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벌

   

Crime and Punishment

            by

Fyodor Dostoevsky

    <Synop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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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사회로부터의 고립, 허무주의, 초인 사상.

등장 인물:

라스콜니코프 Rodion Romanovich Raskolnikov (“Rodya,” “Rodka”);

        별명은 로쟈. 소설의 주인공. 가난한 휴학생으로 아파트 건물 지붕 밑 골방 거주. 소설은 전반부에서는 살인, 후반부에서는 자백과 관련한 그의 심리적 갈등을 그리고 있음. 병약한 인물로, 소설 전반에 걸쳐 자기혐오와 고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

소냐 Sofya Semyonovna Marmeladov (“Sonya,” “Sonechka”);

        라스콜니코프의 연인으로 마르멜라도프의 딸. 가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창녀가 됨. 참을성 있고 온순하며 쉽게 부끄럼을 타는 여인. 신앙심이 깊은 인물. 라스콜니코프가 참된 관계를 갖는 유일한 인물임. 

듀냐 Avdotya Romanovna Raskolnikov (“Dunya,” “Dunechka”);

        라스콜니코프의 여동생. 지적이고 자존심 강하며 용모가 단정한 인물. 도덕적이고 동정심이 강함. 결단력 있고 용감함. 루친과의 약혼을 파기함. 권총을 쏴 스비드리가일로프의 강간 의도를 저지함. 

스비드리가일로프 Arkady Ivanovich Svidrigailov;

        두냐의 전 고용주. 소설이 끝날 때까지 두냐의 사랑을 얻고자 함. 아내의 죽음으로 다소 관대해지나, 두냐와 라스콜리코프에게는 위협적인 인물. 

라주미킨 Dmitri Prokofych Razumikhin;

        라스콜니코프의 대학 친구. 자신의 가난을 타인의 도움이 아닌 힘든 노동으로 대처함. 라스콜니코프와 대조되는 인물. 친절과 사랑으로 라스콜니코프의 사회적 고립을 이해하는 인물. 라스콜니코프를 대신하여 그의 어머니와 여동생을 보호하고 돕는다. 그의 이름은 “지성” 또는 “이성”을 뜻하는 러시아어 “razum"에서 온 것임. 

카테리카 Katerina Ivanovna Marmeladov;

        마르멜라도프의 아내. 폐병으로 인해 얼굴이 붓고 각혈을 하는 인물. 귀족 혈통임을 자랑하는 여인.

포르피리 Porfiry Petrovich;

        살인범의 심문을 담당하는 치안판사. 범죄 심리에 깊은 지식이 있음. 범행에서 자백에 이르기까지, 라스콜니코프의 심리 상태를 세밀하게 아는 인물. 라스콜니코프와 대척 관계에 있는 인물. 

마르멜라도프Semyon Zakharovich Marmeladov;

        라스콜니코프가 술집에서 만난 술중독자. 자신의 음주가 자신과 가족을 파괴하고 있음을 알지만 술을 못 끊은 공무원. 마차바퀴에 깔려 죽으나 사고사인지 자살인지 불명한 인물. 

풀체리아 Pulcheria Alexandrovna Raskolnikov;

        라스콜니코프의 어머니. 아들의 성공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여인. 라스콜니코프가 범행을 자백한 후에도, 그 사실을 받아들고 싶어 하지 않는다. 

루친 Pyotr Petrovich Luzhin;

        두냐의 약혼자. 인색하고 자기도취적이며 이해성이 없는 인물. 아름답고 지적인 두냐와의 결혼을 원함.

레베치아트니코프 Andrei Semyonovich Lebezyatnikov;

        루친의 욕심꾸러기 룸메이트. 성피터스버그에 팽배하고 있는 허무주의 같은 새로운 철학에 심취하는 인물. 자기중심적이나 나름대로의 윤리관을 갖춘 인물.

알료나 Alyona Ivanovna;

        라스콜니코프가 살해한 전당포 주인. 라스콜니코프가 기생충으로 부른 노파. 가난한 사람들을 속여 돈을 갈취하고, 여동생 리자베타를 노예 부리듯 하여 라스콜니코프의 경멸과 분노를 사는 인물.

리자베타 Lizaveta Ivanovna;

        알뇨나 이바노브나의 여동생. 바보처럼 언니에게 봉사하는 인물.

조시모프 Zossimov;

        의사. 라주미킨의 친구. 라스콜니코프의 정신병을 의심함.

나스타샤 Nastasya Petrovna;

         하숙집 하녀. 라스콜니코프의 식사 뒥바라지를 해주고, 살인 사건 후 병이든 그를 뒷바라지 하는 여인.

일리야 Ilya Petrovich (“Gunpowder”);

        소설 마지막에서 라스콜니코프가 범행을 자백한 경찰. 성격이 급해 화약이라는 별명을 가진 인물. 

자미오토프 Alexander Grigorievich Zamyotov;

        하급 경찰. 라스콜니코프가 살인범임을 의심한다.

니콜라이 Nikolai Dementiev (“Mikolka”)

        살인 사건이 있던 날 알료나 이바노브나의 이웃 아파트에서 일했던 페인트 공. 살인범의 혐의를 뒤집어 쓰고 허위 자백을 하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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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I부.

제1장

        성피터스버그의 어느 여름 날, 참기 어려운 무더위 속에 한 젊은이가 하숙집을 나오고 있었다. 계단을 내려오며, 아래층에 살고 있는 하숙집 여주인과 마주치지 않을까 두려움에 휩싸였다. 몇 달째 하숙비를 못 내고 있었고, 그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하지 않을까 잠시 망설였다. 그는 우울증 비슷한 신경쇠약 상태에 있었고, 그래서 사람 만나기를 기피하고 있었다. 하숙집을 나올 때 그는 무어라 정확하게 말할 수 없는, 어떤 극단적인 행동을 생각하고 있었다. 하숙집 여주인도 못 만날 정도의 배짱이라면, 자신이 지금 곰곰 생각하고 있는 그러한 행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키가 크고 잘 생긴, 짙은 갈색 머리에 맑고 검은 눈동자의 젊은이다.

         젊은이의 옷차림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남루했다. 그러나 그는 술주정뱅이들, 창녀들, 잡상인들로 들끓는 더러운 거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경멸했기 때문에 자신의 구차한 외모가 전혀 부끄럽지가 않았다. 그는 정신이 나간 듯 걸어가며, 자신의 무시무시한 계획을 몇 번이고 생각을 하다가 머리를 가로저었다. 지난 밤 그는 그 생각으로 번민하였지만, 행동으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으로 점점 기울었다. 그래서 지금 그는, 그 행동을 연습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했다. 전당포 주인 알료나 이바노브나의 아파트 건물에 도착한 그는, 주위를 살피며 계단을 올라 그녀의 아파트에 도착했다. 그녀를 본 그는 한 달 전 학생으로 왔던 라스콜니코프 ,라고 신분을 밝혔다. 그녀는 거부감이 드는 꾀죄죄한 옷차림에다, 사악한 눈매에 의심 많고 무례한 노파였다.

         살림살이가 낡고 구차했지만, 그러나 노파의 여동생 리자베타가 땀 흘려 일한 덕택에 먼지 하나 없이 청결했다. 노파는 젊은이를 거만하게 대했다. 이미 꾸어간 돈을 말하면서, 그가 담보로 내놓은 회중시계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적은 금액을 제시했다. 라스콜니코프는 어쩔 수 없이 그 돈을 받긴 했지만 내심으로는, 돈도 돈이지만 그가 지금 하고 있는 행위는, 그가 저지를 지도 모를 또 따른 목적이 있음을 생각했다. 그는 노파가 돈과 전당물을 방 뒤쪽에 있는 궤짝에 보관을 한 다음, 오른쪽 주머니에 열쇠고리를 넣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가 자리를 떠나며, 며칠 내에 다시 다른 물건을 가져올 것이며, 그 시간에 리자베타가 집에 있는지를 물었다. 거리로 나온 라스콜니코프는, 자신의 계획을 생각하며 몸서리를 쳤고, 다시 고개를 가로저었다. 갑자기 술 생각이 난 그는 생전 처음 술집을 찾아 가,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한 잔의 맥주를 마시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고, 자신의 계획을 다시 생각하고는 코웃음을 쳤다.

제2장

        술집에서 라스콜니코프는 퇴직공무원인 듯한, 술에 취한 사람을 만났다. 분명 습관적인 음주로 인해 몸이 망가진 남자였다. 누더기를 입고 있었지만, 위엄이 있고 교육을 받은 사람의 풍모였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라스콜니코프에게 하나하나 말했다. 그는 자신이 돼지나 다름없었지만, 귀족 배경의 자존심 강한 카테리나 이바노브나와 결혼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노름에 미쳐 폭행을 일삼은 첫 번째 남편이 죽자, 남은 거라고는 그와의 사이에서 얻은 세 아이 뿐, 무일푼이었다고 했다. 그 같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자신과 결혼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이름이 마르멜라도프이며 친 딸 소냐가 있다고 했다. 소냐는 가족을 돕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창녀 일을 한다고 했다. 최근 가까스로 관청에 일자리를 얻어 아내가 큰 희망을 걸었으나, 음주로 인해 해고를 당해 닷새째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말은 자책과 함께 자기 행동을 정당화 하는 내용이었다. 그는 라스콜니코프와 함께 술집을 나와 집으로 향했다. 술집 가까이에 있는 그의 가정은 비참한 모습이었다. 서른 살도 채 안 된 카테리나는 병색이 완연했고, 신경이 날카로웠다. 남편을 보자마자 머리끄덩이를 잡고 악을 쓰듯 욕을 퍼부었다. 세입자들이 몰려들어 부부싸움을 하는 그들을 흉보았고, 집주인은 카테리나에게 방을 비우라고 했다. 라스콜니코프가 자리를 뜨며 약간의 돈을 그 가족에게 주었다. 그는 곧 그 일을 후회했다. 마르멜라도프에 대해 경멸하는 마음이 생겼고, 무엇보다도 가족을 핑계로 소냐를 희생시키는 일이 그러했다.

