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Jane Eyre
by
Charlotte Brontë
<Synopsis>
for More Read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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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진정한 사랑과 자율성. 도덕과 쾌락의 균형.
등장 인물:
제인 Jane Eyre:
소설의 주인공겸 화자. 지적이고 정직하며 평범한 소녀. 정의와 인간의 존엄, 도덕성의 편에 서 압제, 불평등, 고난과 싸우는 인물. 지적, 정서적 성취에 가치를 두며 성의 평등, 사회적 평등에 대한 신념과 여성, 가난한 자에 대한 빅토리안 영국의 편견에 저항하는 인물.
로체스터 Edward Rochester:
손필드 장원의 주인. 부유하고 열정적이나 비밀스런 삶의 배경을 가진 인물. 사회적 계급이나 재산, 격식 등에 개의치 않는 인물. 젊은 날의 무분별한 과오가 초래한 불행을 잊기 위해 유럽을 방황함. 불행한 결혼 생활로 동정을 받기도 하는 인물.
신진 St. John Rivers:
목사. 제인이 방황할 때의 후원자. 타인과의 관계에서 냉정하고 고압적인 인물. 야심에 몰입하는 인물. 로체스터의 적대자(옛날 사도 성 요한이 아닌 일반인 이름의 경우 “Sinjin”으로 발음했음)
리드 부인 Mrs. Reed:
제인의 가혹한 외숙모. 제인을 열 살 때까지 양육함. 남편이 자신들 자녀보다 제인을 더욱 아낌으로써, 그녀의 제인에 대한 적개심이 죽을 때까지 지속됨.
베시 Bessie Lee:
게이츠헤드의 하녀. 어린 제인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노래를 불러주며 보살피는 유일한 인물.
로이드 Mr. Lloyd:
약제사. 제인의 학교 입학을 권한 인물. 리드 부인의 모함으로부터 제인이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줌.
조지아나 Georgiana Reed:
제인의 아름다운 외사촌 자매. 리드 부인의 딸. 제인이 어렸을 때 학대를 하나, 이후 제인을 신뢰하며 친밀한 관계가 됨.
엘리자 Eliza Reed:
제인의 외사촌. 조지아나의 동생. 정의롭고 신앙심 깊은 여인. 수녀가 됨.
존 John Reed:
제인의 외사촌. 조지아나와 엘리자의 남동생. 어린 시절 제인에게 함부로 함. 성인이 되어 술과 도박에 탐닉함. 자살로 생을 마치는 인물.
헬렌 Helen Burns:
제인의 학우. 자제력으로 불행을 견디는 인물. 제인의 품에서 결핵으로 죽음.
브로클허스트 Mr. Brocklehurst:
잔혹하고 위선적인 로우드 학교 교장. 예수님의 고난을 설교하지만 학교 재산을 빼돌려 사치스런 생활을 하는 인물.
템플 Maria Temple:
로우드 학교 교장. 제인과 헬렌을 연민과 자비로 가르침. 제인의 첫 롤 모델이 되는 인물.
스캣처드 Miss Scatcherd:
로우드 학교 교사. 제인과 헬렌에게 가혹한 인물.
페어팩스 Alice Fairfax:
손필드 장원의 가정부. 괴이한 웃음소리에 대해 제인에게 알려준 인물.
버다 Bertha Mason:
로체스터의 아내. 흑인과 프랑스계 백인의 혼혈 여인으로 아름답고 부유하나, 후일 미쳐버리는 인물. 손필드의 숨겨진 방에서 그레이스 풀의 보호 하에 살아가는 인물. 화재로 불에 타 죽음.
풀 Grace Poole:
버다의 보호자. 빈번한 음주로 인한 주의 소홀로 버다가 제자리를 벗어나게 만드는 인물. 제인이 손필드에 처음 도착했을 때, 페어팩스 부인은 버다의 광기를 풀의 짓으로 돌려 말함.
아델 Adèle Varens:
손필드에서 제인이 가르친 아이. 로체스터의 연인이었던 세린느의 딸. 로체스터가 데려왔지만 자신의 딸로 여기지 않은,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은 아이.
세린느 Celine Varens:
프랑스인 가수 겸 무희. 로체스터의 연인이었으나 그에게 불성실하고 돈에만 관심이 있던 여인. 그로 인해 로체스터와 헤어진 인물.
리챠드 Richard Mason:
버다의 남동생. 손필드 방문 시 누이의 광기를 보고 상처를 받는 인물. 로체스터와 버다의 결혼을 폭로함으로써 제인과 로체스터의 결혼식을 무너뜨리는 인물.
브릭스 Mr. Briggs:
변호사. 리차드 메이슨을 도와 제인과 로체스터의 결혼을 방해한 인물. 제인의 삼촌 존 에어가 죽은 후 그녀를 찾아 유산을 상속 받도록 도와 준 인물.
블랑슈 잉람 Blanche Ingram:
아름다운 사교계 여인. 제인을 무시하고 돈 때문에 로체스터와 결혼을 시도하는 인물.
다이아나 Diana Rivers:
제인의 사촌. 마리아와 신진의 자매. 친절하고 지적인 여인. 신진과 인도 선교를 하지 말도록 설득하는 인물. 독립적이고 지적인 인물로 제인의 롤 모델.
마리아 Mary Rivers:
제인의 사촌. 다이아나와 신진의 자매. 친절하고 지적인 여인. 부친이 몰락한 다음 가정교사 일을 함. 다이아나와 마찬가지로 제인의 롤 모델.
로사 몬드 Rosamond Oliver:
부유한 올리버의 아름다운 딸. 제인이 일하는 학교에 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여인. 신진을 사랑했지만 결국 부자 그랜비와 결혼.
존 John Eyre:
제인의 삼촌. 제인에게 2만 파운드의 유산을 남기는 인물.
리드 Uncle Reed:
제인의 외삼촌. 리드 부인의 남편. 제인을 아끼고 사랑한 인물. 부인으로부터 제인을 잘 키우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인물. 그러나 리드 부인은 약속을 지키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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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어느 음울한 11월 오후, 부유한 리드 씨네 집 게이츠헤드의 응접실에 제인 에어라는 어린 소녀가 비위크가 지은 “영국 조류사”를 읽고 있었다. 제인의 외숙모인 리드 부인은 자신의 자녀들인 엘리자, 조지아나, 그리고 존이 제인과 함께 놀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존은 사나운 아이었는데, 제인이 가난한 집 고아로, 자기 어머니가 가엾이 여기어 함께 살게 되었다면서 툭하면 구박을 했다. 제인에게 책을 집어던져, 마침내 제인은 참지를 못하고 존과 싸움을 하기에 이르렀다. 리드 부인은 제인에게 책임이 있다면서, 남편이 죽음을 맞이했던 으스스한 “붉은 방”에 제인을 가두어 처벌키로 했다.
