브라삭스는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인가? “신의 이름은 아브라삭스” ,라는 말은 듣도 보도 못한 말이었다. 이에 대해 싱클레어는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수업이 끝났다. 다음 수업은 오후에 있었다. 대학에서 온 젊은 조교 폴렌 박사 지도하에 헤로도투스Herodotus를 공부할 시간이었다. 그는 젊고 소탈하여 학생들이 좋아했다. 싱클레어의 귀에 헤로도투스는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때 폴렌 박사의 한 마디가 벼락 치듯 싱클레어의 의식을 깨웠다. 그가 큰 소리로 아브라삭스 ,라고 했던 것이다. 폴렌 박사의 말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성적인 판단력으로, 오래된 풍습이나 학설, 제도, 풍습 등에 대해 여러 종파나 학파, 신비주의자들이 취하는 관점을 옳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옛날에는 과학이라는 걸 몰랐고 따라서 고도로 정밀하게 만들어진 철학적, 신비주의적인 말이나 이론으로, 사람들의 근심걱정을 덜어주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사탄의 마술 같은 사기극이 벌어져 과오와 범죄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기극도 고귀한 선행자가 있는 바, 어떤 깊은 사유에 토대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아브라삭스 ,라는 이름은 그리스의 옛 마술과 관련을 맺는 것으로, 오늘날에도 몇몇 미개한 종족이 믿고 있는 어떤 악령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아브라삭스는 더 깊은 뜻이 있다고 했다. 따라서 우리는 그 이름을 하나님과 사탄간의 화해를 상징하는 어떤 신성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적이고 열정적인 강의였지만, 아무도 관심을 기우리지 않았다.
“하나님과 사탄의 화해” 라... 이 말은 싱클레어의 내면을 흔들어 놓았다. 그 말은 이미 데미안으로부터 들은 바가 있었다. 진실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이나, 다만 하나님은 이 세상의 반, 즉 “빛의 세계” 만을 대표한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마땅히 전 세상을 찬양해야 하며, 그렇게 할 수가 있다고 했다. 따라서 우리는 사탄이기도한 하나님을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하나님에게 드리는 예배로 사탄에게도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하나님이며 사탄인 아브라삭스 ,라는 신을 갖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즈음 싱클레어는 비슷한 내용의 꿈을 계속 꾸었는데, 부모님 집으로 돌아가 현관 위에 빛나는 새매 문장을 보는 꿈이었다. 꿈속에서 어머니가 다가와 껴안으려고 하면, 어머니가 아니었다. 데미안, 그가 그린 데미안 같은 모습이었다. 곧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었으므로 싱클레어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다른 학생들처럼 의사나 변호사, 사업가가 되겠다는 등등...그에겐 그러한 계획이 없었다. 오히려 내면으로부터 이는 “진정한 자아” ,라는 내면에서 이는 요구에 따라 살고 싶었다. 그러한 삶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친구들과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싱클레어는 점점 더 고독해져 갔다.
마을을 거닐며 싱클레어는, 조그만 교회로부터 들려오는 풍금 소리를 가끔씩 듣곤 했다. 어느 날 그 교회 앞을 지나다, 들려오는 풍금 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우렸다. 몇 주에 걸쳐 그렇게 풍금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밤, 교회를 나서는 풍금연주자의 뒤를 따라 갔다. 바로 들어간 그를 따라, 그의 옆에 허락도 없이 앉았다. 두 사람은 대화를 시작했고, 싱클레어는 아브라삭스 이야기를 꺼냈다. 풍금연주자인 피스토리우스가 그런 이야기를 어떻게 들었느냐고,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질문에 대해 싱클레어는 자신의 경험과 데미안이 남긴 쪽지에 관해 간단하게 설명을 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자신의 풍금 연주를 듣도록 싱클레어를 교회로 초대했다.
다음에 만났을 때 피스토리우스는 싱클레어를 자기 집으로 초대했다. 자신은 신학생이었는데 이제는 집어치웠고 그래서 가족으로부터 배척을 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 다음 만났을 때 피스토리우스는 인간성에 대해 말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 인간들은 인간성을 너무 좁은 의미로 정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우리 인간들은 인간성을 너무 좁은 의미로 정의한다고 했다.ㅜ사실 인간성은 정보라는 거대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 때 인간의 영혼 속에 존재” 했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그릇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후일 노인이 된 싱클레어는, 당시 피스토리우스의 말을 듣고 자신이 어떤 급진적인 사상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현상을 보다 명확하게, 독립적으로 보도록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라고 했다. 자신이 꾼 꿈을 말했더라면, 그 꿈이 뜻하는 바가 무엇이었는지 이해하는 데 그가 도움을 주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도움으로 싱클레어는 더욱 자유로워졌던 것이다.