 제3장

        다음날 아침 라스콜니코프는 하녀 나스타샤가 잠을 깨워 눈을 떴다. 그녀가 스프와 함께 그의 어머니 풀체리아 알렉산드로브나로부터 온 편지를 전해주었다. 하숙비를 내지 않으면 쫓아내겠다는 하숙집 여주인의 말도 했다. 편지에는 그의 여동생 두냐가 하녀로 일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두냐는 라스콜니코프를 돕기 위해 그 일을 하고 있지만, 그녀의 고용주 스비드리가일로프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그녀의 명예가 더럽혀지고 있다고 했다. 두냐는 지금 표트르 페트로비치 루친이라는 남자로부터 청혼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 남자는 청혼한 이유로, 두냐가 가난하여 자신을 구세주로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어머니와 두냐가 처음에는 망설였으나 많은 생각 끝에 결혼을 승낙했다는 것이다. 두냐의 새 남편이 라스콜니코프가 학업을 마치는데 도움을 주기를 희망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어머니와 두냐 그리고 새신랑감이 곧 성피터스버그에 올 것이라고 했다. 편지를 읽은 후 라스코리니코프는 눈물을 흘리며, 마치 술 취한 사람처럼 자신에게 중얼거렸다.

 제4장

        라스콜니코프는 두냐가 전적으로 자신을 돕기 위해 희생을 당하는, 그 결혼을 허락하지 않기로 했다. 루친은 인색하다는 소문이 있고, 사람들로부터 존경도 못 받는 인물이었다. 라스콜니코프는 그를 아주 싫어하고 있었다. 그 때, 어떤 늙은 남자가 술이 취한 젊은 여인의 뒤를 쫓아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더러운 모습에 구역질이 난 그는 그 늙은 남자를 쫓았다. 곧 경찰이 나타났고, 라스콜니코프가 상황을 설명했고, 또 경찰에게 몇 푼의 돈을 주었다. 그 소녀를 집까지 데려다 주라는 마차 삯이었다. 그들이 떠나자 라스콜니코프는, 돈을 그런 식으로 낭비하는 자신에게 화가 났다. 자신이 안 보이게 되면 그 경찰은, 그 늙은 남자가 소녀를 겁탈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가장 친한 대학 친구인 라주미킨의 집으로 가고 있었다. 지난 4개월 동안 못 만난 친구이다.

 제5장

        가는 도중 라스콜니코프는 마음을 바꾸어, 만일 그가 계획하고 있는 일을 단행한다면, 그 일이 끝난 후 라주미킨을 만나기로 했다. 브랜디를 조금 마신 후, 잔디에 누워 잠을 청했다. 꿈을 꾸었는데, 농부들이 암말을 무자비하게 때려죽인 다음 환호하는 꿈이었다. 한 어린 소년이 그 장면을 보고 울음을 터뜨리고는, 그 말의 머리를 품에 안고 아버지를 따라 가는 꿈이었다. 어린 시절 실제로 그가 목격한 사건과 같은 꿈이었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깬 라스콜니코프는, 자신이 행할 일을 생각해보고는 다시 고개를 가로 저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기분도 전환할 겸 세나야 시장(Sennaya Ploshchad, 성피터스버그 번화가)을 거쳐 가기로 했다. 그곳에서 그는 전당포 주인의 동생인 리자베타가 다음 날 일곱 시 집을 비운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았다. 다시는 그런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사형선고를 받은 죄수처럼 하숙집으로 들어섰다. 아무런 생각도 생각할 능력도 없었지만, 이제 더 이상 생각할 자유도 의지도 없다는 생각과 모든 일이 갑자기, 그것도 되돌릴 수 없이 결정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분명한 사실은, 만일 적당한 기회를 노려 몇 년을 기다린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절호의 기회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제6장

        사실 라스콜니코프는 전당포 주인 노파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혐오감이 들었다. 그 후 우연한 기회에 술집에서, 어느 학생과 경찰관이 대화를 나누는 걸 들었다. 학생의 말에 따르면, 전당포 주인 여자는 끔찍한 기생충으로서, 인간 사회가 좋아지려면 그런 여자는 죽여버려야 하고 그 재산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옳다고 했다. 그의 말은 라스콜니코프의 생각을 나타낸 것으로, 자기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라스콜니코프는, 그 노파를 죽이는 일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확신했다.

         그 다음 날, 라스콜니코프는 저녁 무렵이 다 되어 잠에서 깼다. 이미 여섯 시가 되었음을 알고, 서둘러 행동을 개시했다. 가짜 전당물과 살인에 사용할 도끼를 오바코트 속에 감추기 위한 고리를 준비했다. 관리인의 창고에서 도끼도 쉽게 찾아내어 결심을 더 굳게 했다. 그는 알료나의 아파트로 가 확실하게 그녀를 처단할 계획이었다. 일곱 시 반이 되어 그녀의 문 앞에 선 라스콜니코프는, 냉정하고 조심스럽게 초인종을 울렸다. 누군가가 문을 여는 소리가 안으로부터 들려왔다.

 제7장

        열기로 얼굴이 붉어진 라스콜니코프를 노파가 안으로 안내했다. 그는, 그녀가 풀기 어렵도록 여러 번 묶은 가짜 담배 갑을 내놓았다. 그녀가 묶은 매듭을 풀기 위해 뒤로 돌아서는 순간 도끼로 그의 손이 갔다. 몇 번인가 내려쳤다. 알료냐는 그대로 바닥에 나자빠지면서 피를 쏟아냈다. 그는 바닥에 누운 시체 옆에 도끼를 놓은 다음, 그 전날 눈여겨 본대로 그녀의 오른쪽 주머니에 손을 넣어 열쇠를 찾았다. 그는 능숙하게, 한 치의 실수도 없었지만, 그러나 손을 떨고 있었다. 냉정하고 조심스러웠으며 피를 안 묻히려고 모든 정신을 쏟았다. 곧 둥근 고리에 묶여 있는 열쇠꾸러미를 찾아냈다. 전날 본 그대로였다. 열쇠를 들고 침실로 들어갔다.


                

                                                   - 죄와벌 -

매우 작은방이었는데, 성화들로 가득했다. 한 쪽 벽으로 커다랗고 깨끗한 침대에 비단 누비이불이 덮여 있었다. 또 다른 쪽 벽에 서랍장이 있었다. 열쇠를 끼우고 찰각 소리가 나는 순간, 그는 발작적으로 몸을 떨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돌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그랬을 뿐, 돌아가기엔 이미 늦어 있었다. 그의 얼굴에 긍정적인 미소가 흘렀지만, 곧 무서운 생각이 떠올랐다. 노파가 아직 목숨이 붙어 있어 제정신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쇠를 서랍장에 꽂아 놓은 채 그는 시체로 갔다. 도끼를 다시 들어 올렸지만, 내려치지는 않았다. 죽은 게 틀림없었다. 자세히 살펴보았다. 두개골이 깨진데다 한쪽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손가락으로 확인해보려다가 이내 그만두었다. 죽은 게 분명했다. 피가 흘러 도랑을 이룰 정도였다. 그녀의 목에 걸린 끈이 생각났고, 그것을 낚아챘다. 그러나 벗겨지지가 않았다. 피투성이가 된 끈이었다. 다시 시도했으나 마찬가지였다. 도끼로 끊어내려고, 시체 위로 도끼를 들었지만 내려치지를 못했다. 손과 도끼가 피투성이가 되었다. 2분여를 애쓴 끝에 마침내 시체에 도끼를 대지 않고 줄을 끊을 수가 있었다. 지갑에 매인 줄이었다. 줄에는 향나무와 구리로 만든 두 개의 십자가와 가느다란 은 선을 놓아 그린 그림, 그리고 강철 테두리에 고리가 달린 영양가죽제의 윤기 나는 조그만 지갑이 매어 있었다. 지갑은 무엇인가 가득 들어 있었고, 무엇인가 들여다보지도 않은 채 자신의 주머니에 털어 넣었다. 두 개의 십자가는 늙은 노파의 시체 위에 내던진 다음, 도끼를 들고 서둘러 침실로 다시 갔다. 서둘러야 했다. 다시 서랍장을 열려고 했으나 열리지가 않았다. 열쇠가 맞지를 않았다. 손이 떨려서가 아니라 뭔가 맞지 않는 게 있었다. 맞지 않는 열쇠를 가지고 계속 열려고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벽장에 걸려 있는 커다란 열쇠가 생각났다. 작은 열쇠들과 함께 있는 그 열쇠는 서랍장과는 관련이 없겠지만, 모든 물건을 담아 놓은 커다란 궤짝과는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침대 밑을 보니 그 궤짝이 있었다. 붉은 가죽을 씌운 둥그레 한 덮개에 장식용 강철 징을 박은 1야드 길이의 궤짝이었다.