제2장:
하녀 애봇과 베시 리가 제인을 데리고 그 방으로 갔다. 제인은 온 힘을 다해 저항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방에 같힌 제인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초라하고 일그러진 모습을 보고는 충격을 받아, 그러한 상태에 이르게 되기까지의 일들을 돌이켜 보았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자신을 리드 외숙부가 그곳으로 데려왔고, 그가 죽을 때 아내 즉 리드 외숙모에게 제인을 친자식 돌보듯 하라는 유언도 남겼음을 알고 있었다. 약속을 깬 아내에게 복수하기 위해 외숙부의 유령이 갑자기 나타난 듯한 전율을 느꼈다. 제인이 무서워 비명을 질렀으나, 외숙모는 다만 제인이 처벌을 면하기 위해 그런다고 생각했다. 제인은 두려움 속에 탈진하여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제3장:
제인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침대에 누어있었다. 친절한 약제사 로이드 씨가 자신을 돌보고 있었다. 베시도 있었다. 그녀는 제인에게 함부로 하는 여주인 리드 부인을 책망하고 있었다. 제인은 며칠간 침대에 누워 지냈고, 베시가 곁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위로해주었다. 로이드 씨는 게이츠헤드의 생활에 관해 제인과 대화를 나누었다. 제인의 말을 들은 그는 곧 리드 부인에게 제인을 학교에 입학 시키라고 했다. 게이츠헤드를 떠날 수 있다는 생각에 제인은 너무나 기뻤다.
“붉은 방”에 누워 있던 동안 제인은, 베시와 애봇이 나누는 대화를 듣고 자신의 과거를 보다 잘 알게 되었다. 제인의 아버지는 가난한 목사였다. 제인의 어머니는 격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도 그와 결혼을 했던 것이다. 제인의 외할아버지는 말을 듣지 않는 딸에게 한 푼의 유산도 남기질 않았다. 결혼 1년 후 제인의 아버지는, 그의 교구가 있는 가난한 마을을 방문 도중 발진티푸스에 걸렸고 그의 아내도 남편으로부터 전염이 되어 한 달 만에 부부가 모두 죽었던 것이다.
제4장:
제인은 외숙모와 외사촌형제들의 학대를 견디며 학교 입학을 기다렸다. 마침내 로우드 여학교로부터 입학할 수 있다는 연락이 왔다. 제인은 학교 운영을 맡고 있는 엄한 인상의 브로클허스트 씨를 소개받았다. 그는 제인의 종교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했고, 시편이 지루하고 잘 모른다고 하자 화를 내었다. 제인이 거짓말을 하는 버릇이 있다고 그에게 외숙모가 말을 했고, 그는 그 말을 선생님들에게 알리겠다고 했다. 제인은 그 말을 듣고 너무나 깊은 상처를 받았으나, 어떻게 해야 외숙모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다.
제5장:
브로클허스트 씨를 만난 4일 후, 제인은 오전 6시에 마차를 타고 로우드를 향해 출발했다. 학교에 도착하니 날이 저물고 비가 왔다. 이제 새 거주지가 될 우중충한 건물로 들어갔다. 다음 날 급우들과 인사를 나누었고 일과표를 받았다. 일과표는 새벽부터 저녁 식사를 할 때까지 꽉 차있었다. 교장 선생님 미스 템플은 매우 친절했으나, 담임선생 미스 스캣처드는 화가 난 얼굴에 특히 헬렌 번스라는 어린 소녀에게 함부로 했다. 제인과 헬렌은 곧 친구가 되었다. 제인은 로우드가 고아 소녀들을 위한 자선 학교'라는 말을 헬렌으로부터 들었다. 이는 리드 외숙모가 아무런 경제적 부담 없이 자신을 이 학교로 보냈다는 걸 뜻했다. 또한 브로클허스트 씨가 학교 운영을 맡고 있으며, 미스 템플도 그에게 보고를 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제6장:
로우드에 도착한지 이틀 후, 물이 얼어 소녀들은 빨래를 할 수가 없었다. 제인은 그곳 생활이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 소녀들은 식사도 부족했고 과도한 일에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길고 긴 설교에 꼼짝 못하고 앉아 있어야 했다. 제인은 헬렌과 가까이 지냈고 특히 그녀가 아는 것이 많은데다가, 무엇보다도 스켓처드의 부당한 대우를 참을성 있게 견디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감동을 했다. 헬렌이 말하기를, 자신은 원수를 사랑하고 고난을 받아들이는 교리를 지키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제인은 그 같은 부당함을 순순히 받아들인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강한 반대를 했지만, 헬렌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헬렌은 자신이 공부에 열중할 때에 고향이나 가족 생각 등 백일몽이나 꾸는 가엾은 학생이라고 하면서, 엄격한 생활을 수행하지 못하는 자신은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제7장:
로우드에서 제인이 한 달을 지내는 동안, 브로클허스트 씨는 거의 학교를 떠나 있었다. 그가 돌아오자 제인은 마음이 대단히 불안했는데, 자신이 거짓말을 한다는 리드 외숙모의 모략을 그가 학교에 알리겠다고 한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제인이 실수로 식판을 떨어뜨리는 걸 본 그는 매우 화를 내며 조심성이 없다고 야단을 쳤다. 그러면서 네가 거짓말쟁이임을 학교에 알리고 올 터이니 그때까지 걸상 위에 서 있으라고 명령을 했다. 그날 내내 다른 학생들과 대화도 금지 시켰다. 그 같은 제인에게 헬렌이 지나가며 위로의 말을 하여 그 치욕의 날을 견딜 수 있게 해주었다.
제8장:
오후 다섯 시가 되어 학과가 끝나고 학생들이 흩어지자 마침내 제인은 바닥에 쓰러졌다. 말할 수 없는 치욕감에다 이제 학교에서 자신의 명예가 끝장이 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헬렌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거의 모든 소녀들이 제인의 편에서, 거짓말쟁이라는 그의 모략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제인은 미스 템플에게 자신은 거짓말쟁이가 아니며, 게이츠헤드에서 어린 시절 당한 고통을 이야기했다. 미스 템플은 제인의 말을 믿는 듯 로이드 씨에게 편지를 써, 제인의 말이 사실인지를 확인했다. 그녀는 제인과 헬렌에게 차와 과자를 주면서, 특히 제인에게 더 마음을 써 주었다. 며칠 후 제인의 말이 사실이라는 내용의 답장이 로이드 씨로부터 왔다. 미스 템플은 제인의 결백함을 공식적으로 선언하였다. 그렇게 해서 마음이 편해진 제인은 이제 공부에 열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미술에 뛰어났고 프랑스어 공부도 많은 진전이 있었다.
제9장:
봄이 되자 학교생활은 행복한 듯했다. 그러나 학교가 있는, 수목이 우거지고 습기 가 찬 작은 골짜기는 바로 발진티푸스의 진원지였다. 따듯한 기온으로 인해 반 이상의 소녀들이 병에 걸렸다. 제인은 병을 피할 수 있었고, 새 친구 마리아 앤 윌슨을 사귀었다. 발진티푸스는 아니지만 헬렌은 폐결핵에 걸려 죽어가고 있었다. 이에 제인은 크게 놀랐다. 어느 날 밤 제인은 헬렌이 누워 있는 미스 템플의 방으로 몰래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헬렌을 보기 위해서였다. 헬렌이 말하기를, 별로 고통스럽지도 않고 이제 고통을 뒤로 하고 이 세상을 하직하는 게 기쁘다고 했다. 그날 밤 헬렌이 죽었다. 그녀의 무덤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었지만, 15년 후 희색 대리석 판이 무덤위에 놓여졌다. 아마 제인이 놓았을 것이다. 그 판에는 라틴어로 “나는 다시 일어설 것이다” 라는 묘비명이 쓰여 있었다.
