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초상
The Portrait of a Lady
by
Henry James
<Synopsis>
for More Readings;
~~~~~~~~~~~~~
등장인물:
이사벨 Isabel Archer;
뉴욕 Albany 출신. 영국 귀족의 유산을 상속 받은 소설의 여주인공. 그 유산으로 인해 악마 같은 길버트 오스몬드와 결혼을 하여 그의 먹이가 되는 불행한 여인. 개인의 독립과 사회적 편견과의 갈등에 직면하는 여인.
오스몬드 Gilbert Osmond;
재산도 사회적 지위도 없는 잔혹하고 자기도취적인 인물. 이사벨을 유혹하여 결혼을 하는 남자. 예술품 수집가.
멀 부인 Madame Merle;
세련되고 우아하나 속임수에 능한 미망인. 오스몬드와 이사벨의 결혼을 성사시켜 이사벨의 재산과 생명을 그의 손아귀에 떨어지게 하는 여인. 오스몬드의 연인.
랠프 Ralph Touchett;
이사벨의 사촌. 결핵 환자. 이사벨이 많은 상속을 받도록 한 인물. 이사벨을 통해 삶을 체현하려는 인물. 소설의 도덕적인 중심인물.
워버튼 Lord Warburton;
이사벨을 사랑한 귀족.
캐스파 Caspar Goodwood;
이사벨에게 가장 헌신적인 구혼자. 카리스마, 단순성, 능력이 있으나 정밀함을 결여한 인물. 미국에 대한 작가의 관점을 상징하는 인물.
헨리에타 Henrietta Stackpole;
이사벨의 독립심 강한 친구. 여자가 행복하려면 남자가 필요 없다는 믿음을 가진 저너리스트. 미국의 민주적 가치를 상징하는 인물.
터쳇 부인 Mrs. Touchett;
이사벨의 숙모. 불요불굴의 독립적인 노부인. 이사벨을 유럽으로 데리고 온 인물. 터쳇 씨의 부인으로 랠프의 어머니. 남편과 별거, 이태리 플로렌스에 거주.
팬지 Pansy Osmond;
길버트 오스몬드의 순종적이고 온순한 딸. 수녀원에서 성장한 인물. 어머니가 어렸을 때 죽었다고 생각했으나, 친모는 아버지의 오랜 연인이었던 멀 부인인 인물.
로지어 Edward Rosier;
파리 거주 불운한 미국인 예술품 수집가. 팬지를 사랑하나 부유한 귀족과 결혼을 원하는 팬지 부친으로 인해 실패하는 인물.
터쳇 씨 Mr. Touchett;
부유한 미국인 은행가. 랠프의 부친. 가든 코트의 주인으로 재산을 랠프와 이사벨에게 똑 같이 유산으로 남기는 인물.
밴틀링 Mr. Bantling;
헨리에타를 호위하여 유럽 여행을 하는 인물. 결국 그녀와 결혼을 하는 남자.
제미니 백작부인 Countess Gemini;
오스몬드의 누이. 기혼 여인들에 대한 입방아로 자신의 결혼 실패를 감추는 여인.
~~~~~~~~~~~~~~~~
제1~3장:
미국인 은행가 터쳇 씨가 주인으로 에드워드VI세 때 지은 영국의 어느 시골의 오래된 장원莊園인 가든 코트에서 티타임이 있었다. 터쳇 씨가 커다란 찻잔을 들고 잔디에 앉아 있고, 병색이 완연한 그의 아들과 젊은 영국 남자가 이따금씩 그가 편안한지 보살피고 있었다. 터쳇 노인은 늘 편안했다고 했다. 노인의 말에 젊은 영국인 워버튼 경은 익살스러운 말로 편안하면 지루하다고 했다. 노인의 아들인 랠프가 말하기를 워버튼 경은 매사를 지루하게 여기는 듯하다고 했다. 그의 말에 워버튼은 당신이야 말로 언제나 냉소적이지만 실제로는 꽤나 명랑한 사람이라고 대꾸했다. 노인은 워버튼 경이 "재미있는“ 여자와 결혼을 하면 인생이 더욱 재미있을 것이라고 했다. 노인의 이 말에 아들은, 노인의 결혼이 행복하지 않았음을 알고는 침묵했다. 워버튼 경은 어떤 여인이 ”재미 있는“ 여인인지 의문이 들었다.