         커다란 열쇠로 열었다. 몇 가지 옷이 있었고, 그 옷들로 피를 닦았다. 옷 밑에 금시계를 비롯하여 금귀거리, 팔찌, 목걸이 등 여러 가지 물건들이 있었다. 전당 물로 보였다. 바지 주머니, 코트 주머니에 가리지 않고 서둘러 집어넣었다. 시간이 없었다. 바로 그때 노파가 누워 있는 방으로부터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그는 동작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모든 것이 조용했다. 그의 착각임에 틀림없었다. 그때 다시 괴로운 신음 같은 희미한 울음소리가 분명하게 들렸다. 도끼를 집어든 라스콜니코프가 그 방으로 뛰어 들었다. 방 가운데 리자베타가 커다란 보퉁이를 안은 채 서 있었다. 얼굴이 백지장이 되어 소리를 지를 힘도 없는 듯, 망연자실한 채로 죽은 언니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에게 라스콜니코프가 다가갔다. 전신을 떨고 있는 그녀의 머리에 도끼날이 떨어졌다. 일격에 두개골이 쪼개졌다. 라스콜니코프는 정신을 잃고 있었다. 공포와 절망 속에서 손과 도끼에 묻은 피를 닦은 다음 문을 잠갔다. 낯선 남자 둘이 문 쪽으로 다가와 들어오려다 잠시 후 돌아갔다. 그들이 가버리자 라스콜니코프는 방을 나와 텅 빈 아파트 건물을 안전하게 벗어났다. 열기에 휩싸인 그는, 평소 다니던 길과는 다른 길로 집으로 돌아와, 도끼를 숨겼다.

제II부

제1장

        불면의 밤을 보낸 후 라스콜니코프는 피 묻은 옷을 미친 듯이 뒤졌다. 호주머니에 훔친 물건들이 들어 있었다. 그는 판단력을 잃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미 벌을 받고 있는 것 아닌가?, 맞아” ,라고 중얼거렸다. 정오쯤에 나스타샤와 수위가 찾아와 경찰의 소환장을 전달했다. 걱정이 되었지만 그는 살인과는 무관한 소환장이라고 생각했다. 경찰에 출두해서 보니, 하숙집 여주인이 이미 자신을 빚쟁이로 고소를 한 상태였음을 알았다. 그는 이제 반은 정신착란 상태에 있었다. 어느 경찰이 전당포 노파 자매의 살인에 대해 말을 하는 것이 귀에 들어왔다. 그를 지나 일리아 페트로비치 형사 앞으로 갔다. 살인 사건이 있던 날 그의 행적에 대해 일리아가 물었다. 심문을 마치고 나온 그는 깊은 충격 속에, 경찰이 자신을 의심한다는 사실이 몹시 걱정되었다.

 제2장

        집으로 돌아 온 라스콜니코프는, 벽에 난 구멍 속에 감추어 두었던 도둑질한 물건을 꺼내 들고 밖으로 나아갔다. 네바 강에 버리려든 당초의 생각을 바꾸어 결국은 재판소로 가는 길 옆 담 밑의 커다란 돌 밑에 그 물건들을 숨겼다. 그는 자신의 범행 동기에 대해 의문이 들고 화가 나, 그곳에서 서성거렸다. 그곳을 떠나 친구 라주미킨을 만났다. 라스콜니코프의 건강에 대해 걱정을 하며 그는 번역 일을 해보라고 권했다. 그의 권고에 라스콜니코프는 불끈 화를 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거리로 나아갔다. 정처 없이 걸어 저녁 여덟 시쯤 집으로 돌아왔다. 깊은 잠에 빠진 그는 꿈속에서, 자신을 심문한 형사가 하숙집 주인을 고문하는 꿈을 꾸었다. 잠에서 깬 그는 그 꿈이, 꿈이 아닌 현실임을 알았다.

 제3장

        라스콜니코프는 환각 상태에 있었고 몸이 지극히 쇠약해진 상태였다.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니 나스타샤, 하숙집 주인, 라주미킨 그리고 낯선 사람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 낯선 이가, 어머니니가 보내 온 돈이라며 3십5루블을 건네주었다. 라스콜니코프는 지난 4일간 의식이 없어, 따라서 그들이 자신을 돌보아주었음을 알았다. 그 기간에 의사 조시모프와 자미오토프 형사도 방문한 사실을 알았다. 라주미킨은 하숙집 여주인이 라스콜니코프에게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고, 그의 건강에 대해 많은 걱정을 했다. 의사 조시모프가 왔다.

 제4장

        조시모프는 꼼꼼하고 단정한 사람으로, 그날 저녁 라주미킨의 집에서 있을 파티에 참석해달라는 초청을 수락했다. 자미오토프를 비롯해 여러 사람들이 참석할 예정인 파티였다. 조시모프, 라주미킨 그리고 나스타샤는 전당포 자매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라주미킨은 그날 사건이 있던 노파의 아파트 옆, 빈 아파트에서 일을 했던 페인트 공의 이름을 알고자 했다. 혐의가 가는 인물이었다. 그리고 곧 그가 노파의 전당물인 귀걸이를 몇 개 소유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라주미킨은 그 물건들은 진범이 아파트를 나오며 흘린 것으로, 다만 그 페인트공이 주은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가 말을 끝내자, 낯선 사람이 문에 나타났다.

 제5장

        그는 자신을 두냐의 약혼자인 루친이라고 했다. 건방지고 젠체하는 자세로 곧 라주미킨의 친절을 못마땅해 하는 듯했다. 그는 진보적 사상과 개혁에 관심이 있다고 뻐겼지만, 그곳에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일이었다. 라스콜니코프와 라주미킨은 그를 백안시 했다. 라주미킨과 조시모프는 살인사건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나눴다. 라주미킨은, 범인은 어설픈 초범이 틀림없는 것이, 현장에 있던 15루블은 그냥 둔 채 시시껄렁한 것들만 훔쳐갔다고 했다. 루친이 다시 자신의 지혜를 과시 하려고 끼어들었지만, 라주미킨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열병환자 같은 라스콜니코프가 말참견을 하여, 궁핍한 자신의 여동생에게 물주노릇을 하고 싶어 한다며 루친을 비난했다. 이에 루친은 크게 화를 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라스콜니코프의 그 같은 행동에 라주미킨과 조시모프는 충격을 받았다. 라스콜니코프는 그들에게 크게 화를 내고는 방 밖으로 나왔다. 이에 대해 조시모프는,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그를 화나게 한 것 같다는 취지의 말을 라주미킨에게 했다.

 제6장

        라스콜니코프는 갑자기 머리가 맑아지고, 어떤 결의가 생겼다. 라주미킨이 사 준 옷을 버리고 거리로 나아갔다. 거리를 배회하며 지나가는 사람에게 거칠게 말을 걸기도 했다. 크리스탈 팰리스라는 카페에 들어가 차와 신문을 주문했다. 그곳에서 자미오토프 형사를 만났다. 병색이 완연한 그는, 살인과 범죄에 관한 일반론을 농담조로 이야기를 했고, 범죄에 대해 아는 것이 많다고 했다. 그는 미친 듯한 말투로, 자신이 그 살인 사건의 범인인양 이야기를 해 자미오토프의 의심을 샀으나, 또한 자미오토프는 그가 다만 조금 이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라스콜니코프는 라주미킨에게로 서둘러 가 그를 만났다. 라주미킨은 몸이 아픈 그가 혼자 외출한 것을 나무라고, 저녁 파티에 초청을 했다. 라스콜니코프는 이 초청을 거부하고, 다시 거리로 나왔다. 다리를 건널 때, 투신자살을 하려는 어떤 사람을 보고는 구역질을 했다. 계속 방황을 하다 보니 마침내 알료나 이바노브나의 집 앞에 도착해 있었다. 급히 집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의 일꾼이 집 정리를 하고 있었다. 몽환적인 상태에서 라스콜니코프는 그들에게 왜 피 흔적을 지웠는지 물었다. 그러나 그는 그들의 반문에 대답을 하지 못하고 수위에 의해 끌려나왔다. 거리의 가운데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제7장

        그곳에 술에 취한 마르멜라도프가 누워 있었다. 마차에 치인 것이다. 라스콜니코프가 죽어가는 그를 등에 업은 채, 그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의 아내 카테리나 이바노브나가 그들을 맞았다. 의사가 오고, 마르멜리도프가 죽어가고 있다고 했다.

        임종 기도를 위해 온 신부가 카테리나에게 남편을 용서하라고 했다. 그녀는 손을 내저었다. 그가 가족에게 한 일은 불행을 가져온 것 이외에는 없다고 했다. 술로 일생을 보냈다고 했다. 술주정뱅이! 그녀는 죽어가는 남편에게 물을 먹이고, 이마에 흐르는 땀과 피를 닦아 주었다. 만일 사고가 나지 않았다면 술이 취해 돌아왔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녀는 밤새도록 그의 물시중을 들고 더럽혀진 옷을 빨고 말리느라 밤을 새웠을 것이라고 했다. 지금 자신이 하는 행동이 바로 용서 ,라고 했다.

