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For Whom the Bell Tolls

              by

   Ernest Hemingway

      <Synopsis>

 

for More Read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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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전쟁 때문에 죽는 무고한 인명. 생명의 귀중함.

등장인물: 

조단 Robert Jordan;

        이 소설의 주인공이며 스페인 내전 시 공화파를 위한 미국인 지원병. 실용적이며 자기일에 능숙한 인물. 솔잎 향기라던가 음주, 섹스 등 육체적 쾌락을 즐길 줄 아는 인물. 아울러 주어진 임무의 폭력성과 내면의 양심이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

파블로 Pablo;

        게릴라 지도자. 용감한 전사이나 또한 이기주의적인 인물.

필라르 Pilar;

        애국심 강하고 강인하며 고집 센 집시 여인. 게릴라 지도자.

마리아 Maria;

        파블로 부대에 소속된 젊은 여인. 로버트 조단의 연인. 파시스트들에게 집단 강간을 당한 인물.

안셀모 Anselmo;

         늙고 진실된 게릴라 대원. 마음씨 착한 전형적인 스페인 사람. 기도를 하지 않으나 신앙심이 있는 인물.

아구스틴 Agustín;

        용감하고 믿음직한 게릴라 대원. 기관총 사수.

페르난도 Fernando;

        근엄하고 문학적인 대원. 농담을 싫어하는 인물.

라파엘 Rafael;

        집시. 결정적 순간에 초소를 이탈, 대원들의 무시를 받는 인물.

안드레스 Andrés;

        20대의 젊은 대원. 로버트 조단의 편지를 골츠 장군에게 전달하는 전령.

엘소르도 El Sordo (Santiago);

        말이 없는 게릴라 지도자.

호아낀 Joaquín;

        엘소르도 부대원. 파시스트들에게 부모를 학살당함.

골츠 General Golz;

        공화파 편에 선 러시아 장군. 로버트 조단에게 다리 폭파 명령을 내린 인물.

카슈킨 Kashkin;

        파블로와 함께 파시스트 열차를 폭파한 러시아 게릴라 대원. 소설에서는 이름만 등장함.

카르코프 Karkov;

        프라우다 특파원. 로버트 조단의 친구. 추상적인 철학이 행동이나 직관보다 우월하다고 믿는 인물.

고메스 대위 Captain Rogelio Gomez;

        로버트 조단의 전령 안드레스를 골츠 장군에게 안내하는 인물.

베르렌도 소위 Lieutenant Paco Berrendo;

        파시스트 장교. 엘소르도 부대의 게리라들 시체 목을 자른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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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은 17세기 영국 시인 던(John Donne, 1572~1631)이 말한 짧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그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어떤 공동체에 속하기 때문에 그 자체가 전부인 섬과는 다르다고 했다. 한 개인은 인류라는 공동체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의 죽음은 다른 사람의 존재도 줄어들게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죽어 조종이 울리면 그 조종은 인류에 속한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것이므로, 누가 죽었는지 묻지 말라고 했다.

 

제1장

    1937년 5월 어느 토요일, 한 젊은이와 안셀모라는 나이든 농부가 산비탈로부터 전방의 들판을 감시하고 있었다. 젊은이는 스페인 내전 중 공화파를 위해 프랑코 파시스트와 싸우는 미국 대학 강사 로버트 조단이다. 그는 교량 하나를 폭파하라는 임무를 부여 받고 있었다. 그 교량 가까운 곳에 있는 소규모 게릴라 집단에 합류하려는 그를, 적 후방으로 난 길을 통해 안셀모가 안내하고 있는 중이었다.

    게릴라 본부 앞을 흐르는 개천 가까운 곳에서 안셀모는, 자신이 낯선 사람과 함께 오고 있음을 동료들에게 알리기 위해, 로버트 조단을  뒤에 둔 채 앞서 갔다. 안셀모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로버트는, 그 전날 밤 있었던 일, 그러니까 러시아 장군 골츠로부터 다리 폭파 명령을 받은 일을 생각했다. 골츠는 설명하기를, 그 다리 폭파 작전은 바로, 세고비아 시를 장악하기 위한 공화파의 대규모 작전의 일환이라고 했다. 화요일 아침 공중 폭격이 시작되면, 바로 그 다리를 폭파하라고 했다. 장군은 물론 그도, 그 작전이 어렵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안셀모가 게릴라 대장인 파블로를 데리고 왔다. 글을 모르는 파블로는, 자신이 읽을 수 없는 신분증을 제시한 로버트 조단에게, 눈에 띄게 적대적이었다. 파블로는 다리 폭파에도 부정적이었다. 그는 다이나마이트 묶음을 운반하는 일을, 돕지 못하겠다고 했다.

    그 산 정상에는, 파블로가 만들어 놓은 임시 축사에, 다섯 마리의 말이 있었다. 그들이 훔쳐 온 말들이었다. 적갈색이 세 마리, 밤색과 황색이 각각 한 마리였다. 파블로는 그 말들을 자랑스러워했다. 파블로는 어떤 말이 결함이 있는지 로버트에게 물었다. 로버트는 그가 그런 식으로 자신의 신분을 검증하고 있음을 알았다. 로버트는 잠시 말들을 살핀 다음, 밤색 말의 발굽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적갈색 말의 다리 하박부가 부어 있음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파블로는 말들에게 별 문제가 없음을 말하고, 말안장을 꺼내었다. 가죽제의 근사한 말안장이었다. 두 명의 파시스트 병사를 죽인 전투에서 획득한 것이라고 했다. 적을 많이 죽였냐고 로버트가 물었고, 몇 명 죽였다고 파블로가 대답했다. 아레발로에서 열차를 폭파한 사람은 파블로였다고 안셀모가 말했고, 그 작전에는 외국인도 한 명 있었다고 했다. 로버트가 그 외국인의 인상착의를 물었고, 그는 바로 러시아 인 카슈킨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말에 파블로는 카슈킨이 지난 4월에 죽었으며, 이제 모두들 그의 운명을 따를 것이라고 했다. 말의 상태도 그렇고 적보다 무기도 보잘 것 없으니, 이제 체포되어 죽을 일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로버트의 명령을 따를 수도 없다고 했다.

    이 같은 파블로의 태도는, 바로 그가 충성심을 잃었음을 뜻하는 것으로, 공화파의 대의명분을 배반하리라는 징조로 로버트는 생각했다. 파블로가 갑자기 신사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바로 그때가 배반의 시점일 것으로 로버트는 보았다.

제2장

    파블로 부대의 본부인 동굴 앞에서 로버트 조단은 라파엘을 만났다. 라파엘은 덫을 놓아 토끼를 잡는 집시 노인이었다. 두 사람은 포도주를 마시고, 로버트가 가지고 있는 러시아 담배를 피우며 식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로버트는 카슈킨이 적군에게 체포된 후, 고문을 두려워하여 자살을 했다고 말했지만, 자세한 말은 하지 않았다. 그의 생각으로는, 카슈킨이 계속 전투원들과 함께 있었다면 좋은 점보다는 해로운 점이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신경질적이고 흥분을 잘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단발 머리의 젊은 마리아가 음식을 가지고 동굴에서 나왔다. 자신의 짦은 머리를 의식한 듯, 한 때는 긴 머리였지만 최근 파시스트들에게 포로로 잡혀 머리를 잘렸다고 했다. 그녀는 파블로와 카슈킨이 폭파 시킨 파시스트 열차에 타고 있었다. 이제 게릴라 전투원들과 함께 하고 있었다. 로버트는 그녀에게 마음이 끌렸고, 그녀가 미혼임을 알았다.