제6장: 야곱과 대천사
싱클레어는 피스토리우스와 교제를 할 당시의 자신에 대해 회상했다. 당시 그는 동료들로부터 고립되어 있었지만 자기 발견, 자신의 성장을 위해 몰두하고 있었다. 피스토리우스는 그의 롤 모델로서, 언제나 그의 말에 귀기우리고 사고력을 정밀하게 다듬는 데 도움을 주었다. 두 사람은 모두 아브라삭스를 “숭배”했고 꿈, 욕망, 그리고 이 세계에 대해 토론을 했다. 피스토리우스는 말하기를, 영혼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했다. 싱클레어로서는 이 말에 확신이 서지 않았고 따라서 그의 주장에 그렇지 않다고 했다. 예를 들어, 싫어한다고 그 사람을 죽일 수는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피스토리우스는, 경우에 따라 죽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말은 데미안이 한 말과 같아, 싱클레어는 충격을 받았다.
어느 날 밤 집으로 가는 길에서 싱클레어는 학급 친구인 크나우어를 만났다. 크나우어는 자기가 하고 있는 어떤 영적 훈련에 대해 말을 했다. 자신은 독신자로서 영적 생활을 하려면 독신자라야 한다고 했다. 성에 대한 생각이 들고, 이는 독신생활을 어렵게 한다고 했다. 이 욕망을 억제하기가 어려우니 도와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싱클레어는, 우리는 누구나 서로 도울 수 없음으로, 바로 자신을 믿고 자신의 내면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달리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러자 크나우어는 혐오의 눈빛으로 얼굴을 찡그리고는, "너야 말로 진정한 성인이다. 너는 사악한 도구를 몸에 감추고 현자처럼 행동했지만, 나처럼 더러운 일을 몰래 한 자이다. 너나 나나 돼지나 다름없다. 우리들은 모두 돼지다“ 라고 외쳤다.
집으로 돌아온 싱클레어는 크나우어에 대해 동정심과 혐오감이 겹쳐 병이 난 느낌이었다. 방안의 그림을 정돈하고서야 이 느낌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다. 그는 꿈을 꾸었다. 현관문, 새매 문장, 어머니, 그리고 감히 바라보기 힘들었던 어느 여인이 꿈속에 나타난 것이다. 꿈에서 깨어난 그는 바로 기억을 더듬어 그 여인을 그렸다. 그 그림을 벽에 걸었다. 그림은 데미안의 모습이기도 했고 자신을 닮기도 했다. 그림의 한쪽 눈이 다른 쪽 눈보다 높게 그려져 있어, 그 앞에 선 싱클레어를 불길한 눈초리로 내려다보았다. 그는 그림에게 묻기도 하고, 비난도 하고 쓰다듬기도 했으며, 그 앞에 기도도 드렸다. 어머니라고도 불렀고, 연인, 매춘부라고도 했으며, 아브라삭스 ,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러면 피스토리우스의 말, 데미안이 한 말들이 생각났다. 언제 그들이 그런 말을 했는지 기억이 없었지만, 다시 들려오는 듯했다. 바로 하나님의 천사와 싸우는 야곱의 말(복을 주시지 않으면 놓아드릴 수 없습니다. 창세기 32장26절)이었다.
어느 날 밤 그는 밤잠을 못 이루고, 무슨 힘에 끌린 듯 거리로 나아갔다. 무엇인가 알 수 없는 것을 찾아 바람처럼 거리를 지나 광장을 건너, 시의 변두리에 이르렀다. 창녀촌이었다. 창들을 통해 불빛이 새어나왔고, 멀리 도시의 건물들이 정적 속에 서 있었다. 그곳에서 뜻밖에도 크나우어를 만났다. 그는 지난 번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사과를 했다. 네 닷새 전이던가? 오래된 옛날 일 같았다. 그는 자살을 하고 싶다고 했다. 실제 자살을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고, 새벽까지 기다려볼 예정이라고 했다. 싱클레어가 그의 팔을 잡고, 이제부터 아무 말하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타 일렀다. 그가 잘 못된 길을 걷고 있으며, 자신들은 돼지가 아니며 인간이고, 신들과 싸우기도 했으며 신들의 은총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 말을 한 후 둘은 침묵 속에 함께 걸었다. 날이 밝아서야 싱클레어는 집으로 돌아왔다.