노인은 아내 터쳇 부인이 미국 방문을 끝내고 곧 돌아올 것이며, 조카딸 이사벨을 데리고 와 영국에 머무르게 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워버튼에게 그녀와 사랑에 빠지지 말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랠프는 모친이 미국에서 겨울을 보내고 돌아올 예정이며 조카 딸을 만나 데리고 올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자 워버튼이 그녀에 대해 물었고 랠프는 아는 바 없다고, 어머니가 전보로 알려왔는데 생략이 많아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먼저 온 전보도 있었는데 "호텔 바꿨음, 나쁨, 불친절...이곳으로 회신" 같은 내용으로 자신도 부친도 무슨 뜻인지 혼란이 일었다고 했다. 터쳇 씨는 오늘 날 미국 처녀들이란 모두가 약혼을 하는데 어떻게 보이든 누구나 개의치 않고 행동한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농담조로 자기 조카딸과 사랑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랠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관문 가까이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고, 머리를 들어 보니 어느 젊은 여인이 막 들어오고 있었다. 여인은 조그만 개를 데리고 있었다.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그가 다가가자 여인은 사촌 이사벨이라며 자기소개를 했다. 그러면서 숙모와 함께 방금 도착했다고 했다. 좋은 집이라고 칭찬을 하는 말도 했다. 랠프가 부친과 워버튼 경을 소개하겠다고 하자 그녀는 좋은 곳에서 귀족을 만나게 되어 꿈과 같다고 했다.
랠프가 그녀를 부친에게 소개했다. 터쳇 노인은 인사의 입맞춤을 하고 아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물었다. 자기 방으로 갔다고 이사벨이 대답했다. 터쳇 씨는 이제 일주일 간 아내를 못 볼 것으로 생각하여 얼굴을 찡그렸다. 그러나 이사벨은 부인이 만찬에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을 했다. 주위를 돌아보며 이사벨은, 그 고색창연한 장원이 지금까지 본 어느 장원보다 아름답다고 했다. 워버튼 경은 자신의 튜더 장원을 보여주겠다고 했고, 투쳇 씨와는 누구의 장원이 더 아름다운지 농담을 주고받았다. 랠프는 개를 좋아하는지 이사벨에게 물으며 개를 한 마리 주겠다고 했다. 그녀는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 그 개를 기르겠다고 했다. 얼마 동안 머무를지를 랠프가 물었고, 영국을 떠나 플로렌스로 여행을 가야하기 때문에 그것은 숙부 터쳇 씨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이사벨이 대답했다. 랠프가 볼 때 이사벨은 자신을 위한 일을 남의 결정에 맡기는 여자가 아니었다. 그녀도 자신은 스스로 처리하는 독립적인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왜 그들이 지금까지 만난 적이 없는지 물었고, 이사벨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자기 부친과 터쳇 씨 간에 다툼이 있었다고 했다. 터쳇 씨는 이사벨에게 오랜 동안 미국을 여행한 아내에 대해 물었다. 이사벨이 이야기를 시작하자 워버튼 경은 랠프에게 말하기를 매우 “재미있는” 여인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 여인은 바로 이사벨이라고 했다.
터쳇 부인은 일 년 간 미국 여행을 했고, 다만 플로렌스의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영국을 잠깐 방문한 것이다. 그녀는 남편과 매년 한 달 정도 보내긴 하지만 결혼 첫해부터 별거해왔다. 부인이 이사벨을 방문했을 때 그녀는 소녀로서 무제한 접근이 허락되었던 할머니 집 서재에서 독서를 하고 있었다. 그 집은 바로 이사벨 교육을 위한 본거지였다. 터쳇 부인은 이사벨을 플로렌스로 초청을 했고, 이사벨은 자신이 늘 순종적이지는 않다고 하며 그 초청을 받아들였다.
제4~7장:
이사벨은 세 자매 가운데 언제나 지적인 인물로 여겨졌다. 에디스는 가장 예뻤고, 릴리안은 가장 분별력이 있었다. 릴리안은 변호사와 결혼하여 뉴욕에 살고 있는데 이사벨을 돌보는 일이 자신의 의무라고 여겼다. 그녀의 남편 에드먼드는 이사벨을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릴리언이 자기 계발을 위한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유럽여행을 하겠다고 하자 에드먼드는 그럴 필요 없다고, 이미 타고난 자질이 있다고 했다.