제10장:
학생들이 발진티푸스에 걸린 것은 브로클허스터의 태만한 학교 운영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따라서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섰다. 이후 학생들을 위한 여러 가지 환경이 개선되고, 이후 6년간 제인은 우수한 학생으로서 공부에 열중할 수 있었다. 졸업 후 로우드에서 교사로 2년간 근무를 한 후 제인은 학교를 떠나기로 했다. 미스 템플도 결혼을 하여 이미 학교를 떠난 상태였다. 제인은 가정교사로서의 일자리를 구했고, 곧 손필드라는 영지領地에 가정교사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곳으로 가기 전 베시가 제인을 찾아왔다. 그녀는 제인이 게이츠헤드를 떠난 후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 했다. 조지아나는 에드윈 비어'라는 남자와 몰래 사랑의 도피를 하려고 했지만, 엘리자가 그 사실을 리드 외숙모에게 고자질을 하여 실패를 했다고 했다. 존은 방탕한 생활을 한다고 했다. 제인의 작은 삼촌 존 에어가 7년 전 게이츠헤드에 나타나, 제인의 행방을 물었다고 했다. 로우드로 온 것을 알고 찾아오려 했으나 시간이 없어 오지를 못했고, 돈벌이를 위해 마데이라 섬으로 갔다고 했다. 제인과 헤어진 베시는 게이츠헤드로 돌아갔고, 제인은 새로운 생활을 찾아 손필드로 떠났다.
제11장
제인은 밀코트에서 마차를 탔고, 그날 밤 마침내 손필드에 도착했다. 어둠 속에서 집의 모습을 분간하기 어려웠지만, 편안하고 쾌적한 분위기라는 걸 알았다. 단정한 차림새의 나이든 페어팩스 부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부인은 편지에서 짐작한 것과는 달리 여주인이 아니고 하녀였다. 주인 로체스터 씨는 자주 여행을 하기 때문에, 페어팩스 부인에게 집 관리를 맡기고 있었다. 제인은 여덟 살짜리 프랑스 소녀 아델을 가르치게 될 것임을 알았다. 소녀의 어머니는 가수 겸 무희였다. 페어팩스 부인의 말에 따르면, 로체스터 씨는 기이한 인물로 폭력적인 가정사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때 돌연 집안을 울리는, 이상하고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페어팩스 부인이 하녀 그레이스를 불러, 시끄러운 소리를 내지 말 것과 지시 사항을 어기지 말라고 했다. 그레이스가 물러나자 페어팩스 부인이 말하기를, 그레이스는 침모로서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라고 했다.
제12장:
손필드에서의 생활은 비교적 쾌적하고 편했다. 아델은 버르장머리가 없고 때로는 까다로웠지만, 공부에 열의가 있었다. 그럼에도 제인은 마음을 놓지 못했다. 몇 달이 지난 후 어느 날 밤, 창가에 앉아 달맞이를 하고 있는데 말 한 마리가 다가오는 것이 눈에 띄었다. 언젠가 베시가 말한, 밤길 여행자를 겁주기 위해 노새나 개, 말로 모습을 바꾸는 가이트래쉬(Gytrash: 영국 전설에 등장하는 검은 개) 생각이 났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개가 옆에 따라왔다. 말에 사람이 타고 있었다. 제인의 눈앞을 조금 지나가던 말이 얼음판을 밟고 미끄러지자, 말에 타고 있던 사람이 낙마를 했다. 제인이 달려가 그 남자를 일으켜 세우며 자신을 소개했다. 중키에 가슴이 넓고, 검은 얼굴에 치켜진 눈썹이 화가 난 인상이었다. 서른다섯 살은 되었을까 하는 중년의 남자였다. 집안으로 다시 들어 온 제인은 곧 페어팩스 부인에게로 갔다. 그곳에 가 보니 양탄자 위에 말을 따라온 개가 누워 있었다. 제인의 물음에 부인이 대답하기를, 그 개는 로체스터 씨가 기르는 파이롯이라고 했다. 그는 방금 전 집으로 돌아왔는데, 말에서 떨어져 발목을 삐었다고 했다. 다름아닌 로체스터 씨였다.
제13장:
다음 날 로체스터 씨는 제인과 아델에게 함께 차를 마시자고 했다. 그는 무뚝뚝하고 차가웠지만, 제인의 그림을 보고는 즐거워했다. 그가 차갑고 변덕스럽다고 제인이 페어팩스 부인에게 말하자, 부인은 그의 개인적인 어려움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는 가족으로부터 따돌림을 받은 일이 있고, 따라서 부친이 사망하자 그의 형이 손필드를 상속 받았다고 했다. 형이 죽자 로체스터가 손필드 주인이 된지 이제 9년이 되었다고 했다.
제14장:
로체스터가 손필드에 도착한 처음 며칠간, 제인은 그를 볼 수가 없었다. 어느 날 저녁 로체스터는 식사 후 제인과 아델을 불렀다. 그는 아델이 오랜 동안 갖고 싶어 했던 선물을 주었고, 제인과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었다. 자신이 매력적이냐는 질문에, 제인은 무심코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가 횡설수설하자, 취한 것으로 제인은 생각했다. 자신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그의 명령에 제인은 당황을 했는데, 특히 그와의 관계가 단순히 가정교사 일이 아니라는 그의 말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죄의 개념이나 용서, 부활 등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아델의 엄마에 관한 말에 제인은 흥미가 일었고, 로체스터는 다음 기회에 자신의 일을 말하겠다고 했다.
제15장:
얼마 후 로제스터는 지난 번 약속한대로, 자신과 아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아델의 어머니인 프랑스 인 세린느 바렌즈와 오랜 세월의 관계가 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가수 겸 무희라고 했다. 그녀가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은 걸 알고 헤어졌다고 했다. 아델이 그의 딸임을 세린느가 주장하지만 그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아델이 자신을 닮은 데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렇지만 세린느가 아델을 포기하자, 자신이 영국으로 데려와 잘 키우고 있다고 했다.
로체스터가 이야기한 그의 과거로 자신이 빠져든다는 생각에 제인은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그때 손톱으로 벽을 긁는 듯한 이상한 소리가 들렸고, 곧 복도로부터 괴이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려 밖을 보니, 로체스터의 방으로부터 연기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제인이 달려가 보니 그의 침대 커튼에 불이 붙고 있었다. 물을 끼얹어 불을 껐다. 그의 생명을 구한 것이다. 그는 3층으로 방을 옮겼다. 이상한 일이었다. 그는 이상한 말을 하기도 했다. 그가 생각한대로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이상한 웃음소리를 듣지 않았느냐고 제인에게 물었다. 그레이스 풀이 그런 식으로 웃는 걸 들었다고 제인이 대답했고, 이에 대해 로체스터도 바로 그렇다고 했다. 제인에게 생명을 구해주어 고맙다는 말과, 그 사건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다.
제16장:
다음 날 아침, 전날 밤의 비극적인 화재 사건이 아무 일이 없었던 듯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제인은 경악했다. 하인들은 그가 촛불을 켜놓고 잠이 들었다고 믿었고, 그레이스 풀도 죄의식을 느끼거나 참회를 하지 않았다. 살인의도가 분명한 그 화재사건이 그처럼 간과되고 있음을 제인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무슨 이유일까? 그녀는 로체스터에게 동정심이 갔다. 그가 며칠 동안 손필드를 떠나게 되자 걱정이 되었다. 그는 블랑슈 잉람이라는 아름다운 부인과 동반하여, 어느 파티에 참석코자 집을 비운 것이다. 제인은 그 소식을 듣고 실망한 자신을 꾸짖었다. 그녀는 자신이 초상화를 그려 주었던 아름다운 블랑슈 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게 먹었다.