남은 학기 중 싱클레어는 피스토리우스와 함께 했다. 그는 자신이 그린 이상형의 여인에 관해 온 신경을 썼고, 이러한 방식으로 자신이 품고 있는 모든 의문에 대한 답을 얻으려고 했다. 크나우어가 그의 주위에서 맴돌았으나, 결국 둘은 다시 만나지를 않았다.
싱클레어는 피스토리우스가 한계가 있음을 알았다. 그가 현자도 아님은 물론, 본받을만한 지도자로 여기지도 않았다. 그의 말은 대부분 무용지물임을 알았다. 무의미하고 생명력이 없는, 일반적인 개인의 경험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싱클레어는 자신의 느낌을 피스토리우스에게 말하고, 그를 “고물 수집가”라고 꾸짖었다. 피스토리우스는 그의 비난을 받아들였고, 풀이 죽은 모습이었다. 이제 둘의 관계는 회복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피스토리우스는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있었고 또 그들이 토론한 내용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 즉, 아브라삭스를 이 세상으로 데려올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싱클레어는 이제 지도자를 잃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는 장님처럼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었다. 내면으로부터 폭풍우가 일고 발걸음마다 위태로웠다. 과거의 모든 행적을 삼켜버린 깊고, 어두운 심연뿐이었다. 그 때 데미안을 닮은, 그의 운명을 읽어 줄 혜안을 가진 지도자의 모습이 마음속에 떠올랐다.
그는 종이 위에다 지도자가 자신을 버렸음을, 이제 암흑 속에서 한 걸음도 못 나가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말을 썼다. 그 편지를 데미안에게 보내려다 이내 그만두었다. 또 보내려고 하면 매번 같았다. 이제 그는 자신의 작은 기도가 무엇인지를 진심으로 알았고, 마음속으로 그 기도를 쉬지 않고 했다. 그러자 그는 기도가 뜻하는 게 무엇인지를 어렴풋하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이제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었다. 무슨 공부를 할 것인지 아직 정하지 않았으나, 철학을 한 학기 공부할 계획이었다.
`~~~~~~~~~~~~~~~~~~~~~~~~~~
0 제6장부터 8장까지는 은유법에 따른 문장들이 많이 등장함으로, 이의 이해를 돕기 위한 약간의 추가 정보가 필요함. 따라서 각 장에서 본문이 끝난 다음 << >>로 묶은 부분은 그 장의 이해를 돕기 위한 별도의 자료임으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이 소설 특히 6장에 등장하는 살인이라는 말은, 인간이 저지르는 최악의 행동임. 이 어휘를 사용함으로써, 싱클레어와 피스토리우스의 급진적 성향을 분명히 하고 있음.
싱클레어가 그린 꿈속의 여인이 부분적으로 자신을 닮았다는 사실은 향후 싱클레어가 어떻게 변화해 갈 것인가를 상징하는 것임. 즉, 그가 여성적이 되어 갈 것임을 말하는 것이다. 처음 싱클레어는 이 그림과 닮은 모습이 아니었지만 시간의 경과에 따라 닮아 간다. 이 여인은 그가 지향하는 이상理想을 뜻하는 것임. 이 그림은 싱클레어가 이상에 접근하고 있음을 상징하며, 따라서 그의 모습은 바로 그가 지향하는 이상의 반영이라는것을 알 수가 있다.
싱클레어와 크나우어와의 관계도 주목할 만한 소설적 구성임. 소설 전반에 걸쳐 싱클레어는 자신을 지도해 줄 지도자를 찾고 있다. 데미안이나 피스토리우스, 에바 부인, 벡 등은 데미안의 멘토이다. 크나우어는 싱클레어가 자신의 멘토가 되어주기를 원한다. 싱클레어의 지도와 도움을 원하고, 자살을 생각할 때도 싱클레어를 찾는다. 싱클레어가 데미안이 필요했듯이 크나우어는 싱클레어의 도움이 필요했다는 점에서 두 관계는 같은 것이다. 여기에서 싱클레어는 멘토가 필요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멘토로서 두 역할을 하고 있으나, 멘토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싱클레어가 데미안이나 피스토리우스로부터 도움을 받았지만, 크나우어에게는 별 관심이 없는 이기적인 인간이라는 걸 보여 주고 있다.
피스토리우스 ,라는 말 자체가 하나의 상징성을 띠는 이름으로, 고대 그리스의 이름이다. 싱클레어는 그가 오직 과거의 것만 가르쳐주고, 본질적인 것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보다 현대적인 이름인 “데미안”과는 대척되는 피스토리우스는, 그의 능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이름이다.