유럽으로 떠나기 전날 밤 이사벨은 방에 홀로 앉아 자신의 삶을 생각해보았다. 오랜 세월 조바심을 하며 살아 왔고 이제 좀 뭔가를 바꾸고 싶었다. 이러한 소망은 그녀가 유럽 여행을 해야겠다는 걸 깨달은 후 점점 간절해졌다. 자신의 삶이 행운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불쾌한 일을 겪은 적도 없고 불운이란 흥미로운 일이 아닐까 생각도 해보았다. 아끼고 사랑했던 부친도 있었다. 딸들에 대한 아버지의 지나친 교육열을 다른 사람들이 흉을 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사벨은 자신의 독립심을 지극히 자랑스러워했다. 결혼도 생각해보았다. 지나치게 독서에 열중한다고 사람들에게 알려져 구혼자도 별로 없었다. 겁에 질려 모두들 제물에 물러선 것이다. 그 때 카스파 굿우드가 도착했음을 하녀가 알렸다. 이사벨이 가장 좋아하는 그녀의 구혼자였다. 그녀가 아래층으로 내려가 그와 대화를 했다. 그러나 그는 실망한 채로 곧 가버렸다.
랠프 터쳇이 어머니의 방으로 가 어머니를 만났다. 랠프는 소년일 때 은행원인 아버지를 따라 영국에 처음 왔었다. 그의 부친은 영국에 남기로 했지만 아들은 미국으로 보내 교육을 시키고 싶어 했다. 하바드 졸업 후 랠프는 옥스퍼드를 다녔고, 그래서 부친의 은행을 인수하려면 어느 정도의 영국인이 되어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랠프는 부친이 원하는 바는 무엇이든지 해야 할 터였고 부친을 최고의 친구로 생각하며 존경하고 있었다. 옥스퍼드 졸업 후 2년간 여행을 한 다음 은행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악화되는 폐병으로 인하여 곧 일을 그만두게 되어 환자로서 생활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인생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하고 있었던 랠프는 삶이란 마치 잘 못 번역된 좋은 책을 읽는 것과 같다고 했다. 랠프는 사촌 이사벨에 깊이 사로잡혀 있었다. 그는 어머니에게 그녀를 데리고 유럽 어느 곳을 여행할 계획인지를 물었다.
터쳇 부인은 이사벨이 결정할 것이라고 했지만, 파리로 가 옷 구경을 하고 가을에 플로렌스로 가고 싶다고 했다. 이사벨과는 서로 마음이 통하며 그래서 그녀와 함께할 수가 있다고 했다. 다만 문제는 이사벨이 자기 몫의 여행 경비를 자신이 지불하겠다고 하여, 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렇게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래서 터쳇 부인은 실제로 모든 경비를 자신이 담당하면서도 이사벨로 하여금 자신의 경비는 자신이 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도록 속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랠프는 이사벨의 뛰어난 점이 무엇인가를 알고 싶어 했고, 터쳇 부인은 워버튼 경의 말을 빌려 남자를 유혹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워버튼은 이사벨을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랠프는 그녀의 남편감을 골라 줄 계획이냐고 어머니에게 물었고, 터쳇 부인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날 밤 저녁 식사 후 랠프는 이사벨에게 그림을 보여주었다. 그림을 좋아한 그는 이사벨도 그림에 안목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그 장원에 나타나는 유령을 보여 달라고 했지만 랠프는 고통을 겪어 본 사람만이 그 유령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자신은 유령을 보았으나 이사벨은 너무 어리고 순결하여 유령을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사벨은 두렵지 않다고 했다.
이사벨은 많은 시간을 자신에 대해 생각했고주변의 누구보다도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확고한 자기 확신과 자신의 선함에 대한 특별한 신념이 있었다. 그녀는 고난을 겪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고, 자신의 도덕적 본성을 잃음이 없이 그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었으면 했다. 그녀는 친구 헨리에타 스탁폴과 자신을 비교하곤 했다. 그녀는 이사벨보다 독립적인 여자로 결혼에 대한 불신을 공공연히 말하는 뉴욕 인터뷰어지 기자였다. 이사벨은 영국에서 보내는 시간이 즐거웠다. 가끔 잔디에 앉아 있는 터쳇 씨를 찾아 자신이 읽은 책으로부터 알아낸 영국인으로서의 이득이 무엇인지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고, 그것은 이득이 아닌 무시무시한 전통과 계급에 대한 강박관념이라는 게 이사벨의 주장이었으나, 터쳇 씨는 영국에서 미국인이라는 건 어떤 특정 계급과 연대를 맺는 게 아니라는 걸 뜻한다고 했다.
이사벨은 영국 정치에 대해 랠프와 대화를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사벨은 영국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으나 미국에 대해서는 극히 방어적이었다. 그녀는 랠프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는데, 그가 깊은 생각과 감정을 숨기면서 모든 걸 희화화 한다는 걸 알았다. 그로서는 이사벨을 끊임없이 생각했고, 혹시 그녀를 사랑하는 게 아닌가도 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녀는 다만 바라보기만 하되 들어가지는 않는 아름다운 빌딩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녀의 개성은 존경스러웠다. 대부분의 여성들의 삶이 남자들의 결정에 좌우되지만, 이사벨은 자신의 생각과 계획을 가지고 있는 확신에 찬 인물이었다.