         마르멜라도프는 딸, 소냐의 품에 안겨 죽었다. 라스콜니코프는 2십루블을 주면서 앞으로 그 가족을 돕겠다고 했다. 그가 거리로 나오자 소냐의 여동생 폴렌카가 쫓아 왔다. 그녀가 다가오자, 누가 보내 왔느냐고 라스콜리니코프가 물었다. 폴렌카는 언니가 보내서 왔다고 했다. 언니를 사랑하느냐고 물었다. 누구보다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사랑하느냐고 라스콜니코프가 물었다. 소녀가 다가와 그의 품에 안겼다. 그리고 아버지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자기를 위해 기도해달라는 말과 함께, 곧 다시 찾아오겠다고 했다.

         자기만족으로 확신에 찬 라스콜니코프는 조금은 구원을 받았다는 느낌이었다. 그는 라주미킨의 집으로 갔다. 라주미킨은 파티 중이었고, 술이 취해 비틀거리고 있었다. 라스콜니코프는 창백한 얼굴에 똑바로 서 있기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따라서 파티에 합류할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거리로 나왔다. 라스콜니코프가 틀림없이 미쳤다는 조시모프의 말을 라주미킨이 했다. 라스콜니코프가 크리스탈 팰리스 카페에서 자미오토프에게 한 말로 보아 더욱 그러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라스콜니코프의 하숙집으로 돌아와 보니, 그의 어머니 풀체리아 알렉산드로브나와 여동생 두냐가 기다리고 있었다. 두 여인은 나스타냐로부터 들은, 라스콜니코프의 건강 때문에 슬픔에 빠져 있었다. 방으로 들어간 그는 그대로 쓰러졌다.

 제III부

 제1장

        어머니와 여동생 두냐는 라스콜니코프의 건강 상태를 슬퍼했지만, 그는 오히려 그들을 귀찮게 여겨 방에서 나아가라고 했다. 여동생에게도 결혼 약속을 깨라고 했다. 그날 밤 조시모프로 하여금 라스콜니코프를 돌보게 할 터이니 그냥 돌아가라고 두 여인에게 라주미킨이 말했다. 그녀들은 곧 그를 믿었다. 라주미킨은 두냐에게 마음이 끌리는 듯했다. 그는 술주정 비슷하게 두냐에게 충성을 하겠다고 했고 루친은 그녀에게 말도 안 되는, 별 볼 일 없는 인간이라고 했다. 두 여인이 집으로 돌아갔다.

         사실 두냐는 아름답고 자신만만하고 건강하며 부드러운 처녀, 아니 그 이상이었다. 라주미킨 역시 술꾼이었다. 라주미킨은 혼자, 그 다음엔 조시모프와 함께 두 여인을 방문했다. 그는, 단지 어떤 강박관념으로 라스콜니코프가 고통을 받는다는 말로 그녀들을 위로했다. 두냐를 칭찬하는 의사 조시모프의 말에 라주미킨은 불같은 질투를 한다.

 제2장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라주미킨은 어제 밤 자신의 행동에 대해 크게 후회를 했다. 두냐를 차지하고 싶다는 자신의 어리석은 욕망을 탓했다. 그는 세수를 한 다음 단정한 옷차림새로 두냐와 풀체리아 알렉산드로브나를 다시 방문했다. 두 모녀는 그를 반갑게 맞았다. 그는 라스콜니코프의 상황을 설명하고, 그가 자기도취적이고 폭력적이기까지 하다고 했다. 그는 대화 도중 거의 말을 하지 않았으나, 두냐에 대한 감정이 다시 이는 걸 어쩔 수가 없었다. 두 모녀는 루친의 편지를 보여주었는데, 다시는 라스콜니코프를 만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두 모녀가 라스콜니코프에게 보낸 돈 가운데 많은 액수를 마르멜라도프 가족에게 준 사실도 편지에 쓰여 있었다. 두냐의 생각으로는, 라스콜니코프가 루친의 편지에도 불구하고, 그를 만나려 한다고 생각했다. 풀체리아 알렉산드로브나는 라주미킨을 전적으로 믿는다고 하여 그를 기쁘게 했다. 세 사람은 라스콜니코프를 보려고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제3장

        그곳에 있던 조시모프가 세 사람에게 인사를 한 다음, 라스콜니코프의 상태가 크게 좋아졌다고 했다. 라스콜니코프는 기분이 좋은 듯했고, 자신의 무례함을 사과했다. 그는 자신의 생각 없는 행동에 대해 어머니에게도 용서를 빌었고, 여동생 두냐에게도 따듯한 손길을 내밀어 방안의 사람들을 기쁘게 했다. 그는 어머니로부터 받은 돈을 마르멜라도프 가족에게 준 사실도 인정했고, 이에 그녀는 괜찮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평온함이 곧 깨졌다. 라스콜니코프가 다시 화를 내며, 두냐에게 루친과 결혼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 결혼 약속은 더럽고 천박한 짓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두냐는, 그와의 결혼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했다. 자신을 희생 시키는 결혼이라고 오빠가 생각하지만, 결코 그 같은 결혼이 아니라고 했다. 이에 대해 라스콜니코프는 동생이 거짓말을 한다고 했다. 두냐는 루친의 편지를 보여주며, 그 편지에는 그날 저녁 만남에 라스콜니코프가 와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있지만, 함께 가서 그의 의도를 시험해보자고 했다. 자신에 대한 그의 진정한 마음을 알 수 있을 기회라고 했다. 이에 라스콜니코프는 동생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제4장

        소냐가 조심스럽게 라스콜니코프의 방으로 들어왔다. 수줍은 자세로 자기 아버지의 장례식과 장례식 후 있을 저녁 식사에 라스콜니코프를 초대했다. 라스콜니코프의 가난한 모습에 그녀는 놀란 표정이었다. 두냐와 풀체리아 알렉산드로브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라스콜니코프는 라주미킨에게, 알료나 이바노브나에게 맡긴 전당물을 찾고 싶다고 했다. 그는 라주미킨의 친척이며 사건 담당 치안판사인 포르피리 페트로비치에게 사건 후 전당포에서 사라진 품목들을 물어볼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라주미킨은 물어보겠다고 대답했다. 라스콜니코프는 소냐에게 다음날 그녀의 집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소냐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중년의 낯선 사람이 그녀의 뒤를 따라왔다. 알고 보니 그녀의 옆 방에 사는 스비드리가일로프였다. 한편 라주미킨은 라스콜니코프와 함께 포르피리 페트로비치의 집을 찾아갔다. 가는 길에 라스콜니코프는 두냐에게 마음을 끌리고 있는 라주미킨을 큰 웃음을 웃으며 놀려댔다. 마음의 평온을 찾는 듯했다. 그러나 그는, 사건 전 날 현장을 방문했던 자신을 포르피리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걱정을 했다.

 제5장

        포르피리의 집으로 들어가면서 크게 웃어대는 라스콜니코프를 보고 라주미킨은 조금 당황을 했다. 라스콜니코프는 웃음을 참으려 했지만, 이상하게도 참을 수가 없었다. 라주미킨은 포르피리에게, 살인 사건에 대해 무심코 이야기를 해도, 라스콜니코프는 눈에 띠게 괴로워 한다는 말을 함으로써,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라스콜니코프는 포르피리가 자신을 의심한다고 믿고 있었다. 사건 후 전당물을 찾아가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 바로 라스콜니코프라는 말을 포르피리가 했을 때, 그는 거의 냉정함을 잃고 있었다. 그는 포르피리가 자신과 게임을 한다고 생각했다. 포르피리는 두 달 전 발표되었던 라스콜니코프가 쓴 “범죄론”에 대해 언급했다. 라스콜니코프가 잊고 있었던 일이다. 보통 사람들을 뛰어 넘는 초인이 있으며 그 초인은 살인의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 그 글에 있다고 포르피리가 말했다. 포르피리는 이 주제에 관해 라스콜니코프에게 꼬치꼬치 캐물어 그를 괴롭혔다. 라주미킨은 친구가 그러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 라스콜니코프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포르피리는, 사건 이틀 전 알료냐의 집을 방문했을 때 두 사람의 페인트공이 일을 하는 걸 보았는지를 물었다. 이것이 유도 질문인줄을 안 라스콜니코프는, 이틀 전이 아니라 사건 당일이라는 것을 기억하고는, 못 보았다고 대답했다.