제6장의 말미에서 싱클레어는 “혼자 설 수 없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 메시지를 데미안에게 보내려고 하다 말았다. 이는 싱클레어의 역할이 지극히 불확실함을 말하는 것이다. 보내지 않을 것을 왜 쓴 것일까? 홀로 서기도 무서웠고, 그 사실을 데미안에게 알리기도 무서웠던 것이다 >>
제7장: 에바
어느 날 싱클레어는 데미안의 집을 찾아갔다. 그가 아닌 어느 노부인이 살고 있었다. 데미안의 가족에 대해 물었다. 데미안의 가족을 잘 기억하고 있으나, 사는 곳은 모른다고 했다. 싱클레어의 물음에 답하려는 듯 오래된 사진첩을 보여주었다. 사진첩에는 어느 여인의 사진이 있었다.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싱클레어는 심장이 멎는 듯 했다. 그가 꿈꾼 바로 그 여인이었다. 큰 키에 남성답기도 한, 데미안을 닮은 모습, 그러나 모성애를 띤, 엄격함과 깊은 열정, 아름다움과 매력, 범접할 수 없는 위엄, 수호신인 동시에 어머니이며 운명이고 연인과 같은, 그러한 것들을 모두 갖춘 흠잡을 데 없는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그 여인은 어디에?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바로 데미안의 어머니였던 것이다.
그 후 싱클레어는 거리를 방황했다. 그러던 어느 날 늦은 저녁, 가을바람이 불고 거리의 술집으로부터 학생들의 노래 소리가 들려왔다. 두 남자가 그의 뒤에서 걸어왔다. 데미안과 그의 일본인 친구였다. 데미안과 재회를 한 것이다. 일본인 친구를 그의 집까지 데려다 준 다음, 둘은 걷고 또 걸으며 대화를 나누었다. 인류를 타락 시킨 소위 “집단 본능”을 이야기하며, 둘은 서로 생각이 같아 결속하고 있음을 알았다. 데미안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알려주고 언제든지 찾아와도 좋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온 싱클레어는 흥분과 감격으로 몸을 떨었다. 마침내 데미안의 어머니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음 날 싱클레어는 데미안의 집으로 갔다. 하녀가 응접실로 그를 안내했다. 얼굴을 들어 올려다보았다. 눈에 익은 그림이 문 위에 걸려 있었다. 껍질을 깨고 나오려는 황금빛 새매의 머리 그림이었다. 그밖에도 많은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그가 그려 보낸 그림을 보니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을 뜨거워졌고 지난날들이 생각났다. 그때 그림 아래 문을 열고 검은 드레스의 키가 큰 부인이 나타났다.
바로 데미안의 어머니였다. 그는 충격으로 인해 한 마디 말도 할 수 없었다. 데미안을 닮은 얼굴, 시공간을 초월한 듯한 아름답고 위엄이 있는 부인이 따듯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부인의 눈빛은 그가 꾸었던 꿈의 실현을, 그녀의 영접은 싱클레어의 귀향을 뜻하는 것이었다.
싱클레어가 두 손을 내밀었고, 그녀가 따듯한 손으로 그의 손을 잡았다. 마침내 싱클레어가 그 부인을 만난 것이다. 그녀가 환영한다는 말을 했다. 목소리가 부드럽고 따듯했다. 그 목소리를 들으니 달콤한 포도주를 마시는 듯했다. 온화한 얼굴, 검고 깊은 눈동자, 선명하고 무르익은 입술, 그리고 여왕의 풍모를 띤 양미간에는 바로 그 “표시”가 있었다. 그녀의 손에 입을 맞추며 싱클레어는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했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 서기 위해 전 생애를 걸어왔고 마침내 바로 자신의 가정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인은, 그런 말은 있을 수가 없으며, 다만 우정이 돈독하면 그런 사람들 간에는 잠시 세상이 한 가정처럼 보일 뿐이라고 했다.
그녀는 싱클레어가 그녀를 만나기까지의 여정에서 그가 느낀 감정이 무엇이었을까를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와 말투는 데미안과 같기도 하고 동시에 완전히 다르기도 했다. 아들보다 원숙하고 따듯하고, 확신에 차 있었다. 그러나 늙은 날의 막스 데미안이 어린 날의 이미지가 아니었던 것처럼, 그의 어머니도 성인의 아들을 둔 어머니의 모습이 아니었고, 그녀의 젊음과 매력이 빛을 발하여 그녀의 얼굴, 머리털, 흰 피부, 입술에 광채를 뿌리고 있었다. 그가 꿈에서 본 이상의 당당한 모습으로 그 앞에 서 있는 것이다.