제17장:
로체스터는 일주일 동안 집을 비웠다. 그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고 유럽 대륙으로 떠날 것이라는 걸 알고 제인은 낙담을 했다. 페어팩스 부인에 따르면, 그는 일 년 이상 그곳에 머무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주일 후 부인은 로체스터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3일 후 여러 명의 손님과 함께 오리라는 내용이었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제인은, 그 이상하고 자폐적인 그레이스 풀이 다른 하인들과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일상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가 높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다른 하인들의 말을 엿들을 수도 있었다. 결국 제인은, 손필드에서 그레이스 풀의 역할에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는 확신을 했다.
마침내 로체스터는 우아하고 귀족적인 손님들을 데리고 돌아왔다. 제인은 그들과 합류하여 지켜보았다. 손님 중에는 블랑슈 잉람과 그녀의 어머니가 있었고, 그녀들은 제인을 하찮게 보았다. 제인은 그 자리를 떠나려 했지만, 로체스터가 만류를 했다. 그러나 그녀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본 그는, 마지못해 허락을 했다. 그러면서 손님들이 머무는 동안 매일 저녁 응접실로 와야만 한다고 했다. 그녀와 헤어지는 자리에서 그는 미끄러져 넘어지는 시늉을 하며, 안녕이라는 말을 하고는 입술을 깨물었다.
제18장:
며칠 동안 손님들이 머물렀다. 로체스터와 블랑슈는 셔레이드 게임(Charade game: 몸짓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말로 맞추는 놀이)의 한 팀이었다. 제인은 그들의 몸짓을 보고, 서로 사랑은 하지 않으나 곧 결혼을 하리라는 생각을 했다. 블랑슈는 로체스터의 재산을 보고, 로체스터는 그녀의 아름다움과 사회적 위치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메이슨이라는 낯선 사람이 손필드에 왔다. 멍한 눈에 행동이 느린 그를 보고 제인은 싫어했지만, 그를 통해 로체스터가 한 때 서인도제도에 살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또 어느 날 저녁 한 집시 여인이 찾아와 점을 쳐주겠다고 했다. 블랑슈가 먼저 점을 쳤고, 점괘를 들은 그녀는 크게 실망을 하는 눈치였다.
제19장:
그 다음 제인 차례였다. 별로 믿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점괘를 들은 그녀는 크게 고무되었다. 점쟁이는 제인에 대해 많은 것을 아는 듯했고, 곧 행복해질 것이라고 했다. 또 블랑슈에게는, 로체스터는 그녀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부자가 아니라는 말도 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블랑슈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고 했다. 집시 점쟁이가 낮은 소리로 제인의 운명을 말했고, 알고 보니 그 집시 여인은 다름 아닌 변장을 한 로체스터였다. 제인이 크게 놀라 자신을 속인 그를 꾸짖었다. 제인은 그 집시 여인이 그레이스 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긴 했었다. 며칠 후 메이슨 씨가 찾아 왔고, 로체스터는 크게 당황하는 눈치였다.
제20장:
그날 밤 제인은 도움을 요청하는 비명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로체스터의 방으로 달려갔다. 하인들이 몰려 왔다. 로체스터는 다만 어떤 하인이 악몽을 꾸며 지른 소리라고 했다. 그들이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자 로체스터는 제인을 찾았다. 그녀의 도움이 필요하며, 피를 무서워하느냐고 물었다. 그를 따라 3층으로 올라가 보니, 메이슨 씨가 팔을 칼에 찔려 피를 흘리고 있었다. 제인에게 지혈을 하라고 시킨 다음 로체스터는,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하고 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고, 제인은 맞은 편 진열장 문에 그려진, 사도들과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 그림을 보았다. 로체스터가 의사를 데리고 왔고, 제인에게 아래층에 가서 약을 가져오라고 했다. 그는 그 약을 메이슨에게 주면서, 한 시간 정도 약효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 다음, 로체스터와 제인은 정원을 함께 걸었다. 그는 제인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남자가 되어 먼 나라에서 동기야 어떻든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가정해보라고 했다. 그 잘못은 범죄는 아니지만 일생을 통해 큰 오점으로 남는 잘못이라고 했다. 이제 속죄를 하고 구원을 받아, 아내와 함께 도덕적인 삶을 살기로 했지만 사회적 관습이 용납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 관습은 단순한 것으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 경우 그 관습을 안 지켜도 되는지 제인에게 물었다. 이에 대해 그녀는, 그에 대한 답은 사람이 아닌 하느님께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분명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한 로체스터는, 블랑슈와의 결혼이 틀림없는 구원을 가져올 수 있을지 제인에게 물었다. 그러나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
제21장:
꿈속에서 어린 아이들을 보면 불길하다는 이야기를 제인은 들어 알고 있었다. 일곱 번 꿈을 꾸었는데 매번 아기들이 보였다. 외사촌 존 리드가 자살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리드 외숙모는 뇌졸중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제인은 곧 게이츠헤드로 돌아가 베시와 합류했다. 엘리자와 조지아나와도 물론 재회를 했다. 엘리자는 소박한 여성으로 수녀원으로 들어갈 계획이었고, 조지아나는 언제나 마찬가지로 예뻤다. 그녀가 어떤 젊은이와 사랑의 도피 행각을 벌리려고 했지만, 엘리자의 방해로 실패한 후 두 자매간의 관계는 원만치가 않았다. 제인은 리드 외숙모 내외간을 화해시키려고 했지만, 죽음을 앞둔 노부인은 고인이 된 남편에 대해 아직도 적개심이 가득했다. 어느 날 리드 외숙모는 제인의 삼촌 존 에어가 제인에게 보낸 편지를 건넸다. 제인을 양녀로 받아들이고 모든 유산을 상속하겠다는 내용이었다. 3년 전에 보낸 편지였다. 악의에 찬 외숙모가 그동안 움켜쥐고 건네주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지만 제인은 죽어가는 노부인과 좋은 관계를 원했다. 그러나 부인은 제인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 날 밤 죽었다.
제22장:
엘리자는 제인과 함께 지내기를 원했으므로, 제인은 그녀의 뜻에 따라 게이츠헤드에 한 달을 더 머무르게 되었다. 마침내 조지아나는 그녀의 삼촌을 따라 런던으로 갔고, 엘리자는 수녀원으로 들어가기 위해 프랑스로 갔다. 조지아나는 부자와 결혼을 했고, 엘리자는 후일 수녀원장이 되었다. 게이츠헤드에서 제인은 페어팩스 부인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이제 손님들이 떠났고 로체스터는 새 마차를 사기 위해 런던으로 갔다는 사연이었다. 새 마차를 산다는 건, 그가 블랑슈와의 결혼을 뜻하는 표시였다. 손필드로 떠나며 제인은 로체스터를 다시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또한 그가 결혼 후 자신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 되었다. 밀코트 역으로부터 손필드로 걸어가던 중 제인은 로체스터를 만나 깜짝 놀랐다. 왜 그처럼 오랜 동안 손필드를 떠나 있었는지를 그가 물었고, 당황한 제인은 외숙모가 돌아가셔서 그렇게 되었다고 대답했다. 그는 새 마차를 산 소식을 들었느냐고 하면서, 그것을 보고 “로체스터 부인”에게 알맞은 마차인지 말해 달라고 했다. 어쨌든 제인은, 로체스터를 다시 만나 행복을 느끼는 자신이 놀라웠다. 그가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와 기쁘고, 그의 집은 자신의 집과 마찬가지라고 그에게 말했다. 페어팩스 부인이나 아델, 그리고 하인들도 제인을 따듯하게 맞아주었다.