    마리아가 자리를 뜨자 라파엘은 그곳에 있는 일곱 명의 남자와 두 명의 여인, 그리고 기관총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파블로의 여자 필라르가 마리아를 데리고 왔다고 했다. 열차 폭파 작전은 정말로 기쁜 일이었고, 바람을 가르며 돌진하는 기차는 상처 난 거대한 동물 같았다고 했다.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운, 반은 집시인 필라르가 동굴에서 나왔다. 그녀가 로버트에게 말하기를, 떠날 때 마리아를 데리고 가라고 했다. 그런 다음 로버트의 손금을 보고는 놀란 듯했다. 미신을 믿지 않았지만, 그는 점괘를 알고 싶어 물었다. 아무 것도 아니라고 그녀가 대답했다. 필라르는 엘소르도라는 사람이 지휘하는 인근 게릴라 부대가, 그의 다리 폭파를 도울 것이라고 했다. 안셀모와 로버트 조단은 폭파할 다리 조사를 위해 떠났다.

제3장

    로버트 조단과 안셀모는 다리를 정찰했다. 로버트는 쌍안경으로 다리 위를 관찰했다. 농부의 얼굴을 한 보초병이 서 있었다. 파시스트 비행기가 머리 위를 날았지만, 로버트는 안셀모에게 우군의 비행기라고 했다. 두 사람은 전쟁과 종교에 관해 대화를 했고, 안셀모는 사냥은 좋아하지만 사람 죽이는 일은 증오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로버트는 동물 죽이는 일은 싫어 하지만, 필요하다면 기꺼이 사람을 죽이겠다고 했다. 그들은 집시나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모두,  곰을 인간의 형제로 여기는 면에서는 같다고 했다. 안셀모는 그동안 사람을 죽였지만, 살아남는다면 아무에게도 해코지 않는 삶을 살겠다고 했다. 그 일만이 용서를 받는 길이라고 했다. 누가 용서할 것이냐고 로버트가 물었고, 신이 없으니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안셀모가 대답했다. 신이 있다면 지금까지 그가 목격한 일들은 있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신을 믿고 싶다고 했다. 로버트 조단은 자신의 임무가 후회스럽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리아 생각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로버트 조단과 안셀모는 파블로 부대의 멤버인 아구스틴을 만났다. 그는 보초를 서고 있었는데 암호를 잊고 있었다. 아구스틴은 로버트에게 폭약을 조심하라고 했다. 그 자리를 떠나며 안셀모가 말하기를, 아구스틴은 믿을 만하나, 파블로는 나쁜 인간이라고 했다.

제4장

    동굴로 돌아 온 그들은, 담요로 가려놓은 동굴 입구로부터 새어나오는 불빛을 보았다. 나무 아래 천막으로 덮어 놓은 두 개의 짐꾸러미 앞에서, 로버트는 무릅을 꿇고 살폈다. 천막이 물에 젖어 뻣뻣했다.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짐꾸러미에 달린 주머니로부터 가죽으로 싼 술병을 꺼내주머니에 넣었다. 긴 쇠고리로 짐꾸러미의 윗부분이 묶여 있었고, 그 쇠고리는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그는 손을 더듬어 내용물을 확인했다.

    짐꾸러미에는 자루가 있었고, 자루 안에 묶어 놓은 덩어리가 있었다. 자루는 잠옷으로 묶여 있었는데, 잠옷 끈을 묶은 다음 자물쇠를 다시 잠갔다. 그런 다음 다른 짐 꾸러미로 손이 갔다. 뇌관을 담은 상자, 담배 상자, 쇠줄로 묶은 조그만 원통, 그의 가죽 점퍼로 싼 총열이 분리된 기관총 받침대, 냄비 두 개, 탄창 다섯 개, 그리고 감아 놓은 크고 작은 몇 개의 구리 선이 있었다. 구리 선이 들어 있는 주머니에는, 몇 개의 펜치와 벽돌에 구멍을 뚫을 나무 송곳이 두 개가 함께 있었다. 마지막 주머니에는 커다란 러시아 산 담배 상자가 있었다. 골츠 장군의 사령부에서 얻은 담배이다. 담배를 꺼낸 다음 짐꾸러미를 다시 봉했다. 안셀모가 먼저 동굴로 들어갔다. 자리에서 일어난 로버트 조단이 양손에 짐을 들고 그를 따라 동굴로 들어갔다.

    동굴 안은 따듯했고 연기가 가득했다. 동굴 벽 가까이 테이블이 있었고, 그 위에 병에 꽂은 촛불이 타고 있었다. 테이블에는 파블로, 집시 라파엘 그리고 낯선 세 남자가 앉아 있었다. 촛불이 벽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고, 먼저 들어 온 안셀모는 테이블의 오른쪽에 서 있었다. 파블로의 아내가, 동굴 구석에서 타고 있는 석탄 난로 옆에서 풀무질을 하고 있었다. 마리아가 끓고 있는 쇠주전자를 주걱으로 젖다가, 문가에 서 있는 로버트 조단을 보았다. 그는 희미한 불빛 속에서 두 여인의 모습을 보았다. 주걱에서 주전자로 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파블로가 포도주를 권했고, 로버트는 자신의 배낭에서 프랑스산 독주인 아브생트를 꺼냈다. 낯선 세 남자는 프리미티보와 그의 형제들인 안드레스와 엘라디오였다. 파블로는 다리 폭파에 협조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말에 로버트는, 자신과 안셀모가 하면 된다고 했다. 파블로의 아내 필라르는 공화파를 지지하므로, 다리 폭파 작전을 돕겠다고 했다. 프리미티보 형제들도 그녀의 편을 들었고, 그녀는 자신이 작전 팀의 실제 대장이라고 했다. 이들이 로버트 편을 들자 파블로는 기가 죽어 시무룩했고, 로버트 조단은 작전 계획을 말했다. 남편 파블로를 보며 필라르는, 순간적으로 슬픔과 어떤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제5장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로버트 조단은 동굴 밖, 밤 공기 속으로 나왔다. 동굴 안에서는, 라파엘이 카탈루냐(바르셀로나가 속한 주) 사람들을 조롱하는 노래를 부르자, 파블로가 이를 못하게 했다. 라파엘은 동굴 밖 로버트에게로 와, 파블로를 죽여버리자고 했다. 이에 대해 로버트는,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단원들이 떨어져 나아갈 위험이 있다고 했다. 한편 파블로는 말들에게 흠뻑 빠져 있었다. 말들에게 별의 별 찬사의 말을 다 했지만, 말들이 알아듣지 못한 건 당연했다.

제6장

    동굴로 돌아온 로버트에게 필라르가 “돈(양반 정도의 뉘앙스, 역자 주)”이라고 하자 그는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다. 필라르가 농담이라고 하자 그는, 그러한 농담을 싫어하며 전투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을 “동무”로 불러야 하고, 농담은 군기를 저하시킨다고 했다. 이에 필라르가 공산주의자이냐고 물었고, 로버트는 반 파시스트주의자라고 대답했다.

제7장

    로버트 조단은 동굴 밖, 침낭 속에서 잠을 잤다. 새벽 한 시 경 마리아가 그의 잠을 깨운 다음, 침낭 속으로 들어왔다. 그가 키스를 하려고 하자, 그녀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말했다. 만일 그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함께 잠을 잘 수 없다고 했다. 그가 사랑한다고 하자 그녀도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자신은 강간을 몇 번 당했고, 필라르가 말하기를 사랑하는 사람과 잠을 자면 그 강간의 상처를 잊을 수가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로버트는 그녀에게 키스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함께 사랑을 나누었다.

제8장

    새벽이 되어 마리아가 돌아갔다. 그는 다시 잠이 들었지만, 적기가 내는 소리로 잠이 깼다. 쉰다섯 대의 비행기가 편대를 이루어 머리 위를 나르고 있었다. 파시스트 측에서 게릴라들의 공격 작전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문이 들었고, 따라서 그는 안셀모를 보내 도로를 감시하라고 했다. 아침이 되어 게릴라 대원인 페르난도의 보고가 있었다. 전날 밤 들은 풍문에 따르면, 공화파가 인근 그랑하에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식사 후 적기의 비행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제9장

    3대의 적기가 저공비행으로 날았다. 로버트 조단은 필라르에게 약속하기를, 마리아를 돌보겠다고 했다. 필라르는 전날 밤 파블로와 사랑은 나누었고, 파블로가 울었는데, 부하들이 그의 리더쉽을 비난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게릴라 대원 아구스틴은 파블로를 믿지 못하겠다고 했고, 그러나 다리 폭파 후 철수 계획을 파블로가 세워주기를 바랐다.