부인이 말하기를, 싱클레어가 데미안에게 선물한 새매 그림은, 자신에게 그리고 데미안에게 더 이상 바랄게 없는 기쁨이었다고 했다. 그 그림을 받고 그가 자신들을 찾아 올 것임을 알았고, 기다렸다고 했다. 어느 날 데미안이 학교로부터 돌아와, 이마에 “표시”를 한 소년이 있고 그를 친구로 삼아야 하겠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 소년이 바로 너, 싱클레어라고 했다. 그리고 싱클레어가 열여섯 살 때 데미안을 우연히 만난 사실도 알고 있었다.
이에 대해 싱클레어는 당시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 했다. 베이트리체와 피스토리우스를 만난 사실도 이야기 했다. 데미안과의 결속, 그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다는 사실도 말했다. 때때로 자살도 생각해보았고, 누구에게나 이처럼 삶이 어려운 것이냐고 물었다.
부인이 싱클레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치 미풍처럼 부드러운 손길이었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태어나는 일은 어렵다고 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애를 쓴다고 했다. 과거를 돌아보면 어렵기만 했었느냐고, 아름다운 일은 없었느냐고 물었다. 보다 쉽고 아름다운 길을 원할 수도 있었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싱클레어는, 어려운 길이었다고,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는 어렵기만 했었다고 대답했다. 부인이 머리를 끄덕이며 말하기를, 꿈이 무엇인지를 알았다면 그에 이르는 길이 더 쉬웠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꿈이라는 건 지속되는 것이 아니며, 하나의 꿈은 다른 꿈을 가져오게 마련이고 따라서 어느 한 꿈에 집착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부인의 이 말에 싱클레어는 깊은 충격을 받았다. 그 말은 하나의 경고가 아닐까 했다. 어쨌든 그는 부인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자신의 꿈이 지속될 것인지 모르겠지만, 영원한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신의 운명은 자신이 그린 새의 그림이 어머니로서 그리고 연인으로서, 이미 그 슬하에 있게 되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부인은 그 꿈이 운명이라면, 그에 충실해야 한다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그 순간 싱클레어는 몰려오는 슬픔과 함께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창가로 가 멀리 내다보았다. 그때 등 뒤로부터 부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포도주가 넘치는 술잔처럼, 부드러움과 조용함이 넘치는 목소리였다. 싱클레어 너는 아직 어린아이이며, 운명이 너를 사랑하고 있다고 했다. 어느 날엔가 그 운명은 네가 꾼 꿈, 그리고 그 꿈을 바꾸지 않는 한 그 꿈은 전적으로 너의 운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싱클레어가 자세를 가다듬고 그녀를 보았다. 부인이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말하기를, 자신은 친구가 별로 없으며, 몇 안 되는 친구들은 자기를 “에바 부인”으로 부른다고 했다. 싱클레어가 원한다면 그러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부인이 싱클레어를 창가로 안내했다. 창을 열고 정원을 가리키며, 막스 데미안이 그곳에 있으니 보라고 했다. 비몽사몽간에 눈을 들어 보니, 커다란 나무가 있었고 그 밑에 데미안이 있었다. 나뭇가지로부터 빗물이 방울져 떨어지고 있었다. 싱클레어가 그에게 다가갔다. 데미안은 웃통을 벗은 채 나무에 매단 샌드백을 치며 권투 연습을 하고 있었다. 넓은 어깨, 사내다운 얼굴, 들어 올린 팔은 단단한 근육질이 불거져 강력해 보였다. 엉덩이와 어깨, 팔의 움직임은 내뿜는 물줄기처럼 힘에 넘쳤다. 싱클레어가 다가가 무얼 하느냐고 물었고, 데미안은 일본인 친구와 권투시합 약속이 있어 연습중이라고 했다.
데미안이 윗옷을 입으며 말하기를, 방금 자기 어머니를 만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싱클레어는 그렇다고 대답한 후, “에바 부인” 이라는 칭호는 부인을 존경하기에 걸맞다고 했다. 부인은 모든 사람들이 어머니와 같으며, 참으로 훌륭한 어머니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데미안은, 싱클레어야 말로 첫 만남에서 그녀로부터 그 호칭을 들은 첫 사람이라고 했다. 이날로부터 싱클레어는 이마에 “표시”를 한 사람으로서 데미안의 집을 아들처럼, 형제처럼, 연인처럼 드나들었고, 그 집 정원의 큰 나무를 볼 때마다 커다란 행복감을 느꼈다.