제23장:
두 주일간의 행복한 시간을 보낸 후, 제인은 정원에서 로체스터를 만났다. 함께 산책을 하자는 그의 요청에 따라 제인이 승낙을 한 것이다. 그는 블랑슈 잉람과 결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인을 위해서는 아일랜드에 가정교사 자리를 알아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제인은, 손필드로부터 아일랜드는 너무 멀어 걱정이라고 했다. 그들은 도토리나무 밑 벤치에 앉았다. 오늘밤 이곳에 평화롭게 앉아 있지만, 이제 그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로체스터가 말했다. 그러면서 제인과 어떤 영성의 끈으로 묶여 있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 말에 제인은 흐느끼면서,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지만, 이제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제인이 사랑을 고백하자 놀랍게도 그는 아내가 되어 달라고 했다. 그가 희롱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을 했지만 그는, 블랑슈와의 결혼을 말한 것은 제인의 질투심을 떠보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그의 말을 확신한 제인은 기쁜 마음으로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폭풍우가 몰아쳐 두 연인은 비속을 뚫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로체스터는 제인이 비에 젖은 옷을 벗도록 도왔고, 이제 그녀와 키스를 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페어팩스 부인이 놀란 듯 자신들을 지켜보는 모습이 제인의 눈에 들어왔다. 그날 밤 도토리나무가 벼락을 맞아 쓰러졌다. 그 밑 벤치에 그들이 앉았던 나무이다.
제24장:
제인과 로체스터의 결혼 준비는 원만히 진행되지가 않았다. 페어팩스 부인은 제인을 차갑게 대했는데, 두 사람이 키스할 당시 이미 그들 간에 결혼 약속이 있었던 것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고 난 후에도 부인은 그들의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다. 제인은 로체스터가 자신을 제인 로체스터로 부르자, 마음이 흔들리고 겁이 났다. 모든 일이 마치 백일몽을 꾸는 듯, 동화 속 이야기 같았다. 정말 로체스터는 그녀를 신데렐라로 만들려고 애를 썼다. 그녀의 새로운 사회적 지위에 걸 맞는, 보석으로 치장한 결혼 예복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에 제인은 겁이 났다. 결혼이 실제로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녀는 마데이라의 존 에어 삼촌에게 편지를 썼다. 자신이 삼촌의 재산 상속자라면, 그 유산으로 로체스터와 대등한 위치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었다. 이렇게 해서 그녀는 로체스터와의 결혼이 문제가 될 것 없다는 생각을 했다.
제25장:
결혼식 전날 밤, 제인은 로체스터를 기다렸다. 그는 30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두 세 개 농장에 일이 있어 갔던 것이다. 조바심이 난 그녀는 과수원으로 나갔다. 벼락을 맞은 나무가 쓰러져 있었다. 로체스터가 돌아왔고, 그녀는 그가 없을 때 일어났던 이상한 일들을 그에게 말했다. 그 전날 밤 제인이 입을 결혼 예복이 도착했고, 로체스터가 제인에게 선물한 값비싼 면사포도 있었다고 했다. 그날 밤 제인은 이상한 꿈을 꾸었는데, 어린 아기를 품에 안은 채 길고 구불구불한 길을 걸어 로체스터를 향해 가는 꿈이었다. 로체스터는 무의미한 꿈이라고 무시했다. 제인은 다시 꿈 이야기를 했다. 몸의 균형을 잃고 아기를 땅에 떨어뜨리는 꿈이었다. 꿈이 뒤숭숭하여 잠이 깬 그녀는, 옷장 안에서 무엇인가 부스럭거리는 낌새를 느꼈다고 했다. 다름 아닌 이상하고 야비한 모습의 여자가 그녀의 면사포를 찢고 있었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로체스터는, 그레이스풀이 틀림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또한 반은 꿈, 반은 현실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 말을 한 다음, 결혼 후 일 년 하루가 지난 다음 모든 일을 자세히 말하겠다고 했다. 그날 밤 제인은 아델과 함께 잤는데, 잠자고 있는 그 아이와 이제 곧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눈물을 흘렸다.
제26장:
소피의 도움을 받아 제인은 드레스를 입고 로체스터와 함께 교회로 갔다. 가는 길에 있는 교회 묘지에서, 낯이 선 두 남자가 묘비명을 읽고 있는 모습이 제인의 눈에 들어왔다. 제인과 로체스터가 교회에 들어섰고, 그 두 사람도 따라 들어왔다. 주례 목사가 그 결혼에 대해 이의가 있는지 하객들에게 물었고, 그때 낯선 한 남자가 말하기를 그 결혼은 무효라고 했다. 그 혼인엔 중대한 법적 문제가 있다고 했다. 로체스터는 예식을 계속할 것을 주장했지만, 그 이상한 남자는 로체스터가 이미 15년 전 자마이카에서 결혼을 하여, 크레올 (Creole: 프랑스인과 흑인 혼혈)여인을 아내로 두고 있다고 했다. 그는 런던에서 온 변호사 브릭스 ,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로체스터가 리챠드 메이슨의 누이 버다와 결혼관계에 있음을 증명하는, 메이슨 씨가 서명한 편지를 제시했다. 메이슨 씨가 앞으로 나와 브릭스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로체스터는 더듬거리는 말투로 잠깐 화를 낸 다음, 자신의 아내가 살아 있으며, 제인과의 결혼은 둘째 아내를 얻기 위해서라고 했다. 사실 그의 아내는 미친 여자로, 그레이스 풀의 보호 하에 가두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누구도 그녀의 존재를 알 수가 없었다. 그는 말하기를, 사람들이 와서 그녀를 보면, 왜 자신이 또 결혼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를 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당시의 상황을 제인이 기록해 놓은 것이다.
"그의 말에 따라, 사람들이 그녀를 보기 위해 손필드로 몰려가, 그녀가 있는 3층으로 올라갔다. 그녀가 오빠 메이슨을 물고 칼로 찌른 방을 로체스터가 가리켰다. 그런 다음 문을 가려 놓은 걸개를 걷었다. 걸개 뒤 숨겨진 방에, 그레이스 풀의 보호 하에 버다가 있었다."
방 끝 어두움 속에, 앞뒤로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것이 무엇인지, 사람인지 동물인지 첫 눈에 알 수가 없었다. 네 발로 기는 듯했다. 무슨 이상한 짐승처럼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달려들 듯 하기도 했다. 옷을 겹겹이 입은 채, 어둠 속에서 말의 갈기처럼 흘러내린 희끗희끗한 머리털 속에 머리와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버다가 달려와 로체스터의 목을 조르려 했고, 로체스터는 버다의 그런 행동이야말로 그들 부부간 유일한 포옹 방식이라고 했다. 제인은 메이슨, 브릭스와 함께 그곳을 떠났다. 브릭스가 말하기를, 제인의 삼촌 존 에어가 메이슨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로체스터가 제인과 결혼하려는 걸 알았다고 했다. 삼촌과 메이슨은 지인관계로, 메이슨이 자마이카로 돌아가던 중 마데이라에 들려 제인의 편지를 존에게 전했던 것이다. 죽음을 앞에 둔 존이 메이슨에게 부탁하기를, 빨리 영국으로 돌아가 제인을 도와주라고 했다는 것이다.