제10장

    필라르와 마리아 그리고 로버트 조단은, 엘소르도에게 다리 폭파 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길을 떠났다. 가는 도중 노상에서 잠깐 휴식을 취했다. 필라르가 말하기를, 자신은 못생겼지만 일생동안 많은 연인들이 있었다고 했다. 필라르는 파블로의 고향마을에 있었던, 전쟁 초기에 관해 긴 이야기를 했다. 파시스트 경비 초소 네 군데를 공격한 다음 파블로는, 마을의 모든 파시스트 살해를 총 지휘했다고 했다. 그녀는 그 일을 투우에 비교했다. 파시스트들을 한 명씩 일렬로 선 공화파 농부들 사이로 걷게 한 다음, 그들로 하여금 도리깨질을 하여 절벽으로 떨어뜨려 죽였다는 것이다. 마지막 남은 파시스트와 성직자를 작은 방에 가둔 다음, 살려달라는 그들을 농부들이 달려들어 때려 죽였다고 했다. 파블로가 말하기를 그 성직자는 위엄이 없었다고 했다. 3일 후 파시스트 측에서 그 마을을 재탈환했는데, 그녀 일생에 최악이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로버트 조단은, 자신이 일곱 살 때 오하이오에서 보았던, 흑인 린치 사건이 생각났다.

제11장

    호아낀이라는 젊은이가 엘소르도의 캠프에서 보초를 서고 있었다. 그가 로버트와 필라르, 마리아 일행에게 경례를 했다. 마리아가 포로로 잡혀 실려 가던 파시스트 열차를 게릴라들이 폭파 후, 부상당한 그녀를 호아낀이 등에 업고 뛴 적이 있었고, 그들은 그 이야기를 하며 웃었다. 호아낀은 파시스트들이 자기 가족을 살해했다고 했다. 로버트 조단은 자신의 작전이 조그마한 마을의 공화파 농부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해보았다. 마리아는 호아낀에게 이제 모두 한 가족이라고 했고, 필라르는 로버트도 그렇다고 했다.

    엘소르도는 귀머거리고 거의 말이 없었다. 그는 다리 폭파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로버트 조단은 자신이 부상당한 카슈킨을, 그의 요구에 따라 죽였다고 했다. 그와 엘소르도는 보급품과 작전에 대해 논의했고, 다리 폭파는 대규모 공격작전의 일환으로, 대낮에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우려했다. 낮이라면 폭파 후 도주가 훨씬 어려울 터였기 때문이었다. 도주로는 그레도스 산맥으로 정했다. 이에 대해 필라르는 공화파 점령지역으로 도주하자고 했다.

제12장

    어느 날 파블로의 캠프로 돌아오던 중, 필라르는 얼굴이 하얗게 되어 신경질을 냈다. 마리아의 젊음과 아름다움에 샘이 난다고 했다. 그런 마리아를 로버트에게 떠맡겨야 한다는 사실이 못마땅하다고 했다. 약속한대로 필라르는 자리를 떴고, 로버트는 그녀를 잡고 싶었지만 마리아는 그냥 내버려두라고 했다.

제13장

    로버트 조단과 마리아는 숲속에서 사랑을 나누었다. 그런 다음 그들은 필라르를 따라 나섰다. 마리아는 사랑을 나눌 때마다 마치 죽는 기분이라고 했다. 땅이 흔들리는 느낌이라고 했다. 마리아가 계속 말을 했지만, 로버트는 작전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정치적인 일에는 무관심했다. 그가 공산주의자들과 협력하는 건 그들의 이념을 따라서가 아니라, 이 특별한 전쟁에서 그들과 함께 함이 최선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공화파는 그들의 정부를 조직하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공화파 지도자들도 어떤 면에서는, 그들을 지지하는 백성들의 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버트 조단은 마리아를 고향 몬타나로 데리고 가 자신의 아내로 삼을 수 있을지, 돌아가면 공산주의자로 배척을 받지 않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는 전쟁에서 경험한 일들을 소설로 쓰고 싶었다. 그는 그 산속에서의 생활이 그의 전 생애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마리아에게 눈이 갔다. 그녀는 포로가 되면 사용할 자살용 면도날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로버트의 시중을 들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필라르를 따라 나섰고, 곧 뒤를 따라잡았다. 5월이지만 곧 눈이 올 것이라고 필라르가 말했다.

제14장

    필라르와 마리아, 로버트 조단이 캠프로 돌아가는 가는 도중 내내 눈이 내렸다. 캠프에 도착하니 파블로가 큰 눈이 내릴 것이라고 했다. 로버트는 자신의 임무도, 전쟁도 모두 싫고 분노가 일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가라앉혔다. 파블로가 말하기를, 그는 필라르의 전 동료였던 투우사 피니토의 말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필라르에 따르면, 피니토는 투우를 하다가 소에 받혀 죽었다고 했다. 그녀가 말을 마치자, 정찰에 나섰던 라파엘이 돌아와 보고를 했다. 로버트는 페르난도와 함께 도로 정찰 중인 안셀모에게 갔다. 그를 데려오기 위해서였다.

제15장

    폭설이 내리고 있었지만 안셀모는 임무를 다하고 있었다. 그는 길 건너 제재소에 진을 치고 있는 파시스트 병사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 병사들은 바로 자신과 다름없는 가난한 농부들이라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그는 파블로가 지휘한 공격에서 처음 사살한 한 남자를 기억하고 있었다.

     한편, 제재소 안에서는 하사 한 명과 세 명의 파시스트 병사가 내리는 눈에 대해서, 파시스트 공군력의 우세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춥고 외로운 안셀모는 기도를 했다. 폭설 속에서도 그가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로버트 조단은 매우 기뻤다.

제16장

    동굴로 돌아오자 필라르가 로버트에게 말하기를, 엘소르도가 잠깐 들렸고 말들을 더 찾으려 떠났다고 했다. 마리아가 기다리고 있었고, 그녀를 보니 로버트는 매우 기뻤다. 엘소르도가 자신을 위해 위스키를 가져온 것을 알고 감동을 했다. 파블로가 구석에 앉아 술을 마시며, 로버트에게 투덜대다가 또 슬퍼하는 목소리로 말을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파블로는 자신의 고향 마을에서 있었던 파시스트 대학살 사건을 후회하고 있었다.

    팽팽한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해 프리미티보와 그의 일행이 로버트에게 여러 가지 일들들 물었다. 그가 대학에서 가르친 스페인어 하며 미국의 정치, 사회에 관한 질문들이었다. 로버트 조단은 파블로에게 시비를 걸려고 했다. 시비 끝에 싸움이 일면 그를 죽일 수 있고, 그런 방법은 다른 대원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러나 파블로는 그의 계략이 걸려들지를 않았다. 파블로가 말을 돌보려고 동굴 밖으로 나아갔다.

제17장

    파블로가 밖에 있는 동안, 동굴 안에서는 그에 대한 의견이 오고갔다. 라파엘은 파블로를 파시스트들에게 돈을 받고 넘기자고 했으나, 다른 대원들은 그냥 죽여버리자고 했다. 로버트 조단이 그 일을 해치우겠다고 했다. 그 순간 동굴로 돌아온 파블로가 이들 들어내고 웃으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했느냐고 물었다. 그는 계속 포도주를 마셔댔다. 그는 다리 폭파 작전을 돕겠다고 했고, 필라르는 그를 살해하겠다는 대원들의 말을 그가 엿들었음이 틀림없다고 했다.