신념과 관심사가 다른 많은 사람들이 “에바 부인” 서클에 있었다. 싱클레어와 데미안은 그들의 종교적 신념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들의 자기실현에만 두 사람은 관심을 기울였다. 싱클레어와 데미안은 예측하기를 이제 세상은 현재와 같지 않을 것이고, 이상은 깨어져, 결국 전쟁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망령된 생각 속에서 싱클레어와 에바 부인의 관계는 점점 돈독해져 갔다. 부인은 싱클레어의 사상과 욕망을 모두 아는 듯했다. 그녀는 자신에 대한 싱클레어의 사랑에 관해 그와 논쟁을 벌였고, 그 사랑을 얻으려면, 그것이 무엇인지 알기 쉽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사랑은 간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사랑은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 사랑은 끌려가지 않고 끌어당긴다고 했다. 공짜로 줄 선물은 없다고 했다. 싱클레어는 에바 부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아직도 그녀에게 마음이 가고 있었지만,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는 격랑 속에서 방황을 했고, 검은 구름 속에서, 자신의 꿈에서 중심 역할을 했던 “참매”를 보았다.
<< 제7장에서는 니체의 사상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싱클레어와 데미안은 “집단 본능 ”에 관해 토론한다. 집단 본능이란 니체Nietzsche의 저서“선과 악을 넘어Jenseits von Gut und Böse”에 등장하는, 집단에 대해 개인의 맹목적 복종을 뜻하는 용어이다. 니체에 따르면, 극히 소수의 사람들만이 자신의 의지를 표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다고 했다. 나머지 일반 대중은, 종교 또는 타인이 그들에 대해 정해 놓은 법이나 규칙을 따르는 무리라고 했다. 지극히 소수의 특별한 사람들만이 이 규칙이나 법을 지키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거나,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데미안이나 싱클레어는 이 나머지를 ”집단“이라 부르며, 자신들은 예외적 인간 즉 초인Übermenschen으로 자칭하고 있다.
싱클레어가 에바 부인을 만났을 때 그녀는 그를 금방 알아보았다. 이는 그가 어떤 표시, 누구나 타고나는 고유의 표시를 그녀가 읽었다는 말과 같다. 그 표시는 싱클레어가 그린 그림이 왜 데미안을, 에바 부인을 또 자신을 닮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 장의 첫머리에서 데미안도 그 표시를 알았다. 그가 싱클레어에게 말하기를 그 "표시"는 그들의 표시로, 카인의 표시로 불렀다. 그 표시는 소설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것으로 무어라 특정할 수 없는 신비스러운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등장인물들이 그것을 어떻게 아는지에 관한 설명이 없다. 이는 헤르만 헤세가 그의 작품에서 흔히 쓴 신비주의적 작풍 때문이다.
싱클레어가 에바 부인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사랑하는 어머니”라고 부르는데, 이는 두 사람의 관계 중 한 단면-그녀가 싱클레어를 관찰하고 보호한다는-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는 또한 그들의 관계가 보통이 아닌, 다면성을 띠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결국 싱클레어는 에바 부인을 사랑하게 된다. 그들 사이에 일어나는 이 로맨틱하고 모성적인 사랑은 또한 사회적 규범이나 금기 사항을 무시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제7장 마지막 부분에서 등장하는 폭풍우는 여러 상징이 겹쳐진 것이다. 먼저, 싱클레어가 본 참매 그림은 자유를 상징하나 또한 혼란을 뜻하기도 한다. 이는 데미안의 꿈꾼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자유와 혼란이 무언가 큰 일-전쟁- 을 초래하리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둘째, 전체적인 분위기는 등장인물들이 깨닫지 못하는 상징이 흐르고 있다. 폭풍우 가운데 데미안이 사라지고 싱클레어는 구름 속에 있는 참매를 목격한다. 작가는 폭풍우를 통해, 일련의 사건들을 더욱 혼란스러운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
제8장: 종말의 시작
싱클레어는 여름 내내 대학촌에서 보냈다. 데미안과 함께였고, 에바 부인과 다른 서클 회원들은 강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그는 대체로 평온한 시간을 보냈지만, 때때로 내면의 갈등이 일어 우울하기도 했다. 이럴 때면 그는 에바 부인에게서 위안을 받았다.