결혼식 하객들이 떠난 후 제인은 방에 틀어박혀 말할 수 없는 슬픔에 빠졌다.
열정적이고 장래가 촉망되던, 새색시가 될 뻔했던 그녀는 이제 다시 외롭고 가여운 소녀로 되돌아 온 것이다. 생각해보면 자신의 책임도 아닌 그 결혼식은, 그녀의 생애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부당한 일이었다. 제인은 하느님께 도움을 구하는 기도를 드렸다.
제27장:
잠시 눈을 붙인 후 깨어난 제인은, 손필드를 떠나야 한다는 걸 알았다. 방문을 나서니, 로체스터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해칠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말하며 용서를 빌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용서를 했으나, 침묵했다. 그리고 갑자기 현기증이 일었다. 쓰러지려는 찰라 로체스터가 그녀를 붙들고 서재로 데리고 간 다음, 의자에 앉혔다. 그런 다음 새로운 제안을 했다. 함께 영국을 떠나 프랑스 남부로 가자고 했다. 그곳에서 부부로 새로운 삶을 꾸릴 수가 있다고 했다. 그의 이 같은 제안을 제인은 거절했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하던, 버다가 살아 있는 한 자신은 그의 정부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로체스터는 왜 자신이 독신자로 속일 수밖에 없었던 지에 관해 그녀에게 설명을 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긴 이야기를 시작했다.
재산 분할을 싫어했던 그의 부친은 전 재산을 장남인 로우랜드에게 상속을 했고, 로체스터는 버다와의 결혼을 위해 자마이카로 보냈다. 그녀는 3만 파운드에 달하는 엄청난 재산의 상속녀였다. 버다는 아름다운 처녀였고, 술과 놀기 좋아하는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 그녀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결혼을 했던 것이다. 결혼 얼마 후 그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한 장모 즉 버다의 어머니가 죽은 것이 아니라, 정신병원에서 보내고 있음을 알았다. 버다의 남동생은 벙어리에다가 바보였다. 로체스터의 부친이나 형은 이미 버다 집안의 유전적 소질을 알고 있었지만, 로체스터의 결혼을 추진한 것은 바로 그 재산 때문이었다. 버다도 곧 성품이 들어났는데, 상스럽고 심술궂은데다가 폭발적인 성격에 마음 내키는 대로 했다. 이처럼 지나친 성격은, 그녀에게 잠복해 있던 광증을 보다 빨리 폭발 시킨 원인이었다. 그즈음 로체스터의 부친과 형은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였고, 그에게 남은 것은 오직 엄청난 재산과 미쳐버린 아내뿐이었다. 그는 자살을 생각했지만, 마음을 바꿔 영국으로 돌아왔다. 버다도 데리고 왔다. 그녀의 병을 감추기 위해, 안전하고 편한 방에서 지내도록 했다. 그리고는 그레이스 풀을 고용하여 보살피도록 했던 것이다. 그 후 로체스터는 마음을 잃고, 유럽 대륙 이곳저곳을 사랑을 찾아 헤맸다. 그것도 마음대로 안 되자 그는 방탕에 빠지게 되었다. 여자를 만날 때마다 실망을 했다고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여자를 손에 넣는 일은 “노예를 사는 것 못지않게”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그런 다음 제인을 만났는데, 처음부터 마음이 끌렸다고 했다.
제인은 마음이 찢어지는 듯했다. 그를 꾸짖어 더 이상 불행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았다. “이 세상에서 누가 너를 돌볼 것인가?” 라는 내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로체스터 만큼 자신을 알아 준 남자가 또 있었던가? 외롭고 무시당한 삶 끝에 자신을 사랑해준 첫 남자를 이제 떠나야 할지 말지도 몰랐다. 그러나 고통스럽지만 옳다고 생각한 것을 따른다면, 남부끄럽지 않을 것이라는 양심의 소리가 들려왔다. 제인은 로체스터에게 떠나야겠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그의 뺨에 입을 맞추며 하느님의 은총이 내리시길 빈다고 했다.
그날 밤 제인은 꿈속에서 어머니를 보았는데, 유혹으로부터 벗어나 빨리 도망을 가라고 했다. 제인은 돈지갑을 챙긴 다음, 계단을 몰래 내려와 손필드를 벗어났다.
제28장:
손필드를 떠난 후 이틀이 지난 저녁 무렵, 제인이 탄 역마차의 마부가 위트코스라는 곳에 그녀를 내려놓았다. 그녀가 지불한 차비로는 더 이상 갈 수가 없다고 했다. 제인에겐 더 이상 돈이 없었다. 역마차는 떠나고, 깜빡 잊고 역마차에 짐도 놓고 내렸다. 홀로 남게 된 그녀는 이제 길거리에서 잘 수밖에 없었다. 기도를 하며 뜬 눈으로 밤을 보냈다. 다음 날 가까운 마을로 가 먹을 것과 일자리를 구했다. 어떤 농부가 빵 한 덩어리를 주었다. 또 하루가 지났다. 습지 건너 멀리 불빛이 보였다. 불빛을 따라 어느 농가에 이르렀다. 창문 안으로 들여다보니 두 젊은 여성이 독일어 공부를, 하녀는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대화로 보아 하녀의 이름은 한나, 그리고 우아한 두 여성은 다이아나와 마리아'라는 걸 알 수가 있었다. 그들은 신진이라는 남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인이 문을 노크하자, 한나는 들이기를 거절했다. 지치고 고통스러웠던 제인은 문가에 그대로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이제 죽을 수밖에 없고, 하느님을 믿으니 이제 그 뜻을 따르기로 했다. 그 말에 대꾸하듯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든 인간은 죽게 마련이나 또한 모든 인간이 거리를 방황하다 일찍 죽도록 벌을 받는 것은 아니라며, 바로 당신의 경우라고 했다. 신진의 목소리였다. 그는 다이아나와 마리아의 형제였다. 세 남매는 제인에게 음식과 잠자리를 마련해주었다. 몇 가지를 물었고, 제인은 “제인 엘리엇”이라는 가명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제29장:
그들의 도움을 받아 제인은 3일 동안 침대에 누워 몸조리를 했다. 나흘 째 되던 날 건강을 회복한 그녀는 빵 굽는 냄새를 따라 부엌으로 갔다. 그곳에 한나가 있었다. 제인은 자신이 거지가 아니었고, 도움을 요청했을 때 그런 식으로 문전박대를 해서야 되겠느냐고 묻자 한나가 사과를 했다. 한나는 그 집의 내력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그곳은 신진의 아버지 리버스 씨 집이며, 신진은 목사로 다른 곳에서 산다고 했다. 리버스 씨는 사업에 실패하여 재산을 모두 잃었다고 했다. 두 자매는 제인이 그린 그림을 좋아했고, 그녀에게 많은 책을 주어 읽도록 했다. 한편 신진은, 제인에게 불친절한 것은 아니었지만 거리를 두고 무관심했다. 한 달 후 다이아나와 마리아는 원래의 일자리로 돌아가야 했다. 신진은 제인에게 일자리를 찾아 주었는데, 모톤 마을에 있는 가난한 집 소녀들을 위한 자선학교를 운영하는 일이었다. 그가 새로 세운 학교였다. 보수도 작고 가르칠 과목은 많아 힘이 들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곧 그만 둘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제인은 수락했다. 그 아이들을 도와 쓸모 있는 사람들로 키우겠다고 했다. 다이아나와 마리아는 신진이 해외 선교를 위해 영국을 떠나지 않을까 의구심을 품었다. 한편, 그들의 대화를 통해 제인은, 리버스 씨가 사업에 실패한 이유는 동생 존 때문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제31장:
모톤 마을의 로사몬드 올리버는 많은 재산을 상속받은 부자로, 제인이 살 수 있도록 조그만 집을 마련해 주었다. 제인은 가르치기 시작했으나 유감스럽게도 보람이 없고 실망스러웠다. 어느 날 신진이 찾아와 그도 그렇다고 말하며,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고 이제 하느님의 부름을 받아 선교의 길을 걷겠다고 했다. 그 때 로사몬드가 나타나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들이 주고받는 말을 듣고 제인은, 그들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걸 알았다.