어느 날 워버튼 경이 찾아왔다. 이사벨은 그가 이야기 속의 로맨틱한 영웅과 같다는 생각을 하며 그를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 저녁 식사 후 그들은 터쳇 부인과 함께 대화를 나누었다. 부인은 이제 잠자리에 들자고 했고, 이사벨은 아래층에 내려가 랠프와 워버튼과 더 대화를 나누겠다고 했다. 두 여인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부인은 젊은 여자 혼자 두 젊은 남자와 함께 밤늦도록 앉아 있는 건 옳지 못하다고 했다. 이사벨이 부인의 말을 받아들여 부인과 함께 이층으로 올라갔다. 이사벨은 부인에게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을 몰랐다고 하며 사회적 관습에 반하는 행동이 있으면 언제라도 말해 달라고 했다. 그 관습을 알게 되면 그에 따를 것인지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8–11장:
워버튼 경은 이사벨에게 완전히 사로잡혀 있었다. 그는 터쳇 부인에게 이사벨이 자신의 록스라이 장원을 방문토록 허락해 달라고 했다. 여기서 그는 이사벨에게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하고 미국과 영국의 정치에 대해서도 토론했다. 이사벨은 자신의 정치 상황에 대한 이해를 많은 부분 워버튼이 알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어쨌든 그가 영국 귀족에게는 드믄 사회의 진보와 개혁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있다는 사실에 감명을 받았다. 나중에 그녀는 워버튼에 관해 랠프에게 물었고 그 질문에 랠프는 워버튼에 대해 유감이지만 귀족이라는 걸 좋아하면서도 귀족제도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터쳇 씨의 생각도 같았다. 하원의 많은 자유주의자들처럼 워버튼은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잃음이 없이 사회개혁을 원한다고 했다. 터쳇 씨에 따르면 그러한 종류의 정치는 부유계층이 즐기는 사치품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리고 이사벨에게 농담조로 말하기를 워버튼은 순교자가 되기를 원한다며 그와 사랑에 빠지지 말라고 했다.
워버튼 경에게는 미혼의 두 여동생이 있었는데 그녀들이 가든 코트로 이사벨을 방문했다. 그녀들은 귀족의 딸들로서 생각이 없이 단순하고 사치스런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이사벨은 그녀들이 예쁘고 그 복잡하지 않은 생활이 부럽기도 했다. 랠프는 이사벨이 그러한 일상적인 삶에서 결코 행복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하며그녀들을 좋아하는 이사벨을 놀려댔다. 이사벨은 록스라이 장원으로 그녀들을 방문하여, 그녀들을 더 잘 알아보기 위해 정치는 물론 진지한 주제로 토론을 했다. 그리고 그녀들의 생각은 오빠와 같다는 것, 오랜 세월 그 가족은 자유주의자였다 걸 알았다.
이사벨은 워버튼 경과 함께 록스라이 경내를 산책했다. 그가 그녀를 자주 방문해도 괜찮겠느냐고 물었다. 이 질문에 이사벨은, 그것은 전적으로 숙모에게 달려 있으나 그에 대해 좀 더 잘 알고 싶다고 했다. 그는 그녀에게 마음이 끌린다고 했다. 이사벨은 그의 어조가 매우 진지하고 연애 감정까지 있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곧 터쳇 부인과 함께 유럽 여행을 떠날 것임을 가볍게 이야기 했다. 실망한 그는 불쑥 말하기를, 언제나 이사벨에게 심사를 받는 기분이었다고 하며 사람을 판단하는 데 그녀는 너무나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그의 말에 이사벨은 놀라 충격을 받았다. 다음 주 다시 오겠다는 그의 말에 이사벨은 냉정한 태도로, 원하는 대로 하라고 대답했다.
이사벨은 헨리에타 스택폴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이미 영국에 도착하였고, 그녀를 만나 인터뷰지에 실릴 영국의 귀족제도에 관해 대화를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헨리에타의 현대적인 자세는 가든 코트의 전통적인 생활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이사벨은, 그녀를 그곳으로 초대한다는 게 좀 마음에 걸렸지만 어쨌든 터쳇 씨로부터 허락을 받아 가든코트로 초청키로 했다. 랠프가 이사벨과 함께 기차역으로 가 기다리며 헨리에타가 어떤 여자인지를 물었다. 남자들의 의견에 개의치 않는 여자라고 이사벨이 대답했다. 랠프는 못 생긴 여자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열차에서 내린 헨리에타는 매력적이었다. 헨리에타는 랠프에게 미국인인지 영국인인지 물으며 날카로운 질문을 하여 그를 놀라게 했다. 랠프는 그녀의 질문을 웃음으로 대했다.