제18장

    로버트 조단은 파블로와의 싸움이 마치 회전목마가 돌 듯 되풀이 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는 다리 폭파 계획을 끝낸 상태였다. 다리를 폭파한 다음 마드리드로 가 플로리다 호텔에 머물며, 모든 게 풍요로운 게이로드에 가서 만찬을 즐길 계획이었다. 그곳은 러시아 주요 망명객들이 모이는 장소였다. 많은 공화파 지도자들이 러시아에서 훈련을 받았거나 아니면 특권층 출신이라는 정보를 그가 입수한 곳은 바로 게이로드였다. 그러한 정보들이 거짓이었음을 알고 또 게이로드의 풍요로움에 처음에는 마음이 불편했지만, 그러나 풍요롭다는 건 나쁠 것이 없었다.

    게이로드에서 로버트 조단은 러시아 프라우다 기자인 카르코프를 만났는데, 카르코프는 여자깨나 밝히는 남자였다. 두 사람은 곧 친구가 되었다. 로버트는 마드리드에서 부상당한 채 체포된 세 명의 러시아인에 대해 카르코프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파시스트가 마드리드를 장악하게 되면, 러시아의 전쟁 개입 증거를 은폐하기 위해 카르코프는 그 세 사람을 독살할 계획이었다. 카르코프의 말에 따르면, 누구나 자살용 독약을 소지하면, 다른 사람을 독살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고 했다.

    카르코프에 관한 기억은 또 다른 장면을 떠오르게 했다. 마드리드 공방전 때, 로버트 조단은 차량으로부터 시체 한 구를 꺼낸 적이 있었다. 죽은 사람의 배우자가 부탁한 일이었다. 그는 총을 맞고 죽어가는 또 다른 남자를 돕기 위해, 그 시체를 거리에 그대로 방치했었다. 그 자리에서 그는 미첼이라는 저명한 영국 경제학자를 만났다. 전에 만난 적은 없었지만, 저명인사이니 만큼 그의 이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담배를 권하며 전황에 대해 물었다. 그의 학자적 풍모가 싫었던 로버트 조단은, 그에게 욕을 섞어 대답했다.

    미첼은 카르코프와 토론은 한 적도 있었다. 그런 카르코프가 로버트에게 철학서적을 읽을 것을 권하기도 했었다. 그는 로버트의 글을 읽은 적이 있고, 그 문체를 좋아한다고 했다. 로버트는 이제 전쟁이 끝나 돌아가면, 전쟁에서 겪은 일들을 책으로 낼 계획이었다. 그가 겪은 일들은 그리 간단한 문제들이 아니었다.

제19장

    게릴라 대원들 앞에서 필라르는, 로버트가 카슈킨을 사살했다고 했다. 그녀는 카슈킨이 죽을 조짐을 보였고 그에게서 죽음의 냄새가 났다고 했다. 이에 대해 로버트는 미신을 믿지 않으며, 그의 죽음은 조짐 이상의 그 무엇이라고 했다. 필라르는 죽음의 냄새는 네 가지가 있다고 하면서, 폭풍우가 칠 때 침몰하는 배의 단단히 잠근 놋쇠 문손잡이에서 나는 냄새, 죽인 짐승의 피를 마신 노파의 키스 냄새, 쓰레기통에서 시들어 가는 꽃다발 냄새, 창녀촌에서 흘러나오는 하수 냄새가 그것이라고 했다.

제20장

    동굴 밖에서 로버트 조단은 단풍나무로 침대를 만들고 있었다. 그는 침대에 누워 영혼을 편케 하는 냄새를 생각하면서 마리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잠옷을 입은 채 맨발로 눈 위를 걸어왔다. 그녀는 자기가 입고 있는 잠옷을 결혼예복이라고 했다. 그들은 이제 하나이며 마음이 일치하고 있었다. 그들은 사랑을 나누었고, 마리아는 이제 그들의 결합은 그날 오후 나누었던 사랑과는 다른 것이라고 했다.

제21장

    월요일 아침, 로버트 조단은 말발굽 소리를 들었다. 말을 탄 파시스트 병사가 그를 향해 오고 있었다. 그는 마리아에게 숲속으로 숨으라고 소리친 다음, 그 병사의 가슴을 조준하여 사격을 했다. 총소리에 대원들이 동굴 밖으로 나왔다. 누가 보초를 섰는지 로버트가 물었다. 라파엘이라고 필라르가 대답했다. 라파엘이 눈에 띄지 않았다. 로버트 조단이 기관총을 설치하라고 소리친 다음, 파블로에게 죽은 병사의 말을 잡아오라고 했다.

제22장

    숲속에서 로버트 조단은 아구스틴과 프리미티보와 함께 기관총을 설치한 다음, 나뭇가지로 위장을 했다. 그리고 사용 방법을 설명했다. 이제 눈이 멈췄으니, 엘소르도가 전날 밤 남긴 발자국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걱정을 했다.

     라파엘이 돌아왔고, 숲속에서 토끼 사냥을 하느라 자리를 비웠다고 했다. 로버트는 기가 막혔지만 화를 내지는 않았다. 라파엘이 잡은 토끼들을 가지고 동굴로 들어갔고, 프리미티보는 조금 높은 언덕으로 올라 경계를 섰다. 로버트 조단이 보니 나무 위에 까마귀 두 마리가 있었다. 까마귀가 조용한 것으로 보아, 접근해오는 인기척이 없음을 알 수가 있었다.

제23장

    안셀모가 위장용 나무를 베어왔다. 로버트가 보니, 네 명의 파시스트 기병이, 파블로가 끌고 온 말의 발자국을 따라오고 있었다. 그는 아구스틴과 안셀모에게, 그리고 언덕 위 프리미티보에게 침묵을 지키고 사격하지 말라고 했다. 기병대는 그들을 눈치 채지 못한 채 지나갔고, 뒤 이어 대규모 기병대가 왔으나 역시 아무 일 없이 지나갔다.

    안셀모가 자원하여, 인근 마을인 라그랑하에 정보 수집 차 정찰을 나가겠다고 했다. 함께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말이 많아, 로버트 조단은 신경이 쓰였다. 아구스틴은 적 기병대가 지나갈 때 사살하자고 했고, 로버트도 같은 생각이었다. 신나는 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셀모는 죽이는 것보다는 포로로 잡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동굴로 가 아침식사를 가져왔다.

제24장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로버트 조단과 아구스틴은 마리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구스틴 역시 그녀를 사랑한다며, 로버트에게 그녀의 사랑을 진지하게 대하라고 했다. 그들은 서로 돕는 전우애를 이야기 했고, 아구스틴은 엘소르도의 부대가 매우 훌륭하다고 했다. 바로 그때 로버트는 멀리서 들려오는 총소리를 들었고, 엘소르도의 진지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음을 알았다. 그는 엘소르도를 돕기 위해 갈 필요는 없다고 했다.

제25장

    프리미티보는, 엘소르도의 진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 소리에 미칠 지경이었다. 그는 달려가 동료를 돕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로버트 조단은 희생만 클 뿐 소용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상황에 대처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필라르가 왔고, 그녀도 로버트와 같은 생각이었다. 그녀는 그날 아침 파시스트 기병대를 그냥 지나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느냐며, 프리미티보를 겁쟁이라고 놀렸다. 그러나 적 정찰기가 낮게 머리 위를 나르자 그들은 몸을 숨겨야 했고, 필라르는 몸을 떨었다. 그녀는 겁쟁이라고 놀린 프리미티보에게 사과를 했다. 필라르는 자리를 뜨며, 그날 아침 로버트 조단이 사살한 파시스트 기병대로부터 노획한 문서를, 마리아 편에 보내겠다고 했다.