어느 날 싱클레어는 어두운 마음이 엄습했다. 모든 힘을 다해 에바 부인을 생각했다. 곧 데미안이 달려왔고, 이제 러시아와의 전쟁이 임박했다고 했다. 데미안은 이제 전쟁은 새로운 세상이 열릴 신호 ,라고 했다. 데미안은 곧 소위로 징집될 것이라고 했다. 데미안이 말하기를, 전쟁이 발발하면 자기 또는 에바 부인을 찾으라고 했다. 에바 부인 역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라도 사람을 보내겠다고 했다.
전쟁이 시작되었고, 데미안은 전선으로 갔다. 싱클레어도 전투에 투입되었다. 어느 날 밤 싱클레어는 보초를 서고 있는데, 꿈을 꾸는 듯 비몽사몽간이었다. 에바 부인과 데미안의 모습이 떠올랐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이마에 빛나는 카인의 표시를 한 에바 부인의 모습이 공중에 떠 있었다. 그 표시로부터 별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 중 한 별이 싱클레어의 몸에 맞았다. 싱클레어는 부상을 입고 정신을 잃은 채, 전쟁터에 누워 있었다.
싱클레어는 간호를 받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반의식 상태로 누워있었다. 그는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다해야 했다. 마침내 그는 부상병을 위한 시설로 후송되었다. 그가 누운 병상 옆에는 데미안의 병상이 있었다. 데미안이 싱클레어에게 프란츠 크로머를 기억하느냐고 물었고, 두 사람은 서로 보고 웃었다. 데미안은 곧 퇴원을 할 예정이고, 어느 땐가 싱클레어는 그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을 거라고 했다. 그럴 경우 싱클레어는 자신의 내면을 깊숙이 성찰해야 할 것이며, 그러면 그곳에 데미안이 있을 거라고 했다. 그가 싱클레어에게 눈을 감으라고 했고, 에바 부인으로부터의 키스라며,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
<< 소설 첫머리에서처럼 싱클레어의 심리상태가 급변한다. 행복한 마음이었다가 금방 자살 충동을 느낀다. 이러한 심리 변화는 소설의 주제와 관련을 맺고 있다. 즉, 한 사람의 진정한 자아가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세상이 고상하고 좋기만 한 데가 아니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에게는 오직 한 가지 마음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싱클레어는 인간 정서의 전 영역을 표현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인간으로서 많은 경험을 통해 억제할 수 없는 인간의 감정과 그 변화를 진솔하게 말하고 있다.
에바 부인의 이마로부터 쏟아져 내린 별들은 적의 공격을 뜻하고, 싱클레어가 맞은 별은 바로 적탄이었다.
소설의 마지막 단계에서 작가는 싱클레어가 전쟁을 두려워하고, 의식 있는 독립적 인간으로 바뀌어 감을 묘사하기 위해 전쟁을 동원하고 있다. 싱클레어는 이제 세상의 공포와 맞설 수 있게 되었고, 자신을 포함 사람들을 구질서에, 기독교적인 삶의 틀에 묶어두려는 자들과 싸울 준비가 된 것이다.
좋던 나쁘던 자신의 인격을 숨김없이 말하려고 하는 사람처럼 전쟁은 하나의 은유로, 싱클레어가 이 세상에서 직면할 투쟁을 뜻한다.
전쟁이 아무런 해결이 없이 끝났다는 말은, 싱클레어가 이 투쟁에서 얼마나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전혀 알 수 없다는 말과 같다. 작가는 또한 전쟁이 데미안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이 책을 1917년에 썼고, 이 때는 제1차세계대전이 진행 중이었고, 따라서 데미안이 처한 불확실한 일들을 기술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데미안과 미진했던 일들이 해소되고, 이제 싱클레어는 한 사람의 독립적인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는 데미안이 크로머로부터 자신을 구해준 사실을 언제나 특별한 일로 기억하고 있다. 그 사건은 이제 어린 날의 기억으로, 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싱클레어는 이제 완전히 독립적인 인간이 되었다. 이는 데미안이 한 말 즉, 싱클레어 앞에 그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것임을 뜻하는 것이다. 그 대신 싱클레어는 데미안의 도움이 필요했던 일들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이 생긴 것이다. 싱클레어는 이제,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을 자신의 내면에서 찾으면 되는 것이다. 싱클레어의 변신이 완성된 것이다.>> (C)
-Translated into Korean by Hung S. Park.