 제6장

        라주미킨은 라스콜니코프에 대해 경찰이 의심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라스콜니코프는 그렇다고 대답 했으나, 라주미킨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만일 의심을 한다면 그 범죄에 관해 경찰이 공개적으로 라스콜니코프와 토론을 할 리가 없다고 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라주미킨 역시 경찰이 의심을 한다는 생각이었다. 두 사람은 포르피리의 마지막 질문이 유도심문이었느냐의 여부를 분석했다. 라스콜니코프는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의 질문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두 사람이 라스콜니코프의 집에 도착하니 수위가 말하기를, 조금 전 어떤 남자가 와서 라스콜니코프에 대해 묻고 갔다고 했다. 라스콜니코프가 곧 그를 뒤쫓았다. 거리에서 만난 그 남자가 차가운 표정으로 “살인자” 라고 그에게 외쳤다. 방으로 돌아 온 그는, 그 남자의 외침과 자신에 대한 포르피리의 의심에 대해 의문이 생겼다. 알료나의 생명이란 가치가 없는데 왜 그들이 자신에 대해 그러한지가 의문이었다. 그러나 또한 자신의 범행 동기와 자신이 쓴 글에서처럼 자신이 살인을 저지를 만한 “초인”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었다. 그날 밤 그는 그 전당포 노파를 죽이는 악몽을 꾸었는데, 그녀는 죽지 않고 웃고 있었다, 꿈에서 깨어나니, 낯선 사람이 서 있었다.

 제IV부

 제1장

        스비드리가일로프였다. 두냐에 대해 알고 싶으니 도와 달라고 했다. 라스콜리코프는 그 자리에서 거절을 했다. 그는 듀냐에 대해 지극히 순수한 감정을 가지고 있고, 소문과는 달리 자기 아내 마르파 페트로브나의 죽음과 자신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했다. 자신은 악당이 아니고 다만 열정의 노예라고 했다. 아내가 자신을 다스리고 통제하기 위해 자기가 처한 곤경을 악용했고, 그래서 그녀와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아내의 유령이 그의 앞에 몇 번인가 나타났다고 했다. 라스콜니코프는 그가 미친 게 아닌가 했다. 스비드리가일로프는 듀냐와 루친과의 혼담에 관해 들은 바가 있고, 루친은 자기와 친척이며 그 결혼은 적절치 못하므로 파혼을 돕겠다고 했다. 한 때 두냐 때문에 괴로웠으나 이제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그녀의 형편없는 남편감을 내버려둘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두냐에게 사과의 표시로 1만루블을 주고 싶다고 했다. 라스콜니코프는 그녀가 그 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스비드리가일로프는 또한 자기 아내가 두냐에게 3천루블의 유산을 남겼다고 했다.

 제2장

        라주미킨과 라스콜니코프는 식당으로 갔다. 포르피리 페트로비치와 자미오토프 두 사람이 라스콜리코프를 의심하고 있으며, 그것은 잘못 된 것이라고 라주미킨이 말했다. 그러나 라스콜니코프는, 자신이 범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이 친구가 어떤 생각을 할까,  의문이었다. 그들은 루친, 두냐, 그리고 풀체리아 알렉산드로브나를 만나 자리를 함께 했다. 오지 말라는 자기의 뜻과는 달리 그 자리에 나타난 두 젊은이들 때문에 루친은 자존심이 상했다. 그녀들을 골탕 먹여야겠다는 생각에 그는, 스비드리가일로프가 성 피터스버그에 와 있다는 말을 했다. 계속해서 그가 저지른 범죄와 악행들에 대해 말했다. 이에 대해 두냐는 모두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했다. 조용히 듣고 있던 라스콜니코프는 기다렸다는 듯 스비드리가일로프와 만난 사실, 그리고 마르파 페트로브나가 두냐에게 유산으로 남긴 돈에 대해 말했다. 스비드리가일로프가 두냐를 원하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러자 두냐는 자기 오빠가 그 자리에 나타난 것을 못 마땅히 여기는 루친과 말다툼을 했다. 이에 루친은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공격했다. 두 모녀와 아들이 한편이 되어 루친과 싸움을 하게 된 것이다. 두냐가 루친에게 자리를 비키라고 했다. 그가 자리를 뜨며, 두냐를 잃은 건 라스콜니코프 때문이며, 이제 그를 증오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는 두냐를 차지하기에 아직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제3장

        루친이 가버리니 그들은 기뻤다. 누구보다도 라주미킨이 기뻤다. 그러나 라스콜니코프는 곧 다시 걱정에 사로잡혔다. 스비드리가일로프가 두냐에게 1만루블을 주겠다는 말을 전하자, 두 모녀가 이를 거부했다. 라주미킨은 그 자로부터 두냐를 지키겠다고 했고, 두냐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두 모녀가 성피터스버그에 머무르며 출판일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다. 이 말에 두냐는 뛸 듯이 기뻤고, 라스콜니코프도 찬성을 했다. 그러나 라스콜니코프는 이제 그들과 오랜 시간을 헤어져 있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자기를 찾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에 당황한 라주미킨을 그를 잡으며, 어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하라고 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라주미킨은 그가 살인자임을 알았다. 라스콜니코프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제4장

        라스콜니코프는 소냐의 셋방으로 찾아 갔다. 그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소냐가 놀랐다. 두 사람은 카테리나 이바노브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비록 카테리나가 불행을 당해 정신을 잃고 있었지만, 소냐는 그녀를 어린애 다루듯 따듯한 마음으로 돌보고 있었다. 소냐는 계모인 그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뒷바라지를 하고 있었지만, 아이들을 남겨둔 채 곧 그녀가 죽을 것임을 깊이 걱정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하나님이 자기 가족을 돌보아 주실 것임을 굳게 믿었다. 소냐는 자신이 살해된 리자베타의 지인임을 밝혔다. 실제로 리자베타는 소냐에게 십자가와 복음서를 선물로 준 적이 있었다. 라스콜니코프는 소냐에게 복음서중 라자로 관련 구절을 읽어 달라고 했다. 소냐는 광기 어린 라스콜니코프에 대한 두려움을 가까스로 견뎌내고 있었기 때문에, 몸을 떨며 그 구절을 읽었다. 그 구절은 그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라스콜리코프는 가족을 떠날 것임을 소냐에게 말했다. 그녀에게 함께 가자고 했다. 그는 소냐를 가족과 같은, 창녀이지만 이 세상의 도덕률을 초월하는, 자신을 희생시키는 여인으로 보았다. 그는 곧 리자베타를 죽인 범인을 알게 될 것이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한편 텅 비어 있는 옆방에서 스비드리가일로프가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제5장

        다음날 아침 라스콜니코프는 포르피리 페트로비치를 그의 경찰서 사무실로 찾아갔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그는 자신이 포르피리를 몹시 증오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의 사무실로 들어선 다음, 자신이 맡긴 전당물품 목록을 제출했다.

        두 사람간의 대화가 시작되었고, 라스콜니코프는 금새 자신이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르피리의 계략에 말려든다고 생각한 그는, 그 전날 그가 물었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해달라고 했다. 포르피리는 라스콜니코프의 마음을 편케 해주려고 애를 썼다. 말도 돌려서, 무의미한 말들을 했지만 그러나 이따금씩 알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말을 했다. 심리적인 방법으로 범인을 잡겠다는 말도 했다. 그가 사용한 “젊은이” 라던가 “지성인” 같은 단어는, 라스콜니코프를 직접적으로 겨눈 말이었다. 포르피리가 제멋대로 떠드는 동안 라스콜리코프는 조바심이 난 채로, 말없이 조용히 앉아 있었다. 잠시 후 라스콜니코프가 불 같이 화를 내며, 자신이 의심을 받고 있고 따라서 당장 기소를 하던가 아니면 그만 하라고 했다. 포르피리는 그를 안심 시키려고 애를 썼다. 그렇지만 라스콜니코프가 최근 범행현장을 방문했음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라스콜니코프가 자신의 혐의에 대해 알아보려고 라주미킨을 보냈다는 사실도 인정토록 계략을 쓰고 있었다. 라스콜니코프는 점점 분노가 끓어올랐고, 바로 그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제6장

        살인 혐으를 받고 있는 니콜라이가 갑자기 포르피리의 사무실로 뛰어들어 범행을 자백한 것이다. 포르피리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자백만큼은 진지하게 다루었다. 그는 라스콜니코프를 풀어주었다. 계단을 내려오는 그에게, 조만간 추가 조사를 위해 다시 한 번 부를 것이라고 했다. 집으로 돌아온 라스콜니코프는, 만일 니콜라이가 아니었더라면 자신이 살인을 자백했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바로 그때, 그 전 날 자신을 살인자라고 불렀던 낯선 사람이 문가에 나타났다. 그는 노파의 전당포 건물에 세 들어 사는 사람으로, 라스콜니코프가 살인 현장을 방문하여 인부들에게 피에 대해 묻는 장면을 보았다고 했다. 그 이상 아는 것은 없고, 경찰서에서 포르피리와 대화하는 걸 들었고, 이제 라스콜니코프가 처한 불행한 상황에 동정심이 간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라스콜니코프는 크게 안도하여, 결국 체포되지 않을 것이라는 새로운 희망을 품었다.

 제V부

제1장

        룸메이트인 레베치아트니코프와 함께 방으로 돌아온 루친은 이제 두냐와의 약혼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에 이르렀음을 알았다. 그는 라스콜니코프에 대해 원한을 품었다. 신혼의 집과 살림살이를 위해 저축한 돈을 잃은 것을 생각하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만일 두냐와 그녀의 어머니에게 더 많은 선물을 했더라면 약혼이 깨지지 않았을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카테리나 이바노브나는 남편 마르멜라도프의 제삿날 저녁 식사에 루친과 리베치아트니코프를 초대하고 있었다. 그들은 같은 아파트 건물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레베치아트니코프는 좀 거만하고 멍청한 젊은이었는데, 루친은 처음 그가 사려 깊은 젊은이로서,  러시아에 팽배하는 자유주의, 급진주의, 허무주의 같은 정치적 격랑을 헤쳐 나아가는데 큰 도움을 주리라 생각했다. 루친은 소냐를 방으로 불러, 당황하는 그녀에게 10루블짜리 지폐를 주었다.