제26장

    정각 오후 3시, 적기가 오기 전이었다. 눈은 정오쯤 모두 녹았고, 햇빛을 받은 바위가 달아 있었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다. 로버트 조단은 상의를 벗은 채 바위에 앉아 햇빛을 쬐며, 그가 사살한 기마병의 주머니에서 나온 편지를 읽었다. 그는 편지를 읽다 말고 가끔씩 눈을 들어 건너편 숲과 높은 산등성이를 보았다. 적이 출현했다는 낌새가 없음을 알고, 다시 편지로 눈을 돌렸다. 엘소르도의 진지로부터 총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려왔다. 산만한 총소리였다. 편지를 보니 죽은 병사는 나바르라 타파야 출신의 스물한 살 먹은 미혼의 젊은이로, 철공소집 아들이었다. 그는 N연대 소속으로, N연대는 주둔지가 스페인 북부 빰쁠로나였기 때문에 로버트는 놀랐다. 그는 왕당파 병사로, 전쟁 초 있었던 전투에서 부상을 당했음을 알았다.

    빰쁠로나 축제 때, 거리를 질주하는 황소 떼 앞에서 뛰는 그를 보았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터에서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고 하여 죽이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곧 생각을 바꿔, 계속 편지를 읽었다. 편지는 매우 공들여 쓴 글씨로, 죽은 병사의 고향 마을에서 일어난 일들을 담고 있었다. 그의 누이가 보낸 편지들이었다. 부모님도 안녕하시고, 그의 무사안전을 빈다는 내용이었다. 무엇보다도 맑시스트 패거리로부터 스페인을 구하기 위해 빨갱이들과 싸우는 그가 있어 행복하다는 사연이었다. 지난 번 보낸 편지 이후 발생한, 타파야 출신의 전사자와 중상자 명단도 있었다. 전사자는 열 명으로 타파야 마을 규모로 볼 때 적지 않은 숫자였다. 편지에는 종교적인 내용이 많았는데, 성자 안토니와 성처녀 필라르에게 그를 도와달라는 기도를 드린다는 내용도 있었다. 예수님이 보호해주실 것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는 말과, 그가 지니고 있는 성심이 적탄을 막아줄 것임을 굳게 믿는다는 사연도 있었다. 그가 사랑하는 동생 콘차가 보낸 편지였다.

    또 다른 편지도 있었다. 죽은 병사의 약혼녀가 보낸 편지였다. 그의 안전을 매우 걱정하는 내용이었다. 그 편지를 끝까지 읽은 다음, 다른 문서들과 함께 바지 뒷주머니에 구겨 넣었다. 오늘 작전을 성공리에 해치우겠다고 다짐했다. 무엇을 읽었느냐고 프리미티보가 물었다. 그는 프리미티보에게, 원한다면 동료들 앞에서 그 편지를 읽어도 좋다고 했다. 그러나 프리미티보는 문맹이었다.

    로버트 조단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는지, 자신의 행동이 옳은 것인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특히 그가 사살한 기마병처럼, 그가 죽인 사람들은 대부분이 가난한 농부들이었다. 그는 자신이 생명을 존중하고 자유를 믿으며, 행복을 추구하기 때문에 진정한 맑스주의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마리아를 알게 된 것은 행운임을 알았다. 엘소르도의 진지가 걱정이 되었다. 오후 세 시가 되자, 많은 적기들이 하늘 위를 날았다.

제27장

    엘소르도와 그의 소규모 부대는 고지를 방어하고 있었다. 그는 이미 몸 세 곳에 부상을 입고 있었고, 부상한 말을 쏘아 죽여야 했다. 십대의 열정적 투사인 호아낀은 공산당 슬로간을 외쳤지만, 그의 동료들은, 공산당 지도자들의 아들들은 전투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는 말로, 그의 공산당 열정을 백안시 했다. 엘소르도는 곧 적기가 날아와 그곳을 폭격할 것이라고 했다.

    오후 세 시가 되기 직전 엘소르도 진지를 공격하기 시작은 파시스트들은, 또한 공중 지원을 기다렸다. 파시스트 모로 대위는 모든 게릴라들이 죽을 것으로 확신을 했고, 따라서 베르렌도 소위를 비롯하여 모든 휘하 장교들이 선두에서 공격해줄 것을 바랐다. 그러나 그들은 겁을 먹고 있었다. 공격에 앞장 선 모로 대위를 엘소르도가 사살을 했다. 파시스트 비행기가 날아와 폭격을 했고, 이 폭격으로 호아낀을 제외한 엘소르도 대원 모두가 죽었다. 베르렌도는 호아낀을 사살한 다음, 죽은 게릴라들의 목을 모두 베라고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그러나 그는 목을 베는 현장에 머무르지는 않았다.

제28장

    비행기들이 사라진 후, 파블로 진영의 대원들은 필라르가 준비한 토끼고기 스프를 먹고 있었다. 그때 파시스트 장교가 지휘하는 기병대가 길을 따라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 프리미티보와 로버트 조단의 시야에 들어왔다. 지휘관은 베르렌도 소위로, 그는 게릴라들의 시신에서 목을 자른 일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는 전사한 동료 훌리안을 생각하고는, 그를 위해 기도를 했다. 라그랑하로부터 돌아오던 안셀모 역시, 베르렌도 소위의 부대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는 폭격을 당한 엘소르도 진지를 지나면서, 죽은 게리라들의 목이 모두 잘린 것을 보았다. 공포에 질린 그는, 전쟁 후 처음으로 기도를 드렸다. 그가 동굴에 도착하자 페르난도가 말하기를, 이미 그 시체들을 목격한 파블로가, 엘소르도에게 일어난 상황을 설명하여 알고 있다고 했다.

제29장

    알셀모는 파시스트들이 준비하고 있는 일들을 로버트 조단에게 보고했다. 그 보고를 들은 로버트는 안드레스 편에, 나바세르라다 사령부에 있는 골츠 장군에게 편지를 보냈다. 다리 폭파 작전과 대규모 공격을 취소하자는 건의를 담은 편지였다. 그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훌륭한 판단이라고 파블로가 칭찬을 했다.

제30장

    로버트 조단은 다리 폭파 명령을 수행해야 하는 일과 그 명령이 부질없다는 생각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었다. 그는 가족 생각을 했다. 어머니는 마음 약한 아버지를 구박했고, 마침내 아버지는 남북 전쟁에서 자신이 사용했던 소총으로 자살을 한 것이다. 다음 날 공격이 대성공을 거둘 것으로 생각이 되고, 따라서 다리 폭파는 의미가 없을 것이나, 그 작전을 계획한 사람들은 그러한 생각을 못할 것임으로, 다리 폭파 작전은 취소되지 않을 것임을 그는 알고 있었다.

제31장

    로버트 조단과 마리아는 침낭 속에 함께 누워 있었다. 마리아가 몸이 아프다고 해, 그들은 사랑을 나누지 않았다. 로버트는, 다리 폭파 전야에 그녀가 아프다는 건 좋은 징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은 장차 마드리드에서 꾸려갈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리아는 그 다음 날 모두들 죽을 것이라는 필라르의 말을 했고, 로버트는 필라르의 신중하지 못한 그 말에 크게 분노했다.

    마리아는 그녀가 포로가 되었던 날을 이야기 했다. 파시스트들이 그녀의 부모를 벽에 세워 놓고 총살을 했다고 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 시의 시장이었고, 공화파를 위한 마지막 만세를 불렀다고 했다. 어머니는 공화파가 아니었기 때문에, 남편 만세를 외쳤다고 했다. 그들은 마리아의 두 갈래로 땋은 머리를 자르고, 그녀의 잘린 머리채로 재갈을 물린 다음, 옥도정기로 그녀의 이마에 프로레타리아 형제 동맹을 뜻하는 UHP라는 글자를 썼다고 했다. 그런 다음 아버지의 사무실로 데리고 가 여러 명이 번갈아 강간을 했다는 것이다.

    그 일로 인해 그녀가 임신을 못할 것이라는 말을 필라르가 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로버트는 그녀를 위로하며, 결혼을 약속했다. 그녀가 잠이 들자 로버트는, 공화파나 파시스트 모두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로 몸을 떨었다.

제32장

    한편 같은 날 밤, 카르코프는 파시스트 측 독일인 사령관이 다음 날 있을 공격 작전을 여러 사람들에게 알렸음을 알았다. 세고비아 인근에 주둔 중인 파시스트 군대에 반란이 일어나, 파시스트 공군이 자신들의 부대에 폭격 했다는 소식을, 러시아 이즈베스챠 특파원이 카르코프에게 알려 왔다.