~~~~~~~~~~~~~~~~~~~~~~~~~~~~~~~~
헤르만 헷세( Hermann Hesse; 1877 – 1962)
독일 제국 슈바르츠발트의 변경 마을 Calw의 기독교 가정에서 출생함. 그는 성장기에 깊은 종교적 영향을 받음. 그의 부친은 루터파 경건주의자로 인간이란 기본적으로 사악하다고 생각한 사람이었음. 그의 조부모, 부모는 극동 지역에서 선교사 활동을 함.
그는 성직자가 되리라는 주변의 예상과는 달리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음. 열네 살이 되던 해 Maulbronn신학교에 입학을 했으나, 곧 퇴학을 당함. 이후 그는 시련의 시기를 보냄.
그는 학업을 계속하고 싶었지만, 주변 인물들이 장애 요인이었음. 그는 조숙하고 반항적인 기질이 있음을 교사가 지적한 바가 있고, 학교를 몇 번씩 전학 했음.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 와 서점에서 일하며 많은 시간을 부친과 함께 보냄. 이 때 동양 종교와 철학에 관한 부친의 저서를 비롯하여 많은 독서를 함. 내심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음.
1904년 서른일곱 살 때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는 첫 소설, 피터 카멘진트Peter Camenzind를 발표함.
1906년, Unterm Rad를 발표함. 이 소설 역시 시대에 적응을 못한 소년이 학교를 떠나 여러 도시들을 전전하는 이야기임.
1차대전 기간에는 평화주의자로 반전활동을 함. 전쟁이 끝난 후인 1919년 스위스에 영구 정착하면서 데미안을 발표했고, 이 소설은 대성공을 거둠. 이 시기 그는 새로운 영적 개념을 알고자 원했고 따라서 동방 종교에 관심을 갖음. 이에 따라 아시아와 중동 지역을 여행함. 그 결과,
1922년 싯달타Siddhartha를 발표함. 이 소설은 인간이 인간으로부터, 환경으로부터의 소외라는 주제를 다룸.
1927년 발표한 Steppenwolf에서는 독일의 반유태주의, 빈곤, 영혼의 붕괴를 다룸.
1943년, 마지막 작품인 The Glass Bead Game을 발표함. 이 소설에서는 평화주의, 동방 종교, 자각의 궁극적 목적, 계몽주의 등을 다룸.
1948년 노벨 문학상 수상.
1962년 85세로 영면.
~~~~~~~~~~~~~~~~~~
for More Readings:
www. beethovennote.com
한 폭의 수채화같이 아름답고 화려한 문체로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데미안을 소개해 주셨네요. 데미안은 참다운 어른이 되어 가는 소년 싱클레어의 이야기이지요. 감수성이 풍부한 주인공 싱클레어가 소년기에서 청년기를 거쳐 어른으로 자라가는 과정이 세밀하고 지적인 문장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진정한 삶에 대해 고민하고 올바르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데미안과 싱클레어의 깊이 있는 이야기가 제 안으로 저벅저벅 들어오네요.
ReplyDelete4장에서 싱클레어에게 첫사랑이 찾아옵니다. 그녀와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지만 그녀가 싱클레어에게 미친 영향은 대단했습니다. 그녀의 존재로 인해 싱클레어는 망나니스러웠던 삶과 멀어집니다. 심지어 독서와 산책을 즐기게 되죠. 그녀의 이름은 베아트리체.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단테의 첫사랑 베아트리체에서 이름을 따왔다지요.
ReplyDelete이탈리아 피렌체에 가면, '단테의 교회'와 '베키오 다리'에서 단테의 발자취를 만날 수 있습니다.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처음 보았던 피렌체의 베키오 다리는 아르노 강에 있는 다리 중 가장 오래된 다리입니다. 우피치와 피티궁을 연결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다리 위의 2~3층으로 된 금은보석 상가의 건축물들은 매우 특이하답니다.
5장의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이다."
ReplyDelete이 귀절은 데미안에서 많은 독자들로 부터 사랑을 받는 텍스트입니다.
누구든 태어난 이상 어른이 되어갑니다. 수많은 사건들과 부딪치면서 때로는 환희를 느끼고, 때로는 상처를 받으며 그렇게 세상으로 나아가지요. 그렇게 자기 자신 앞에 서는 것입니다.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고 오랜만에 베토벤님 덕에 다시 `데미안`을 읽어보니 문득 질문 하나가 떠오르네요. 알을 깨고 나온 싱클레어는 어떻게 중년이 되고 늙어갔을까? 그리고 과연 그는 행복했을까?
마치 선물을 풀어보는 것 같은.. 따뜻한 공간을 만들어 주신 베토벤님께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