영국에서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낸 후 헨리에타는 가든 코트의 생활에 대한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이사벨은 헨리에타에게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하며 투쳇 가문에 대해서는 쓰지 말아달라고 했다. 헨리에타는 자신에 대해서처럼 타인에 대해서도 겸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사벨의 이 발언을 헨리에타는 기사의 인용문으로 다루었다. 헨리에타는 랠프에 대해 조금 불편함을 느꼈다. 그의 병색과 게으른 행동 때문이었다. 그녀는 그가 결혼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고 이 말을 오해한 랠프는, 그녀가 자신과 결혼을 해야겠다는 말로 알았다. 그가 결혼 제의를 거부하겠다고 하자 헨리에타는 크게 화를 내며 자리를 뛰쳐나갔다. 이사벨은 헨리에타가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며 단순한 질문으로 대답을 요구한 게 아니라고 했다. 랠프와 이사벨은 헨리에타가 미국의 민주적 자세를 구현하고 있다는 사실에 동감했다.
그때부터 랠프는 헨리에타의 자신에 대한 관심을 오해하지 않도록 다짐했다. 한편 터쳇 부인은 자신이 무미건조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부인과 헨리에타는 미국 호텔과 종업원에 관한 논쟁을 벌렸다. 터쳇 부인은 그들의 자세를 비난했고 헨리에타는 옹호했다. 헨리에타는 대체로 영국과 터쳇 가문에 대해 부정적이었고 보수적인 영국 환경으로 자신을 불러들인 이사벨에게 불만을 표했다. 캐스파 굿우드에 대한 면담도 못한 것에 대해 이사벨을 탓했다. 그가 이사벨을 만나기 위해 같은 배를 타고 영국으로 오며, 이사벨에 대해 쉬지 않고 이야기를 했다는 헨리에타의 말에 이사벨은 놀랐다. 마침내 이사벨은 캐스파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그녀를 만나기 위해 영국으로 왔고 자신을 배척한 그녀의 마음을 돌려놓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사벨이 편지 읽기를 끝낼 즈음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머리를 들어 보니 워버튼 경이 다가오고 있었다.
제12-15장:
이사벨은 그가 온 이유를 즉시 알았다. 그녀에 대한 감정을 말하기 위해 왔던 것이다. 따라서 이사벨은 남자들이란 오직 그들만의 도덕적 잣대만 생각하지 그 잣대가 가져올 결과를 무시한다고 생각하며 몹시 당황했다. 그녀는 워버튼 경과 같은 귀족을 만난 적이 없었고 따라서 그를 거부할 경우 상류사회와의 접촉 기회를 상실할 터였다. 워버튼이 산책을 하자고 했다. 산책 길에서 그는 곧 사랑한다며 결혼을 하자고 했다. 이사벨은 그의 성실함에 감동했다. 그러나 생각해볼 터이니 시간을 좀 달라고 했다. 자신이 결혼을 원하는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워버튼이 가버리자, 이사벨은 자신이 그와 결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걸 금방 알았다. 그에게 상처 주기를 원치 않았음으로 결혼은 별로 좋은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줄 수 있으면 했다. 그러나 그의 제안을 거절함으로써 좋은 기회를 잃었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그러나 그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라도 큰일을 하리라 다짐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녀는 그러한 자신의 마음에 대해 이상한 공포를 느꼈다.
이사벨은 그러한 결정을 한 사실을 터쳇 씨에게 말했다. 깜짝 놀란 그는 이사벨과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는 워버튼의 편지를 받은 바 있어 그녀의 의도를 알고 있었다. 이사벨은 또 다른 구혼자 캐스파 굿우드를 생각해보았다. 그는 면화 공장 공정 개선을 위한 장치를 발명한 보스톤 소재 면화공장 주인의 아들이다. 그는 그 공장의 실력자이고 능력 있는 관리자이기도 했다. 그는 이사벨을 차지했다는 생각으로 그녀가 구속 받는다는 느낌을 갖도록 했다. 이사벨은 그의 편지에 회신을 하지 않고, 워버튼에게도 프로포즈를 거절하는 편지를 썼다.