    항가리 장군과의 대화에서 카르코프는, 그 독일 사령관이나 이즈베스챠 특파원의 경솔함에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그는 세고비아 근처에서 골츠 장군의 명령을 받고 작전 중인 로버트 조단이 걱정되었다. 항가리 장군은, 다리 폭파 작전에 관한 로버트 조단의 보고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카르코프는 장군과 헤어진 후, 곧 잠자리에 들었다. 그는 새벽 두 시에 일어나, 골츠 장군이 지휘하는 공격에 참가할 계획이었다.

제33장

    새벽 두 시에 필라르가 로버트 조단을 깨운 다음, 파블로가 다리 폭파에 사용할 뇌관을 가지고 도주를 했다고 알렸다. 그녀에게 다이나마이트를 지켜야할 책임이 있었기 때문에, 로버트는 화가 치밀었으나 참았다. 필라르는 책임감 때문에 괴로워했다. 로버트는 새벽 네 시에 일어나기로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제34장

    파시스트들이 고지를 점령하고 있었다. 고지 아래로 난 계곡은 어느 측도 점령을 못한 상태였지만, 다만 그곳에 있는 한 채의 농가와 그에 딸린 마구간과 부속 건물들은 파시스트가 요새화 하여, 초소로 사용하고 있었다. 로버트 조단의 서신을 골츠 장군에게 전하기 위해 길을 가는 안드레스는, 어둠 속에서 이 초소를 빙 돌아갔다. 어둠 속에서 그는, 총좌에 연결된 도화선의 위치를 알아내어, 그것을 피해 포플러 나뭇잎이 밤바람 속에 흔들리는 작은 시내를 따라 걸었다. 파시스트 초소인 농가로부터 수탉 울음소리가 들렸고, 뒤를 돌아보니 농가의 창틀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 포플러 나무 사이로 보였다. 사위가 조용하고 청명했다. 시내를 지나 초원으로 들어섰다. 초원에는 지난 해 7월 전투가 개시된 이후 그대로 방치된 채, 아무런 쓸모가 없는 네 개의 건초더미가 있었다. 두 개의 건초더미 사이에 설치한 도화선을 피하며, 안드레스는 그 건초더미가 얼마나 헛된 것인가를 생각했다. 다음 날 아침 공격으로 모두 없어질 것들이었다. 엘소르도의 죽음에 대한 복수인 것이다. 다음 날이면 남아 있는 것은 길 위의 먼지뿐일 것이다. 그는 편지를 전달한 후 돌아오는 길에, 그곳에서 벌어질 전투에 참가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게 진심이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가 그 편지를 전하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 안도감을 느꼈는데, 이는 그 다음 날 있을 전투의 현장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뜻했기 때문이었다.

제35장

    로버트 조단은 마리아 옆에 누워, 파블로에 대한 분노를 삭히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배낭으로부터 파블로가 뇌관을 훔칠 수 있도록 한 자신을 탓했다. 사람도 말도, 무기도 부족하고 다이나마이트 뇌관도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다리를 폭파해야 할지 고심했다. 그는 아직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잠든 마리아에게 속삭였다. 임무를 완수할 것이지만, 모두가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편한 잠이 그녀에게 주는 결혼 선물이라고 속삭였다.

제36장

    안드레스가 골츠 장군 사령부의 초소에 접근하자, 초병이 욕지거리를 하며 위협 사격을 해왔다. 가까스로 초병을 설득한 끝에, 자신의 임무가 합법적임을 밝혔다. 초병이 그의 총을 압수한 다음, 장군에게로 안내를 했다.

제37장

    로버트 조단과 마리아는 새벽 세 시까지 누워 있었다. 그가 마리아의 귀를 애무하자, 그녀가 잠에서 깨었다. 그들은 사랑을 나누었고, 다시 한 번 천지가 진동하는 기쁨을 느꼈다. 그 순간이 바로 "영광“이라고 마리아가 말했다. 서로를 알게 된 것이 정말 행운이라고 했다. 로버트는 마리아, 필라르, 안셀로, 아구스틴이 바로 가족이며, 그곳에서 그의 전 생애를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했다.

제38장

    새벽이 되기 전, 게릴라 대원들이 아침 식사를 하고 그날 있을 공격을 준비했다. 로버트는 파블로가 훔쳐간 뇌관 대신에, 수류탄을 사용하기로 했다. 전투원 수가 적고 따라서 공격은 실패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파블로에 대한 분노를 억지로 참고 있었다. 필라르는 로버트에게, 그의 손금을 본 후 불길한 점을 쳤던 일을 잊으라고 했다.

    파블로가 예상치 못하게 진지로 돌아왔다. 그는 훔쳐간 뇌관을 근처 강에 버린 다음, 가까운 게릴라 부대로부터 다섯 명의 전투원을 말과 함께 데리고 왔다. 그는 마음이 약해져 부대를 이탈했지만, 뇌관을 강에 버린 후 말할 수 없이 외로웠다고 했다. 필라르는 그가 유다(예수님을 배반한)와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녀는 물론 로버트 조단은 그가 돌아와 안도했다.

제39장

    진지의 천막을 거두어 접은 뒤 대원들은, 각자의 위치에 자리를 잡고, 다리 폭파 작전에 들어갔다. 요행을 믿은 건 아니었지만 로버트 조단은, 파블로의 귀환을 긍정적인 징후로 보았다. 그는 파블로 그리고 마리아와 간단한 대화를 나누었다. 필라르는 파블로를 따라온 다섯 사람 가운데 두 사람과 이미 안면이 있었다.

제40장

    로버트 조단의 편지를 가지고 골츠 장군 사령부로 간 안드레스는,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렸다. 군대식 관료주의 때문이었다. 그는 초소 대장 고메스 대위를 만났다. 대위의 안내로 여단장 사무실로 갔다. 고메스는 여단장 미란다 중령 면회를 요청했고, 여단장 부관은 무관심한 말투로, 여단장은 취침 중이며 깨울 수가 없다고 했다. 고메스가 총을 들어 부관을 위협하며 여단장을 빨리 깨우라고 했다. 조금 후 여단장이 나타났고, 그는 부관에게 명령하여 안드레스에게 보안증을 발급하라고 했고, 그의 명령에 따라 고메스는 안드레스를 데리고, 골츠 장군 사령부로 들어갈 수가 있었다.

제41장

    게릴라 대원들이 작전 장소로 이동을 하여 말에서 내렸다. 작전 중 말 관리는 마리아 책임이었다. 로버트 조단은 다시 한 번 필라르에게, 폭탄 터지는 소리를 듣기 전에는 공격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말에 필라르는 같은 소리를 몇 번씩 반복해서 말한다고 화를 냈다. 로버트는 파블로에게 행운을 빈다는 말과 함께 악수를 청했다. 어둠 속에서 두 손이 마주쳤다. 로버트는 파충류를 만진다는 느낌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렇지가 않았다. 굳은 악수였다. 동지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동지들 간 언제나 악수가 있었고, 볼에 키스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파블로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엄호를 잘 하겠다고 했다. 파블로는 뇌관을 버린 것을 사과하고,  로버트는 그 대신 말 다섯 필을 가져오지 않았느냐고 했다.

    로버트 조단은 마리아에게 다녀오겠다고 하며, 그녀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 울지 말고, 큰 폭발이 있을 것이니 놀라지 말라고 했다. 이에 마리아는 울지 않을 것이며, 빨리 돌아오라고 했다. 로버트는 어린 시절의 일이 떠올랐다. 처음 등교하던 날 그는 두렵기도 했고, 잘 갔다 오라는 아버지의 글썽이던 눈을 보고 당황했던 일이 있었다.