 제2장

        카테리나 이바노브나는 라스콜니코프가 준 돈의 반 이상을 남편 제사비용으로 썼다. 그 많은 돈을 제사에 쓴 것은 아마 그녀의 자존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제사에 참석한 사람은 오직 라스콜니코프와 그 아파트 주민 가운데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카테리나는 자신이 “귀족은 아니지만, 상류 계급” 이라고 반복해서 말했다. 그러면서 제사에 온 가난한 계층의 손님들을 흉보았다. 그들의 행동은 거칠고 무례했다. 한편, 그녀는 점점 건강이 나빠져, 식사 도중 각혈을 했다. 집주인과도 싸웠고, 손님들은 그녀에게 창피를 주었다. 싸움 도중 루친이 나타나자 카테리나는 그에게로 달려갔다.

 제3장

        집여주인으로부터 보호해달라고 카테리나가 말하자, 오히려 루친은 그녀에게 모욕적인 말로 무시하며 비키라고 했다. 소냐를 향해 1백루블짜리 지폐를 훔쳐갔다고 비난했다. 소냐는 부인했다. 카테리나는 자기 딸이 모욕을 당하자 분노에 불이 붙어 그와 집주인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소냐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카테리나는, 그녀 옷의 주머니를 뒤집어 보였다. 놀랍게도 1백루블짜리 지폐가 나왔다. 의기양양한 루친은, 고소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레베치아트니코프가 나타나, 루친이 그 돈을 소냐의 주머니에 넣는 걸 보았다고 했다. 라스콜니코프도 자신과 소냐의 관계를 루친이 훼방 놓으려 한다고 했다. 루친은 자신의 계획이 실패했음을 알고는, 자신의 결백을 말하고 레베치아트니코프와 라스콜니코프에게 욕설을 퍼부으면서 곤경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루친이 가버린 후, 카테리나와 집여주인과의 싸움을 계속되었지만 결국 카테리나 가족은 아파트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제4장

        라스콜니코프는 소냐를 찾아갔다. 소냐네 식구가 아파트에서 쫓겨나게 되었다고 말하고, 그러나 그렇게 되지 않도록 돕겠다고 했다. 그는 소냐에게 자신이 살인범임을 자백했다. 이에 대해 그녀는 가슴 아파하며, 그를 도우며 함께 하겠다고 했다. 범행의 동기가 가난 때문이 아니라는 걸 알고 소냐는 놀랐다. “나는 나폴레옹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것이 내가 살인을 한 이유이다”, 라고 그가 말했다. 그는 또한 자신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며, 그들보다는 뛰어난 사람이라는 걸 믿었고,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소냐는, 그가 하나님의 길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벌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가 계속해서 말했다. 자신의 행동을 뒷받침하는 힘은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며, 자신은 특별한 사람임으로, 보통 사람들을 구속하는 도덕률을 벗어나 행동할 수 있다고 했다. 소냐가 말하기를, 그가 평화를 얻으려면 하나님께 죄를 고백해야 한다고 했다. 소냐의 이 충고에 대해 그는, 처음에는 반대를 했으나 곧 받아들였다. 소냐가 약속하기를, 감옥으로 찾아가 돕겠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의 것과 같은, 십자가가 달린 목걸이를 그에게 주면서 이제 두 사람은 같은 십자가를 지게 되었다고 했다. 바로 그때 레베치아트니코프가 문을 노크했다.

 제5장

        레베치아트니코프가 말하기를, 카테리나 이바노브나가 분명 미쳤다고 했다. 그녀가 부잣집들을 찾아다니며 도움을 요청했고, 그들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이제 그녀는 거리로 나가 풍금을 연주하기로 마음먹고, 아이들에게 누더기 옷을 입혀 춤을 추게 하여 구걸을 시키기로 했다는 것이다. 자신을 쫓아낸 부잣집 사람들이 부끄러움을 느끼도록, 그 집 앞에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녀가 울면서, “귀족 혈통의 아이들이 거리에서 구걸을 하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겠다”,라고 외쳤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소냐가 급히 카테리나에게 달려갔다.

         라스콜니코프가 방으로 돌아가자 곧 두냐가 왔다. 오빠가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말을 라주미킨으로부터 들었고, 이제 그를 돕겠다고 했다. 이에 라스콜니코프는 라주미킨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두냐가 돌아간 다음, 라스콜니코프는 거리로 나아갔다. 레베치아니트코프가 곧 그의 뒤를 따라가 말하기를, 카테리나가 정말 미쳐버렸고 이제 곧 경찰이 체포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레베치아크니코프가 라스코르니코프를 카테리나에게 데리고 갔다. 카테리나와 그녀의 아이들을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카테리나의 모습은 기괴했다. 그녀는 병 때문에 고통 받고 있음이 분명했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아이들에게 매질을 하는 등 광기로 생명을 버티고 있었다. 자기 아이들이 상류, 아니 귀족의 혈통이라고 말하며 단정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에게 동정을 구하고 있었다. 그녀는 물론 아이들 모두 울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자는 소냐의 호소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경찰에게 대들어 싸움이 붙었고, 기침을 하면서 많은 피를 토했다.

         그녀를 집으로 데리고 가 침상에 뉘었다. 경찰관, 레베치아트니코프, 라스콜니코프, 소냐, 집여주인, 아이들과 몇몇 낯모르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그녀를 지켜보았다. 그녀는 임종예배도 필요 없으니, 신부도 올 필요가 없다고 했다. 정신이 혼미해 가고 있었다. 소냐를 불렀고, 경기를 일으키더니 곧 숨을 거두었다. 소냐가 시신을 품에 안고 흐느껴 울었다. 스비드리가일로프가 나타나, 그가 두냐에게 주기로 약속한 돈 가운데 일부를 카테리나의 장례식과, 고아원으로 갈 아이들을 위해 쓰겠다고 했다. 아울러 살인 사건에 대해 라스콜니코프가 소냐에게 고백한 말을 엿들었다는 말도 했다.

제VI부

제1장

        카테리나 이바노브나가 사망한 이후, 그리고 소냐에게 자신의 범죄를 자백한 이후 라스콜니코프는 완전 정신착란 상태에 있었다. 거리를 방황했고 술집이나 소냐의 집을 기웃거렸다. 어느 날 라주미킨은 그가 미쳤는지 여부를 알고 싶어 그를 찾았다. 미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라스콜니코프의 어머니가 비탄에 잠겨 거의 자포자기 상태라고 알렸다. 언제나 동정심이 깊었던 라주미킨은 라스콜니코프의 이기심 때문에 그의 가족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생각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또 라스콜니코프가 숨기고 있는 비밀은 어떤 “정치적 음모”가 아닌가 했다. 두냐가 최근 받은 알 수 없는 편지를 받고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둘이 공모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을 했다. 라주미킨은 또 페인트공 니콜라이가 틀림없는 범인이라고 했다. 그가 간 후 포르피리가 나타났다.

 제2장

        포르피리는 라스콜니코프에게 그로부터 자백을 받아내고 싶었다는 말을 하면서, 그렇게 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를 했다. 그가 의심을 한 이유는 라스콜니코프의 논문 때문이었고, 라스콜니코프가 경찰서에 처음 왔을 때 졸도한 점, 그리고 크리스탈 팰리스 카페에서 자미오토프에게 한 말들도 의심을 하게 된 이유들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페인트공 니콜라이가 너무 유치한데다 사건의 세부적인 사항을 모르기 때문에, 그의 자백을 믿을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로서는 라스콜니코프가 진범임이 틀림없다고 했다. 라스콜니코프는 그의 말을 부정했지만, 그는 라스콜니코프가 범인이라는 확신에 찬 말을 다시 했다. 다만 증거물이 불충분하므로, 그를 체포하지는 않았다. 그는 라스콜니코프가 가엾다고 하면서 빨리 자백하라고 했다. 증거가 발견되기 전 자백을 하면 재판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재판에서 그를 위해 유리한 증언을 하겠다고 약속도 했다. 그는 라스콜니코프가 결국은 자백을 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만일 라스콜니코프가 자살을 할 결심이라면 죽기 전에 도둑질한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그 장소를 밝히는 문서를 남겨 놓으라고 했다. 그가 떠난 다음 라스콜니코프도 곧 방을 나왔다.

 제3장

        라스콜니코프는 스비드리가일로프을 찾아갔다. 그가 까페에 앉아 가수의 노래를 듣고 있었다. 그와 몇 마디 막연한 대화를 나눈 후 화가 난 라스콜니코프는, 만일 그가 두냐에게 품고 있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에 관한 어떤 새로운 일을 꾸며 수작을 부린다면, 죽여버리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스비드리가일로프는 다만 라스콜니코프의 일상을 보고 있을 뿐이라고 하며, 자신의 생활을 이야기 했다. 이 말에 라스콜니코프는 그 자가 쓸모없는 불량배라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그는 두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의 소매를 잡았다.