헨리에타는 랠프에게 이사벨이 유럽으로 온 이후 그녀를 바꾸어 놓은 생활 방식이 걱정된다고 했다. 그녀는 이사벨이 기왕의 미국식 생활에 책임을 진다는 뜻에서도 캐스파 굿우드와 결혼했으면 했다. 헨리에타가 원하는대로 랠프는 굿우드를 가든코트에 초청했다. 그러나 그는 그 초청을 거절했다. 헨리에타는 이사벨을 데리고 런던 산책을 하기로 했다. 이 계획을 들은 랠프는 함께 가자고 했다. 이는 또한 남자 없이 두 여자가 런던 산책을 한다는 건 적절치 않다는 걸 뜻하는 것이기도 했다.
며칠 후 워버튼 경이 누이동생 몰리뇌와 함께 이사벨을 찾았다. 이사벨은 몰리뇌 양이 단순한 생활을 만족스러워 한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충격을 받았다. 저녁 식사 후 이사벨은 워버튼 경과 함께 화방 구경을 했다. 그녀가 왜 자신의 구혼을 거절했는지 워버튼은 알고 싶어 물었고, 그녀는 그러한 결정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나타날 때까지 대답을 할 수 없다고 했다. 그가 계속 재촉을 하자 그녀는 마침내 대답하기를 결혼은 삶으로부터 도피라며 삶은 직접 대결할 책임이 따르는 대상이라고 했다. 그때 헨리에타, 랠프, 몰리뇌 양이 화방으로 들어왔다. 식사 내내 헨리에타는 몰리뇌 양에게 귀족 생활이 어떤지 설명해달라고 졸랐다. 워버튼에게는 록스레이 장원으로 초청해달라는 말도 했다.
그날 밤 숙모 터쳇 부인이 이사벨의 방으로 와 워버튼의 구혼에 대해 왜 자신에게 말을 안 했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이사벨은 숙부 터쳇 씨가 워버튼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터쳇 부인은 자신이 이사벨에 대해 더 잘 안다고 했지만 이사벨은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고 가볍게 대답했다. 터쳇 부인은 나중에 이사벨이 워버튼과 결혼을 하면 좋겠다고 했지만 이사벨은 워버튼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사벨, 헨리에타 그리고 랠프는 런던을 향해 긴 여행을 떠났다. 런던에서 랠프는 이사벨이 어느 때보다도 더 매력적인 걸 알았다. 쾌활하고 호기심 많은 이사벨은 눈에 띄는 모든 사물에 도취되었다. 어느 날 세 젊은이들은 랠프의 친구인 밴틀링 씨와 함께 터쳇 가문의 런던 저택에서 식사를 함께 하게 되었다. 헨리에타에게 마음이 끌린 벤틀링은 자기 누이 펜실 부인의 집으로 그녀를 초청하겠다고 했다.
정원에 있던 랠프와 이사벨은 워버튼 경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다. 랠프는 그를 칭찬했다. 그는 워버튼의 구혼 요청을 거절한 이사벨이 자유롭고 독립적인 생활을 원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랠프는 워버튼 같은 사람이 없는 생활이 더 재미있을 것이라는 젊은 이사벨의 생각은 놀라운 것으로, 그녀의 적나라한 생활을 볼 수 있다면 환상적일 것이라고 했다. 이사벨은 다만 삶을 관찰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가 자리를 뜨자 랠프는 호텔까지 호위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사벨은 그가 피곤할 것이라고 했다. 그녀가 마차에 오르는 걸 도우면서 랠프는 자신이 환자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로 인해 자신의 삶이 종종 시련을 겪는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람들이 알면 훨씬 더 나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제16-19장:
이사벨이 호텔까지 랠프의 호위를 거절한 것은 그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런던을 향해 떠나 온 이래 그를 너무 혹사 시켰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동안 혼자 있을 시간도 없었고, 그날 저녁 혼자 있고 싶어서였다. 호텔 방에 도착하자 종업원이 알리기를, 캐스파 굿우드가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놀란 그녀는 헨리에타가 꾸민 일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언짢았다.