    로버트 조단과 안셀로, 아구스틴은 일행을 떠나 다리로 향했다. 로버트는 아구스틴이 기관총좌를 설치하도록 도왔고, 안셀모에게는 보초병을 어떻게 저격할 것인지 요령을 가르쳐 주었다. 그도 자리를 잡고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제42장

    안드레스와 고메스가 타고 가던 트럭이 고장 나, 그들은 골츠 장군의 사령부에 늦게 도착했다. 그곳에서 고메스는, 안면이 있는 군사 고문관 안드레 마르티에게, 골츠 장군과의 면담을 도와 달라고 했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해 다소 과대망상증에 걸린 마르티는, 그들을 파시스트로 의심을 하여 체포했다. 그러나 러시아 군대의 관료주의와 조직의 취약성 때문에, 그들이 제 때에 도착했더라도, 공화파의 공격 개시를 막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들이 체포당한 사실을 안 로버트 조단의 동료 카르코프가, 마르티에게 항의를 한 다음,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여, 안드레스와 고메스를 골츠 장군의 사령부로 보냈다. 그곳에서 두 사람은, 골츠 장군의 참모장 듀발을 만났다. 듀발은 공격 중단을 생각했지만, 자신은 그럴만한 결정권이 없었고 또 그 공격이 전쟁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도 없었다. 마침내 로버트 조단의 편지를 접한 골츠 장군은, 그 공격이 실패하리라는 걸 직감했으나, 중단시키기에는 이미 늦어 공중 폭격이 시작되고 있었다.

제43장

    새벽이 다가오고 있었다. 로버트 조단은 언제나 이 시간을 좋아했다. 해가 뜨기 전, 마치 서서히 밝아지는 빛의 일부가 된 듯, 그의 내면에 희색 빛 같은 그 무엇을 느끼는 것이다. 경사면 아래쪽에 서 있는 소나무들이 또렷이 눈에 들어왔다. 길 위의 안개 띠가 햇빛을 받아 빛나고 있었다. 그는 이슬에 젖어 있었고, 땅 바닥은 폭신폭신했다. 낙엽이 져 떨어진 갈색의 소나무 잎이, 땅을 덮고 있어서였다. 냇가에서 피어오른 안개 속으로 내를 가로질러, 그가 폭파할 강철 다리가 보였다. 다리 양쪽 끝에 초소가 있었다. 초소 안에 두터운 외투에 철모를 쓴 초병의 뒷모습이 보였다. 화덕에 손을 내밀어 불을 쬐고 있었다. 바위 사이를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고, 초소로부터는 희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안드레스는 골츠 장군을 만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다리를 폭파 시킬 수 있다면, 긴 호흡을 내쉬며 그것을 즐기겠다는 생각을 했다. 안드레스는 어찌 된 것일까? 임무를 완수하고 공격을 멈추게 한 것일까? 아무려나 문제될 것이 없었다. 공격이냐 아니냐에 관한 아무런 결정도 없고, 골츠 장군은 공격이 성공할 수 있다고 했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로버트 조단은 길 쪽을 보았고, 더 이상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소나무를 오르내리며 노는 다람쥐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작은 눈이 빛을 내며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나무 위로 올라 로버트를 내려다보더니, 이내 시야로부터 사라져 버렸다.

    그 때 갑자기 일련의 폭발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들은 산울림이 되어 뇌성처럼 들려왔고, 로버트 조단은 깊은 숨을 내쉰 다음 기관단총을 들었다. 총이 무거우니 팔이 경직되었으나 방아쇠에 손가락을 굳게 댔다. 폭격 소리를 들은 초소 안의 보초병이, 총을 들고 초소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로버트 조단의 눈에 들어왔다. 길 위에 선 보초병의 전신에 햇빛이 내리쬐고 있었다. 털모자를 삐딱하게 쓴 채 폭격기들을 올려다보는, 수염이 텁수룩한 얼굴이 햇빛 속에 보였다. 이제 안개가 걷혀, 로버트 조단은 그 병사의 얼굴을 또렷하게 볼 수 있었다. 로버트 조단은 마치 철사 줄로 가슴을 묶은 듯 숨이 막혔다. 그는 팔꿈치를 고정 시킨 채, 내키지 않는 느낌으로 노리쇠를 후진시킨 다음, 그 병사의 가슴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그는 어깨에 순간적으로 심한 반동을 느꼈고, 길 위의 그 병사는 크게 놀란 모습으로 무릎을 꿇은 뒤 이마를 땅에 박았다. 그의 옆에는 손목이 꺾인 채, 뒤틀린 손가락으로 방아쇠를 쥐고 있는 총이 놓여 있었다. 총은 착검이 되어 있었다.

    로버트 조단은 그로부터 시선을 돌려 반대 쪽 초소를 보았다. 초병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눈을 돌려 오른 쪽 경사면을 따라 아래쪽으로, 아구스틴이 매복한 장소를 보았다. 그 때 안셀모가 사격하는 총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는 골짜기를 타고 메아리가 되어 되돌아 왔다. 곧 안셀모의 두 번째 사격 소리가 들려왔다. 이 소리와 함께 다리 아래쪽에서 수류탄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다리 위 도로에서도 수류탄이 터졌고, 파블로의 자동소총 소리도 함께 들려왔다. 안셀모가 다리 끝 가파른 경사면을 기어오르고 있었다. 로버트 조단은 어깨에서 기관단총을 내린 다음, 소나무 뒤에 숨겨 두었던 두 개의 무거운 짐을 양팔에 들었다. 짐이 무거우니 어깨 근육이 당겨지는 느낌이었다. 그는 낮은 자세로 경사면을 따라 내려갔다.

    아구스틴이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초병을 사살한 일을 칭찬하는 소리였다. 곧 이어 안셀모의 총소리가 다리 끝으로부터 들려왔다. 그는 짐을 든 채, 초병의 시체를 지나 다리 쪽으로 뛰었다. 안셀모가 한 손에 카빈총을 든 채 다가와, 모든 것이 잘 되고 있다고 소리쳤다. 로버트 조단은 다리 중간 지점에서 무릎을 꿇고 짐을 풀었다. 로버트의 눈에, 흰 수염이 무성한 안셀모의 뺨에 난 상처가 보였다.

    로버트 조단은 교각을 타고 내려갔다. 다리 아래로부터는 물 흐르는 소리가, 다리 위에서는 총소리가 들려왔다. 다리의 강철 기둥은 차가웠지만, 그는 땀을 흘렸다. 그의 팔에는 철사 줄이, 팔목에는 가죽 끈에 매단 집게가 걸려 있었다.

    로버트 조단은, 안셀모로부터 다이나마이트 묶음을 넘겨받아 교각에 설치한 다음, 철사 줄로 단단히 고정 시켰다. 오직 다리 파괴만을 생각하며, 모든 일을  능숙한 솜씨로 신속하게 처리했다. 다리 위로부터 총소리가, 수류탄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이나마이트 묶음 위에 두 개의 수류탄을 나란히 놓은 다음, 집게를 사용하여 철사 줄로 단단히 묶었다. 폭약 설치를 끝낸 그는, 교각을 타고 올라 폭약을 건네 준 안셀모의 얼굴을 보았다. 안셀모의 선량한 얼굴이 망가져 있었다.

    다리 위에서는 필라르가 곤경에 처하고 있었다. 보초병 본부인 제재소로부터 총알이 날아오고 있었다. 이는 그 안에 누군가가 아직 있다는 말이었다. 제재소에는 커다란 톱밥 더미가 있었고, 오래된 톱밥 더미는 아주 좋은 방어벽이었다. 톱밥 더미 뒤에 틀림없이 몇 명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장갑차를 보유하고 있지 않기를  빌었다. 도대체 필라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약속과는 달리 그녀는 너무 일찍 사격을 했던 것이다. 필라르 전투원 가운데 엘라디오는 머리에 관통상을 당해 죽었고, 페르난도는 중상을 입었다. 그는 부상을 당했지만, 자진하여 다리 위에 혼자 남아 싸웠다.