 제4장

        스비드리가일로프는 마르파 페트로브나와의 관계에 대해서 말했다. 그녀에게 불성실했던 것은 그녀의 탓이었고, 두냐에게 마음이 끌렸다고 했다. 그가 아직도 두냐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는 걸 라스콜니코프는 확신했다. 그는 라스콜니코프의 관심을 다른데로 돌리려고 했고, 이제 열다섯 살의 어리고 여린 소녀와 약혼을 했다고 했다. 그 소녀는 어린애 같은 천진함과 어른 같은 지성을 갖추었으며, 애교 만점이라고 했다. 열다섯 살 소녀와 약혼이라...라스콜니코프는 그 늙은이의 타락한 쾌락에 진저리를 쳤다. 둘은 거리로 나왔다.  그가 소녀와 약혼을했다고 해도, 아직도 두냐에게 위협이 되지 않을까 라스콜니코프는 걱정이 되었다.

 제5장

        라스콜니코프가 뒤따라오는 것을 보고 스비드리가일로프는 뒤돌아서 다시 작별인사를 했다. 그가 교외로 가는 마차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라스콜니코프는 걸음을 멈췄다. 그러나 그가 1백 걸음도 못 가 내렸다는 사실을 라스콜니코프는 몰랐다.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아파트로 돌아가, 두냐를 자신의 방으로 불러들여 오빠의 비밀을 알고 있다고 했다. 바로 라주미킨이 말한, 두냐가 받고 당황한 그 편지의 내용을 폭로하겠다는 말이었다. 라스콜니코프가 전당포 두 노파 자매를 살해했다고 한 자백을 그가 엿들었다고 했을 때, 두냐는 그의 말을 반신반의했다. 그녀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쩔쩔매자,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자신과 결혼을 해주면 오빠가 처벌 받지 않도록 돕겠다고 했다. 놀란 그녀가 도망을 치기 위해 문가로 갔으나, 문은 이미 잠겨 있었다. 그가 강간을 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녀가 권총을 꺼냈다. 그리고 그가 아내를 독살했음을 꾸짖었다. 그가 굴하지 않자, 두 발을 쏘았다. 겨우 한 발만이 그의 관자놀이를 스쳤다. 그가 그녀를 껴안았지만, 결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 그는 그녀를 놓아 주었다. 그녀로부터 빼앗은 권총을 주머니에 넣고 그는 거리로 나왔다.

 제6장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성피터스버그의 거리를 비를 흠뻑 맞으며 정처 없이 걸었다. 저녁이 되어 그는 소냐를 방문했다. 그는 그녀의 형제들을 위해 3천루블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소냐가 라스콜니코프와 함께 시베리아로 갈 때 그 돈을 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아메리카로 가겠다고 했다. 소냐와 헤여진 후 그는 약혼녀의 집으로 가, 한 동안 멀리 떠나 있을 예정이라는 말과 함께 1만5천루블을 주었다.

         호텔로 돌아간 그는 열병을 앓듯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그는 다섯 살 난 소녀가 호텔 모퉁이에서 추위에 떨며, 울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 소녀를 침대에 눕히고 따듯한 담요를 덮어 주었지만, 소녀의 얼굴 표정은 불량스럽고 고혹적이었다. 홍수가 나 성피터스버그가  범람하는 꿈도 꾸었다. 그는 새벽이 되기 전 비몽사몽간에 일어나 두냐로부터 빼앗은 권총을 들고 밖으로 나아갔다. 어느 집 앞에서 발길이 멈췄고, 그 집 닫혀 있는 커다란 대문에, 희색 빛 군용 코트에 구리제의 철모를 쓴 작은 체구의 남자가 기대 서 있었다. 그는 졸린 듯 무관심한 눈으로 스비드리가일로프를 보았다. 까다롭고 실의에 찬, 예외 없는 유태인의 얼굴이었다. 두 사람은 말없이 잠깐 서로를 보았다. 철모의 입장에서 볼 때, 술 취하지 않은 멀쩡한 사람이 한 마디 말도 없이 바로 자기 앞에 서 있다는 것은 예사 일이 아니었다. 그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아무 것도 아니라고, 아메리카로 갈 예정이라고 스비드리가일로프가 대답했다. 그리고 권총을 빼들었다. 철모가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자살하는 장소가 아니라고 했다.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좋은 장소라고 하며, 누가 묻거든 자신은 아메리카로 갔다고 말해 달라고 했다. 그런 다음 관자놀이에 권총을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제7장

        라스콜니코프는 어머니를 만나러 갔다. 그녀는 잡지에 실린 아들의 글을 읽어보고 매우 감동을 했지만 내용은 모르는 게 많았다고 했다. 라스콜니코프는 자신의 글을 몇 줄 읽어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그녀는 아들이 천재로서 위대한 일을 할 인물로 확신을 했고, 그가 다른 사람과 달리 특이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아들을 보니 너무나 기뻐 눈물을 흘렸다. 라스콜니코프는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사랑해줄 수 있느냐고 어머니에게 물어 그녀를 놀라게 했다. 자신도 어머니를 언제나 사랑할 것이지만, 이제 떠나야만 한다고 했다. 그녀가 울면서 함께 살자고 했지만, 그는 그 자리를 떠나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왔다. 그곳에는 여동생 두냐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자살을 하려고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자수를 하겠다고 했고, 두냐는 어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어느 정도 속죄하는 길이라고 했다. 그러나 라스콜니코프는 화를 내며, 자신은 한 마리 해충을 죽인 것에 불과하고, 부끄러울 게 없다고 했다. 이 말은 들은 두냐는 충격을 받았다. 슬픔이 가득한 그녀의 얼굴을 본 순간, 라스콜니코프는 자신이 얼마나 가족들을 괴롭히고 있는지 알았다. 둘은 거리로 나왔다. 서로 헤어져 반대 방향으로 걷다,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았다.

 제8장

        라스콜니코프가 소냐의 셋방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날이 저물고 있었다. 소냐는 하루 종일 근심 속에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냐도 함께 있었다. 그날 아침 스비드리가일로프의 말을 전하려고 소냐에게 왔던 것이다. 두냐는 소냐와의 대화에서 이제 오빠가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소냐는 이제 운명이 시키는 대로 어느 곳이던 그와 함께 할 터였다. 두냐도 그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존경하는 마음으로 소냐를 보았다. 소냐는 거의 울고 있었다. 그녀는 라스콜니코프의 자살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가 그녀에게 다가가, 십자가 목걸이 때문에 왔다고 했다. 그녀가 십자가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제 그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했다. 소냐가 놀란 눈으로 그를 보았다. 이상하리만큼 차갑고 떨리는 그의 목소리가 그녀의 전신을 엄습했다. 그녀가 말없이 두 개의 십자가를 가지고 왔다. 하나는 향나무로, 또 다른 하나는 구리로 만든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과 그에게 성호를 그은 다음, 향나무 십자가를 그의 목에 걸어 주었다. 구리 십자가는 자신의 목에 걸었다. 그는 마음이 흔들리고 아팠다. 그녀에 대해 자신은 무엇인지, 왜 그녀가 울어야하는지, 왜 그녀가 어머니나 두냐처럼 자신을 돌보아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자신을 위해 기도를 해달라고 했다. 틀림없이 그렇게 하겠다고 그녀가 대답했다. 그리고는 숄을 걸쳤다. 그를 따라오겠다는 뜻이었다. 라스콜니코프는 놀라, 따라오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는 작별 인사도 없이 문을 열고 나아갔다.

         그는 세나야 시장으로 갔다. 사람들 사이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싫었지만, 사람이 많은 곳을 찾았다. 혼자 있어야 이 세상에 있는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을 터였지만 그 순간만은 그렇지가 않았다. 술 취한 남자가 사람들 사이에서 비틀거리며 춤을 추다가 쓰러졌다. 그를 보며, 라스콜니코프는 사람들 사이를 헤쳐 갔다. 그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술취한 사람이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광장 가운데로 들어서자 돌연 소냐의 말이 떠올랐다. 그녀는 라스콜니코프에게 네거리로 가 사람들에게 절하고 땅에 죄를 졌으니, 땅에 입 맞추라는 말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는 큰 소리로 세상을 향해 나는 살인자다, 라고 외치라고 한 것이다. 소냐의 말을 생각하며 그는 몸을 떨었다. 그가 광장 가운데서 무릎을 꿇고 기쁜 마음으로 더러운 땅바닥에 입술을 댔다. 두 번째 무릎을 꿇었다. 사람들의 웃음과 조롱이 쏟아졌다. 라스콜리코프는 자신이 할 말을 생각하고는 멈칫했다. 나는 살인자다, 라는 말이 입에서 나오려다 말았다. 할 말을 거둔 그는, 경찰서를 향해 발길을 돌렸다. 멀리 선술집 뒤로 몸을 숨긴 소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고통의 길을 가고 있는 그를 따라온 것이다. 그 순간 라스콜니코프는, 운명이 어떻든 소냐는 자신과 영원히, 세상 끝까지 함께 할 것임을 알았다. 가슴이 쥐어짜는 듯 아팠지만, 이미 그는 운명의 장소에 이르고 있었다.