호텔 응접실에 마주 앉자 캐스파는, 비록 이사벨이 일 년을 떠나 있으라고 했지만 그녀 없이는 너무 고통스러워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언제나 마찬가지로 이사벨은 그의 위협적인 몸뚱이와 공격적인 행실이 싫었다. 그에게 단호하게 말하기를, 지금 결혼할 수 없고 그를 받아들일 여유도 없으며 적어도 2년간은 유렵 여행을 한 후에야 결혼이 필요한지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자신은 독립이 필요하고, 비록 그가 그녀의 독립을 침해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캐스파는 눈에 띄게 상처를 받은 듯 했고, 이사벨이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다. 그러나 마지못해 2년간의 기회를 그녀에게 주겠다고 하자, 그녀는 2년 후에도 결혼에 대해 확답할 수 없다고 했다. 캐스파가 떠나자 이사벨은 2층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쓰러져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이사벨은 이상한 감정에 휩싸였다. 캐스파를 따돌림으로써 자신의 독립을 구현하였다는 생각에 무아지경이었다. 자신의 독립이 실현되었음을 눈으로 직접 보여 준 증거라고 생각했다. 헨리에타가 돌아오자, 이사벨은 그녀에게 캐스파와의 만남을 주선한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헨리에타는 이사벨의 분노를 무시하며, 유럽은 낭만적이라는 이사벨의 철없는 생각으로 인해 실용적인 미국의 가치를 잊고 있다고 했다. 만일 이사벨이 유럽 남자와 결혼을 한다면 절교를 하겠다고 했다. 이사벨을 사랑하기 때문에 캐스파와의 만남을 주선한 것이라고 했다.
헨리에타는 런던에 머무를 계획이며 펜실 부인의 자택 초청을 기다린다고 했다. 그 집에 가면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영국 귀족 사회를 좀 더 깊이 알 수 있을 것이고, 이에 관한 기사는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때 랠프가 왔다. 그는 이사벨에게 터쳇 씨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날 오후 이사벨과 랠프는 저명한 의사인 매튜 호프 경을 찾아가기로 했다. 호프 경을 방문하기 직전에 헨리에타는 이사벨을 기다리고 있던 랠프에게 이사벨 모르게 자신이 캐스파와 이사벨의 모임을 주선했다고 했다. 그리고 만일 이사벨이 캐스파와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그녀와 절교할 것이라고 했다.
이사벨과 랠프는 매튜 호프 경을 찾아갔다. 가서 보니 응접실에 중년의 여인이 아름다운 피아노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 터쳇 부인의 친구인 멀 부인이었다. 매우 매력적이고 위엄이 있어 보였다. 이사벨은 두 부인과 차를 마시며 멀 부인이 유럽 주재 미 해군 관리의 딸이라는 걸 알았다. 매튜 호프 경이 그 자리로 와 진단 결과 터쳇 씨의 건강은 양호하다고 했다. 랠프는 이사벨과 멀 부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즐거웠다. 그는 부인이 총명하고 교양이 있으며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했다. 또한 부인의 남편이 수년 전 사망했고 슬하에는 자식이 없다고 했다.
그의 건강이 호전되었다는 호프 경의 진단에도 불구하고 터쳇 씨 건강은 급속도로 악화되어 갔다. 곧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터쳇 씨는 아들인 랠프에게 말을 하고 싶어 했다. 그는 랠프에게 올바른 삶을 찾으라며 이사벨과 결혼을 하라고 했다. 이에 랠프는 만일 자신이 몸이 아프지 않다면 이사벨과 사랑을 할 수도 있을 것이나 모든 사정으로 보아 그녀와 결혼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그 대신 이사벨에게도 똑 같은 유산을 남겨 달라고 했다. 6천 파운드에 달하는 엄청난 유산인 것이다. 아들의 이 말에 터쳇 씨는 왜 그가 재산의 반을 포기하는지 그 뜻을 알 수가 없었다. 랠프는 돈 때문에 결혼하는 일이 없이 이사벨이 독자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보호하고 싶다고 했다. 아들의 이 말을 터쳇 씨는 받아들였다.
그 후 며칠이 지나면서 이사벨은 멀 부인을 가까이 했다. 부인은 완벽하게 보였고, 우아하고 재능이 있는데다가 재미도 있었다. 유일한 결점이라면 내면의 자아가 없는 사회적 존재로 보인다는 점이었다. 부인은 유럽에 사는 미국인들은 지향할 바를 잃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리고 질병이 하나의 본질적인 경력으로 삶의 양식이 되어버린 랠프를 플로렌스에 있는 길버트 오스몬드와 비교를 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오스몬드는 그림과 딸 양육에 삶을 바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사벨이 멀 부인에게 왜 랠프를 싫어하느냐고 묻자 부인은 랠프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자신은 랠프에 대해 아무런 느낌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은 재산도 자식도 없어 실패한 인생이라며 사람이란 소유한 것으로 결정된다고 했다. 그녀의 말에 이사벨은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인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가까운 친구로 지내자고 했다.