제32장:
제인은 학생들과 가까워졌고, 그들의 사랑을 받았다. 인기가 대단했다. 그러나 밤이 되면 로체스터가 나타나는 악몽으로 시달렸다. 그녀는 신진과 로사몬드의 관계를 계속 관심을 가지고 보았다. 로사몬드가 학교에 오면 언제나 신진이 나타났다. 그녀는 제인에게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부탁했고, 그래서 그 초상화를 그리던 날 신진이 찾아왔다. 그는 제인에게 월터 스코트 경(Walter Scott: 1771-1832, 스코트랜드 출신의 소설가 겸 시인, 역사학자)의 시집 “소품(Marmion)"을 선물했다. 그는 로사몬드와의 결혼을 분명하게 말했다. 그녀를 사랑하며, 그녀의 아름다움이 매혹적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세속적인 일들로 자신의 성스러운 임무를 저버릴 수는 없다고 했다. 그 말을 한 다음 그는 제인이 그리고 있는 화지 끝을 조금 잘라 가졌다. 제인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묘한 표정을 짓더니 곧 그 자리를 떠났다.
제33장:
어느 눈 오는 밤 제인은 신진이 선물한 시집을 읽고 있었다. 그때 신진이 찾아왔다. 조금 거북해 하는 태도로 말하기를, 손필드에서 가정교사로 있던 어느 고아 소녀가 있었는데, 에드워드 로체스터와 결혼식을 올릴 찰라에 도주를 하였다는 것이다. 그 가정교사의 이름은 제인 에어'라고 했다. 그때까지 제인은 자신의 과거를 감추고, 이름도 가명을 쓰고 있었다. 분명 제인을 의심하고 하는 말이었지만, 그 자리에서 그녀는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그 소녀를 찾는 일이 대단한 중요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브릭스 '라는 변호사로부터 받았다고 했다. 제인은 로체스터의 안부에 관한 내용이 있는지에만 관심이 있었지만, 신진은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제인을 찾아야 하는 것이, 그녀의 삼촌 존 에어가 죽으면서 2만 파운드'라는 엄청난 유산을 그녀에게 남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제인은 신진이 이미 자신에 대해 알고 있다는 생각에,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어떻게 알았느냐고 제인이 물었고, 이에 대해 신진은, 그 전날 그가 찢어낸 조그만 화지 쪽지에 쓰여진 그녀의 서명을 보고 알았다고 했다. 어찌해서 브릭스가 그에게 편지를 보냈느냐고 물었고, 이 물음에 신진은, 비록 그 전에는 몰랐지만, 이제 제인이 자신의 사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제인의 삼촌 존 에어의 성은 자신의 성인 신진 에어 리버스와 같다고 했다. 오랜 세월 끝에 마침내 가족을 만났다는 기쁨에 제인은 어쩔 줄을 몰랐다. 제인은 사촌들과 유산을 공평히 상속키로 하고 다이아나, 마리아, 신진과 함께 각자 5천 파운드 씩 나누어 가졌다.
제34장: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 중 제인은 휴교를 하고, 새로 찾은 사촌들과 함께 “습지 변두리 집”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제인이 학교를 발전시킨데 대하여 다이아나와 마리아는 대단히 기뻐했지만 신진은 달랐다. 언제나 마찬가지로 제인에게 냉정하고 멀리했다. 그가 말하기를, 로사몬드가 그랜비'라는 어느 부자와 약혼을 했다고 했다. 어느 날 그는 제인에게 독일어 공부를 중단하고, 자기와 함께 힌두어를 배우자고 했다. 그는 인도로 선교를 갈 계획으로, 힌두어를 공부하는 중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제인에 대한 그의 영향력은 점점 절대적으로 되어 갔다. 이렇게 해서 제인은 공허하고 슬펐다. 마침내 그는 제인에게 아내가 되어, 인도로 함께 가 선교 활동을 하자고 했다. 이에 대해 제인은, 인도로 가 선교 활동을 할 수는 있으나 아내는 되어 줄 수 없다고 했다.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계속 결혼을 고집했다. 자신의 제안을 거부하는 것은 기독교 신앙을 거역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제35장:
신진이 계속 압박을 가해왔다. 제인은 가능한 최대한의 친절한 말로 그의 청을 거절했지만, 오히려 그러한 친절은 그를 더욱 고무시켰다. 막무가내였다. 아내가 되어 인도로 함께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다이아나가 말하기를, 그와 함께 인도로 가는 것은 바보짓이라고 했다. 자신의 일을 위해 제인을 도구로 이용하려는 수작이라고 했다. 저녁 식사 후 신진이 제인을 위해 기도를 했는데, 그 언변에 제인은 겁이 날 정도로 압도 당했다. 어쩔 수 없이 그와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 로체스터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치 멀리서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듯 했다. 어떤 운명적이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믿음이 들었고, 그 순간 그녀에 대한 신진의 최면이 깨진 것이다.
제36장:
제인은 전날 밤 겪은 초자연적인 경험을 깊이 생각해보았다.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실제로 로체스터의 목소리가 아닐까 했다. 실제로 그가 곤경에 처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제인은 손필드로 가는 역마차에 올랐다. 로체스터가 보고 싶었다. 그곳을 떠난 후 일 년 만에, 자신을 삶을 그처럼 바꾸어 놓은, 그녀가 걸어 온 길들을 회상했다. 절망적이고 외로우며 가난했던 제인은 이제 친척도 있고, 가족과 재산도 갖게 된 것이다.
마차에서 내려 달려가 보니 놀랍게도 손필드는 재가 되어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기 위해 제인은 로체스터 암스 여관으로 달려갔다. 그곳에서 몇 달 전 버다 메이슨이 불을 질렀다는 사실을 알았다. 로체스터는 하인들을 구했고, 아내를 구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에 휩싸이자 그녀는 지붕에서 뛰어내렸다고 했다. 불 속에서 로체스터는 팔을 하나 잃고 장님이 되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 존과 마리아 두 늙은 하인과 함께 숲속 깊이 위치한 펀딘이라는 집에 살고 있다고 했다.
제37장:
제인은 그곳으로 갔다. 멀리서 보니, 로체스터가 비가 오는 창밖으로 손을 내밀고 있었다. 몸은 전과 같았으나 얼굴은 절망과 수심이 가득했다. 그가 몸을 돌려 집안으로 들어갔고, 제인은 그 집으로 다가갔다. 문을 두드렸다. 마리아가 문을 열었다. 제인이 앞을 못 보는 로체스터에게 접시를 가져갔다. 자신의 앞에 제인이 있다는 걸 알아챈 그는, 그녀의 영혼이나 귀신이 와 말을 거는 것으로 생각으나 곧 그녀의 손을 잡은 다음 포옹을 했다. 다시는 그를 떠나지 않겠다고 제인은 속삭였다.