         경찰서에서 그는 일리야 페트로비치 형사을 만났다. 그는 라스콜리코프에게 친절하게 대했고, 그동안 그를 의심한 것에 대해 사과를 했다. 일리야는 스비드리가일로프가 자살을 했다는 말을 했고, 이에 라스콜니코프는 크게 놀랐다.

        뭔가가 짓누르고 목을 죄는 느낌이었다. 얼굴도 창백해졌다. 자메토프를 만나러 왔다는 핑계를 대고는, 자백을 할 겨를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거리로 나오니, 창백한 얼굴로 겁에 질린 채 소냐가 머지않은 곳에 서있었다. 그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얼굴에는 절망과 고통이 역력했다. 그녀가 두 손을 꽉 쥐었다. 그의 입가엔 아무런 의미 없는, 일그러진 미소가 흘렀다. 라스콜니코프는 잠시 그렇게 서 있다가, 발걸음을 돌려 다시 경찰서로 갔다. 그리고 일리야 페트로비치에게 자신이 범인임을 자백했다.

 

에필로그

제1장

        라스콜리코프는 시베리아 감옥에 투옥되어 9개월이 지났고, 사건 발생 후 1년 반이 지났다. 재판에서 그는 왜 리자베타를 죽였는지 말을 했고, 훔친 물건의 은닉 장소를 밝힘으로써 범죄를 시인했다. 판사는 왜 그가 전당물과 함께 바위 밑에 숨긴 지갑에 얼마만큼의 돈이 들어 있었는지 모르는 것에 대해 의아해 했다. 이에 대해 증언대에 선 심리학자는, 범행 당시 그가 편집광적인 정신착란 상태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친구들도 그의 건강상태가 악화일로에 있었음을 증언했다. 라스콜리코프는 비록 범죄에 대해서 진심으로 참회하지만, 자신을 변호하거나 변호를 받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그에 대한 처벌은 비교적 가벼웠는데, 이는 그의 범죄에 대해 포르피리 페트로비치가 침묵을 지켜, 강제 자백을 안 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해서 무고한 니콜라이도 구할 수 있었다. 라주미킨은 라스콜니코프가 대학 시절 시 행한 자선 활동을 증언했고, 하숙집 여주인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그가 취한 영웅적 행동을 증언했다. 자백이 있은 날로부터 다섯 달 후 그는 시베리아 유형 8년 중노동형을 언도 받았다. 소냐가 그와 함께 갔다. 라주미킨, 두냐, 그의 어머니는 성피터스버그에 그대로 머물렀다. 출발 전 라스콜니코프는 어머니가 중태로 곧 죽을 것임을 알았다. 두 달 후 라주미킨과 두냐는 결혼을 했다. 그들은 어머니에게 아들의 범죄와 투옥에 관한 진실을 감추기로 했지만, 결국 그녀는 그 사실을 알았음을 말하며 숨을 거두었다. 소냐는 감옥 당국으로부터 호감을 사, 라스콜니코프의 무거운 감옥 생활의 짐을 덜어주었다. 라스콜니코프가 병에 걸리자 한 동안 병원에서 지내기도 했다.

 제2장

        라스콜니코프는 수형생활에 개의치 않았지만 자존심은 깊은 상처를 받았다. 자신의 인격이 잘못 된 것도 아니고, 자신의 행위는 범죄가 아니며 다만 실수에 불과한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살인을 고백한 것은 후일 재활하여 잘 살고자 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박약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동료 죄수들은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소냐에게는 경의를 표했다. 그가 아파 누워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바이러스가 러시아 전역에 창궐하여, 이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 자기만이 진리의 주체요, 그래서 사람들이 함께 하지 못하고 분열하는 내용의 꿈이었다.

         라스콜니코프가 감옥에 있는 동안 소냐가 찾아 와, 그가 창밖으로 내다 볼 수 있는 자리에 앉아 있고 했다. 어느 날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만났다. 잠시 서로 손을 잡은 채 앉아 있었다. 누구와 손을 잡는다는 것은 과거에는 그에게 혐오감을 느끼는 일이었다. 이제는 모든 것이 달라져, 그는 눈물을 흘리며 소냐를 껴안았다. 그들은 서로 사랑한다는 걸 알았고, 남은 7년의 형기를 참고 기다리기로 했다. 그날 밤 라스콜니코프는 소냐를 생각하며 진정한 사랑의 기쁨을 깨달았다. 베개 밑에 있던 신약성경을 꺼냈다. 소냐가 선물로 준 것이다. 그는 그녀와 일체감을 느꼈다. 그의 재활은 또 다른 이야기의 소재가 될 것이라는 화자의 말로 이 소설은 끝난다.(C)

-Translated into Korean by Hung S.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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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Fyodor Mikhailovich Dostoevsky,1821-1881);

    아버지 마하일 도스토에프스키와 어머니 마리아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남. 아버지는 군의관이었고 어머니는 상인의 딸이었음.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 근무처인 병원 인근에서 살았으며, 이 때 많은 환자와 가난한 사람들을 목격할 수 있었음. 어린 시절 이미 동화나 전설 등에 탐닉함. 15살에 어머니 사망. 하교를 마친 후 곧 육군 공병학교에 진학. 1840년대 중반 첫 소설 “가난한 사람들”로 문학계에 입성함. 1849년 챠르 비판 서적 사건에 연루되어 사형 선고를 받고 시베리아 유형을 감. 사형 직전 감형되어 4년의 형기를 마치고, 6년간 강제 군복무를 함. 제대 후, 저널리스트로서, 잡지 출판과 편집 일을 함. 서 유럽을 여행하고, 도박에 심취하기도 함. 이로 인해 한 때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기도 함.

    그는 푸쉬킨, 고골, 쉐익스피어, 성어거스틴, 발자크, 빅토르 위고 등 여러 철학자들과 작가들의 영향을 받은 사람임. 아울러 그는 솔제니친, 안톤 체홉, 니체, 사르트르 등 후일의 철학자나 작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준 작가이기도 함. 19세기 러시아의 혼란한 정치적, 사회적 환경 속에서 인간의 심리를 탐구한 작가. 대표작으로 죄와벌, 백치, 카라카조프가의 형제들 등이 있음.

 

 

Comments

  1. 죄와 벌의 기본테마는 돈이라 생각됩니다.
    돈 때문에 고통을 받고, 돈 때문에 매춘부가 되고,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죠.
    그런데 '죄와 벌' 뿐만 아니라 도스토엡스키의 모든 소설은 돈과 살인과 치정을 다룹니다.
    도스토엡스키는 전업작가이기 때문에 돈을 벌어야 했다 하네요.
    톨스토이나 뚜르게네프는 가문이 좋아서 영지에서 나오는 것으로 얼마든지 잘 살았기 때문에 살기 위해서 보다 글을 잘 써서 작가가 되었지만, 도스토엡스키는 당장 글을 안쓰면 굶어죽는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잘 팔리는 소설을 쓰기 위해 이 세가지 요소(돈, 살인, 치정)를 집어넣지 않으면 안되었다고 해요.

    정의와 자유가 라스콜리니코프의 살인의 동기였지만, 무엇보다 돈의 부족은 주인공을 살인으로 몰고가는 1차적인 원인이 되었다 생각합니다. 주인공은 살인을 통해 자유를 얻고자 했고요.
    돈의 부족 때문에 그는 자유가 없었고 여동생도 모든 삶이 묶였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의 살인은 돈의 부족을 해결하여 자유를 획득하고자 하는 시작점이라 볼 수 있겠죠.
    작은 방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은 돈밖에 없다는 것..
    그렇게 처절한 돈의 부족은 살인의 동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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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당시 1860년대 러시아의 수도 상태 페테르부르크는 빈부차가 너무 커서 그 당시 빈민굴에는 수많은 노숙자들과 행상인들, 알코올 중독자들, 그리고 매춘부 뚜쟁이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합니다.
    이들은 뒷골목문화의 주역들이었죠.
    이 빈부의 차이는 두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했다고 해요.
    하여, 이것을 본 라스콜리니코프의 눈에 들어온 돈의 부족은 모든 사회악의 근원이며 타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살인 후에 그는 자유함을 얻고 싶었지만, 자신에 대한 혐오감에 부자유함을 느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환희라는 것은 돈으로도 살 수 없고 그 어떤 것으로도 살 수 없는 종류의 것이란 것을 깨달았던 라스콜리니코프는 마지막으로 희망을 소망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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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도스토엡스키가 라스콜리니코프를 통해서 꼭 이야기해주려고 했던 자유는 무엇보다 기쁨이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세상과 내가 맺는 관계가 아닐까요? 자유는 이 세가지를 통해서만 실현이 될 수 있는 것이지 다른 어떤 물질적인 것을 통해서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 했던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고전 소설 '죄와 벌'을 다시 보며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신 베토벤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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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네 , 장문의 댓글 고맙습니다. 그러나 전쟁터를 제외하고는, 살인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악행이지요. 악인이라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벌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사회적 약속입니다. 라스콜니코프의 오류는, 자신이 초인이라 착각하고 살인을 정당화한 것입니다. 히틀러가 바로 그러한 의식의 소유자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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