    로버트는 다리 다른 쪽 끝에 또 다른 폭약 설치를 했고, 안셀모는 그 작업이 끝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적 트럭이 다리로 진입하는 순간, 다이나마이트를 폭발시켰다. 날아온 쇠 파편을 맞은 안셀모는, 그 자리에서 죽었다. 폭발 후 로버트 조단은 안셀모의 죽음이 너무나 애통했다.

    한편 말을 돌보고 있던 마리아는, 로버트가 안전하게 돌아오기를 기도했고, 그가 안전하다는 필라르의 말에 마음을 놓았다. 기관총 사수인 아구스틴은 안전했고, 파블로는 혼자 몸으로 돌아왔다. 그와 함께 했던 모든 게릴라 대원들은 죽은 것이다. 아구스틴은 파블로에게 말 때문에 그들을 죽인 게 아니냐고 따졌고, 이 말을 파블로는 부정하지 않았다.

    작전이 끝나 모두들 돌아왔다. 로버트 조단은 마리아를 포옹하며, 전투 중에도 여인에 대한 감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들은 말에 올라, 파블로의 안내에 따라 그레도스 산맥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로버트 조단은, 그 전날 그가 사살한 적 기병으로부터 노획한 말에 올랐다. 그는 마리아 바로 뒤, 대열의 맨 끝에 있었다.

    그들이 도로를 건널 때, 적탄이 날아와 로버트 조단이 탄 말을 맞혔고, 말에서 떨어진 그의 왼쪽 다리가 부러졌다. 그는 혼자 남아야 한다는 걸 알았음으로, 파블로에게 현명한 지휘를 부탁했다. 그런 다음 마리아에게 말하기를, 비록 뒤에 남지만 언제나 그녀와 함께 하고 있다는 걸 잊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아구스틴에게, 마리아를 잘 돌보아 달라는 부탁을 했다.

    혼자 남은 로버트 조단은 파시스트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는 죽어야 한다는 것이 좀 유감스럽기는 했지만 또한 지난 3일 동안 배운 것이 많고,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게 되어 기뻤다. 다리의 통증이 심했고, 잠시 자살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는 동료들이 도주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 파시스트와 전투를 벌이기로 했다.

   그는 점점 의식이 몽롱해지는 가운데, 접근해오는 파시스트 기병대를 보았다. 지휘자는 베르렌도 소위로, 엘소르도 게릴라 대원들의 목을 자르라고 명령한 자였다. 베르란도 소위는 말 발자국을 따라 경사면을 오르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엄숙하고 진지했다. 왼팔에 든 기관단총이 말안장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나무 뒤의 로버트 조단은 손이 떨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그는 소위가 햇빛이 비치는 곳, 소나무 숲과 초원이 만나는 곳에 이르기를 기다렸다. 소나무 잎으로 덮인 땅바닥에 닿은 그의 심장이 뛰고 있었다. (C)

-Translated into Korean by Hung S.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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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nest Hemingway(1899~1961);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Illinois주 Cicero에서 부친 Clarence Hemingway와 어머니 Grace Hemingway의 여섯 남매 중 두 번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그는 미시간주 북쪽 Walloon 호수의 가족 별장에서 여름을 보내곤 하였는데, 이는 그로 하여금 자연을 사랑하게끔 하는 동기가 되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에 이미 학교 교지에 글을 썼다. 1917년 고교 졸업 후, Kansas City Star지의 기자가 되었고, 이 때 습득한 신문 기사체의 글은 이후 그가 다양한 문체를 쓸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같은 해 그는 1차대전에 참전하기 위해 군복무를 지원했으나, 시력이 약해 거절당했다. 그러나 그는 적십자 구급부대에 자원을 했고 이에 따라 1918년 5월 이태리 전선으로 파견되었다. 그는 박격포 공격으로 부상을 당했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이태리 군부대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 같은 공로로 이태리 정부로부터 훈장(Silver Medal of Bravery)을 받았다. 그는 밀라노 적십자 병원에서 수개월 입원을 하였고 이때 간호원 Agnes von Kurowsky와 사랑에 빠졌다. 1919년 1월 그는 귀국을 했고, 곧 합류하리라 믿었던 그녀는 다른 남자를 따라갔고, 이로 인해 그가 받은 상처는 이후 그의 여러 작품에 반영되고 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 등장하는 마리아가 그 예이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전쟁의 후유증으로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시기에 그는 Hadley Richardson를 만나 결혼을 했고 슬하에 아들 Jack을 둔다. 그는 The Toronto Star의 해외 특파원으로, 파리로 파견되었다. 이 때 그리스-터기 전쟁을 취재했다. 이 시기에 그는 중요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가 있었다. 그가 거주한 몽빠르나스에서 게르루드 슈타인, 스콧 피체랄드, 에즈라 파운드 등 당시의 저명한 지성들을 만날 수가 있었다.

    1927년 그는 하들리와 이혼을 하고 Pauline Pfeiffer와 재혼을 했다. 그들은 플로리다 키웨스트로 이주를 했다. 그곳에서 두 아들 패트릭과 그레고리를 얻었다. 이 시기 그는 와이오밍이나 쿠바를 다니며 사냥과 낚시에 몰두했다. 그는 투우를 알기 위해 스페인을 잠시 방문했고,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후의 죽음(Death in the Afternoon,1932)”을 썼다. 1937년 그는 북미신문협회(The North American Newspaper Alliance)의 특파원으로 스페인 내전을 취재했다. 이때 Martha Gellhoorn을 만나 세 번째 결혼을 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썼다. 그는 2차대전에도 특파원으로 참전을 했고, 이때 만난 Mary Welsh와 네 번째 결혼을 했다.

    전쟁 후 그는 쿠바에 은거하며 글을 썼다. 이때 얻은 영감으로 ‘노인과 바다’를 썼고, 이 소설로 1952년 소설부분 풀리쳐 상을 받았다. 그는 여러 편의 소설로 1954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노벨위원회는 특히 그의 절제된 짧은 문장을 칭송했다. 그는 커다란 성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문학 동인들의 죽음, 비행기 사고, 지나친 음주에 따른 건강 악화로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또 쿠바에서의 생활 등으로 좌편향적이라는 오해를 사, CIA의 감시를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는 1961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Comments

  1. 헤밍웨이를 느낄 수 있는 고전문학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베토벤님의 번역본으로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스페인 내전을 겪은 뒤 이를 소재로 썼다는 이 작품은 전쟁의 참혹함과 허무함을 메시지로 전하면서 스토리는 주인공 남녀의 러브 스토리로 풀어가고 있네요.
    저에겐 소설보다도 게리 구퍼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주연으로 나왔던 영화가 더 머릿 속에 남아있기도 합니다.
    베토벤님이 서문에 서술해 주신 내용을 보니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 종은 학교 종이 아니라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교회의 조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여 책 제목의 정확한 번역에 대한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다 해요. 여러 견해 중 대략 '저 종은 누구의 죽음을 알리는가' 정도가 적당한 것이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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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헤밍웨이는 영국 성공회 사제였던 존 던(1572~1631)의 이 기도문에 영감을 얻어 시구인 'For Whom the Bell tolls'를 소설 제목으로 선택했다지요. 이 소설 제목이 요즘 돌아가는 모양새와 너무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어지러운 세상은 과연 누구를 위해 돌아가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라고요.

    코로나19 감염병이 장기화하면서 우리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상실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돌아가는 세상사 또한 온통 우울합니다. 국민의 아픔을 돌봐야 할 정치인들은 당리당략에 매몰돼 국민 고통은 안중에 없는 것 같고요. 정의마저 사그라지는 이런 절체절명의 시기에 우리는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사명은 무엇인가를 물어보지만 뚜렷한 길을 찾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종이 누구를 위해 울리는지 알려고 하지 말라'는 구절처럼 답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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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렇더라도 우리는 그저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 자기가 잘하는 일을 묵묵히 해내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난세는 이전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있겠지요. 하지만 시간은 가고있고 지구 또한 여전히 태양계를 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설이 길어서 망설이는 분들께 베토벤님의 짧은 번역본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강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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