다음 날 아침, 두 사람은 숲속을 걸으며 제인은 지난 일 년 간 자신이 겪은 일들을 이야기했다. 신진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했다. 로체스터는 결혼을 해달라고 다시 말했고, 제인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이제야 그들은 버다 메이슨의 유령으로부터 벗어난 것이다.
로체스터는 며칠 전 밤, 절망 속에서 제인의 이름을 불렀고, 그녀의 대답을 들은 것 같았다는 말을 했다. 제인은 연약한 상태의 그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 “습지 변두리 집”에서 들었던 그의 목소리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제38장:
제인과 로체스터는 주례 목사와 교회 서기 이외의 아무런 증인 없이 결혼식을 올렸다. 신진은 그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마리아와 다이아나는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제인은 학교로 아델을 찾아가 보니, 행복치 않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여 제인은, 아델을 좀 더 좋은 학교로 전학을 시켰다. 아델은 쾌활하고 부드러운 젊은 여성으로 잘 자랐다.
로체스터와 결혼 후 10년이 지나 제인은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썼다. 말할 수 없이 행복이 넘치는 글이었다. 두 사람은 누가 우위라 할 것 없이 동등하게 살았고, 제인은 로체스터가 보이지 않는 눈과 싸우는 걸 도왔다. 2년 후 로체스터의 한쪽 눈이 시력을 되찾았고, 첫 아들이 태어났다. 로체스터는 이제 아기를 볼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다이아나와 마리아도 결혼을 했고, 신진은 계획한대로 인도로 갔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는 내용이 담긴 마지막 편지를 보내왔다. 그로부터 또 편지를 받을 것이라고 믿지도 않았지만, 그의 죽음을 슬퍼하지도 않을 터였다. 그는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했고, 하느님의 사업을 수행했기 때문이었다. 제인은 그가 편지에서 말한 기도문의 구절을 끝으로 책을 마감했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에게 빨리 임하시기를, 아멘”. (C)
by Hung S.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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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롯 브론테 (Charlotte Brontë: 1816 – 1855):
영국 요크셔 Thornton에서 Patrick Brontë와 Maria Branwell 의 6녀1남( Maria, Elizabeth, Charlotte, Emily, Anne, and Branwell)가운데 셋째 딸로 태어남. 부친 패트릭은 영국 성공회 목사였음. 샤롯이 다섯 살 때 어머니 Maria 가 암으로 사망함. 따라서 아이들은 이모 Elizabeth Branwell 이 양육함.
1824년 샤롯이 여덟 살 때, Maria, Elizabeth, Emily 와 함께 Cowan Bridge 학교에 입학하였으나, 곧 이어 유행한 폐결핵으로 마리아와 엘리자베스가 죽음으로써 샤롯과 에밀리는 집으로 돌아옴. 몇 년 후 샤롯은 Roe Head 학교로 재입학을 했고, 졸업 후 교사가 되었으나 몇 년 후 부유한 Sidgewick 가문의 가정교사가 됨. 그러나 곧 그만 둠. 그 후 스스로 학교를 세우고자 했으나, 쉽지 않다는 걸 알고 다시 가정교사가 됨. 가정교사 일에 또 실망한 샤롯은 자매들과 함께 학교 설립을 준비함.
비록 학교 설립엔 실패하였지만, 그들의 문학적 작업은 성과를 거두기 시작함. 어린 시절부터 문학적 소양이 있었던 그녀들은 마침내 에밀리, 앤, 샤롯이 소설가로 등장하게 됨. 그들은 익명으로( Charlotte’은 Currer Bell, Emily는 Ellis, Anne 는 Acton Bell 로) 공동 시집을 발표함. 사람들에게 시집이 알려지자 각자 독립적인 작가의 길을 걷게 됨. 1847년 앤과 에밀리는 각각 걸작을 발표하나, 샤롯의 첫 소설 “The Professor"은 원하는 출판사가 없어 그녀 생전 출판을 못함. 그해 말 “제인 에어”를 발표함. 이 소설은 성차별, 사회적 계급 차별이라는 착취적인 빅토리안 영국을 비판한 소설로 그 시대 가장 성공적인 소설의 하나였음.
“제인 에어”의 성공 후 샤롯은 자신의 실명을 밝힘. 1849년 “Shirley"를 발표함. 그 해 영국 문학가 협회 명예회원이 됨. 그러나 1848년 에밀리와 브랜스웰, 1849년 앤 등 형제자매가 사망하자, 그녀는 고독감과 절망감에 빠짐. 1854년 목사 Arthur Nicholls와 결혼하였으나, 그를 사랑하지는 않았음. 1855년 임신 중이었던 그녀는 폐염으로 사망함.
중학교때 '제인 에어'를 읽고.. 불우하지만 강인하고 이지적인 '제인'과 어둡고 무뚝뚝한 '로체스터'의 운명과도 같은 사랑 이야기에 퐁당 빠져서 여러번 읽었답니다. 영국에 살면서 제인 에어를 쓴 샬롯 브론테의 고향 하워스를 여행했었는데(하워스는 폭풍의 언덕으로 더 유명한 곳), 브론테 자매가 살았던 산과 들(특히 사방을 둘러싼 지평선은 항상 똑같은 구불구불한 언덕으로 구성), 교회와 학교등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서 소설 속의 장소가 바로 이 곳이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주인공들이 그대로 튀어나올 것 같았습니다.
ReplyDelete세계 안에서 많은 소설 속의 장소들이 실제로 존재하지만 하워스만큼 소설 속의 장소와 실제 장소가 그리 많이 변하지 않은 곳도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하워스는 브론테 자매의 흔적을 빼고는 특별히 볼거리는 없는 곳이지만, 하워스로 가는 길이 참으로 유서 깊고 고풍스러워서 영국의 중세를 향해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을 준답니다.
제인 에어는 자신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결코 굴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제인을 혐오하고 비하할 때마다 제인은 오히려 강인해졌고, 결코 꺾이지 않는 자존심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제인 에어는 피나는 노력을 했습니다. 끊임없이 공부했고, 책을 읽었고, 그림을 그리고 세상을 관찰했죠. 제인 에어의 반짝이는 지성이 상처 입은 그녀 자신의 영혼을 구원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ReplyDelete제인 에어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 치고 제인이 로체스터와 사랑에 빠진다는 걸 또한 모르는 이는 없을 것입니다. 그녀가 그를 한 번 떠난 적 있지만 결국 다시 돌아왔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언제나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길 원하는 제인 에어, 그런 제인 에어가 선택한 사랑. 어찌 이 사랑을 응원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브론테 자매의 용기와 열정을 여전히 간직한 하워스는 현재도 많은 이들의 방문을 기다리며 그 당시 ‘여자는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없다’는 견고한 사회적 통념의 유리천장을 깨부수어 버린 눈부신 브론테 자매들의 용기를 보여주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베토벤님이 소개해 주신 제인에어를 읽으며, 타임머신을 타고 영국의 19세기 속으로 다시 날아가 보는 설레임에 감사를 드립니다.
ReplyDelete네,
ReplyDelete지아님,
영국에서도 사셨군요.
제인 에어는 자전적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당시 절대왕정의 가치체계에 비판적인 소설을 썼다는 건,
시대를 앞선 용기와 선구자적 개척 정신의 소유자였다는 걸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들에 의해 역사가 발전하는 것이겠지요.
넓으신 견문에 토대한 좋은 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