이사벨은 헨리에타와 계속 통신을 가졌다. 그녀를 초청하겠다는 펜실 부인의 약속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헨리에타는 밴틀링 씨와 파리 여행을 하고 싶었다. 멀 부인이 떠난 후 얼마 안 되어이사벨이 서재에서 독서를 하고 있는데, 그 때 랠프가 찾아 와 터쳇 씨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제20-24장:
터쳇 씨가 사망한지 얼마 후, 터쳇 씨의 런던 저택에 온 멀 부인은 그 집을 팔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터쳇 부인은 멀 부인에게 남편이 유산을 남겨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내색은 안 했지만 멀 부인은 질투심이 났다. 이사벨이 유산을 상속 받았다는 사실을 안 멀 부인은 이사벨이 매우 영리하다며 서둘러 그녀를 만나려고 했다. 터쳇 씨가 죽은 후 이사벨은 자신의 재산이 무엇을 뜻하는지 곰곰 생각해보았다. 결국 그 재산으로 인해 가능해질 자유에 대해 고마워하기로 했다.
이사벨은 곧 터쳇 부인과 함께 파리로 갔다. 그곳엔 숙모의 미국인 친구들이 어려운 삶을 살고 있었다. 밴틀링 씨와 행복한 여행을 하는 헨리에타도 만났다. 헨리에타는 이사벨의 상속 재산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이사벨은 그 돈 때문에 꿈과 이상 속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제 타인을 즐겁게 하고 이 세상의 참기 어려운 일과 대결하는 일에 정신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터쳇 부인은 이사벨에게 이제 부자가 되었으니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오는 가을에 이태리 여행을 함께 할 수 있는지 물었다. 사회적 관습을 존경하지 않는 이사벨은 함께 가자고 했다. 플로렌스로 가던 길에 그들은 랠프가 머무르고 있는 산 레모에 들렸다. 이사벨과 랠프는 그녀의 새로운 재산에 관해 토론을 했다. 랠프는 부친이 사망하기 전에 유언을 바꾸겠다는 결정을 한 사싱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이사벨은 헨리에타의 말이 옳으며 그 재산이 자신에게 불운을 가져오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랠프는 일어나는 일을 그대로 받아들이라며 새 재산을 즐기라고 했다. 그는 다시 이사벨을 격려했고, 그녀는 큰 경험이 될 이태리 여행을 고대했다. 워버튼과 캐스파를 생각하며 이사벨은 그들 가운데 누군가가 결혼을 하여 자신이 상처를 받지 않을까 했다. 캐스퍼가 결혼을 하면 상처를 받을 것이나, 워버튼이 그렇다면 기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터쳇 씨가 사망한지 6개월 후 길버트 오스몬드는 플로렌스 인근 자신의 집에서 딸 팬지를 비롯하여 한 무리의 수녀들과 만났다. 그는 수녀원에서 딸을 데리고 와 집에서 함께 살 수 있는지 수녀들과 의논을 했다. 멀 부인이 그에게 터쳇의 유산을 상속 받은 스물 세 살의 이사벨 아처라는 아름다운 처녀가 있다고 했다. 그녀를 데려 올 수 있다고 하며 그 처녀와 결혼을 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길버트는 부인의 말이 훌륭하다는 걸 알았지만 결혼에는 관심이 없었다. 멀 부인은 그가 재산도 없고 이사벨의 재산으로 팬지의 결혼 지참금도 가능하니 결혼을 하라고 재촉했다. 밖에서 노는 팬지를 본 부인은, 그 소녀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얼마 안 되어 멀 부인은 한 달을 머무르기 위해 플로렌스의 터쳇 씨 저택인 팔라쏘 크레센티니로 갔다. 그녀는 이사벨에게 길버트 오스몬드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댔다. 마침내 그는 이사벨을 방문, 딸을 만나달라고 했다. 이사벨은 이상하게 마음이 끌렸다. 그의 세련된 매너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도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했다. 이사벨은 그에 관해 랠프에게 물었다. 랠프는 그가 세련되기는 했지만 특징이 없는 인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사람을 판단하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들은 멀 부인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랠프는 부인의 겉으로 보이는 완벽성을 싫어한다고 했다. 흠이 없는 인상을 주려고 애를 쓴다고 했다. 그녀와의 관계가 이사벨에게 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나 그녀의 내면을 잘 알게 되면 흥미를 잃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화가 있은 후 얼마 안 되어 멀 부인은 이사벨을 데리고 길버트 오스몬드의 집을 방문했다. 밖에서 보기에는 훌륭한 집이나 일단 안으로 들어가면 나오기 힘들게 보였다. 안으로 들어가 오스몬드의 골치 아픈 누이동생 제미니 백작 부인을 만났다. 백작 부인은 끊임없이 말을 했다. 멀 부인이 그녀를 즐겁게 하고 있는 중 마침내 오스몬드가 이사벨을 옆으로 불렀다. 그는 누이동생이 불행한 결혼을 하였고, 어릿광대 같은 행동으로 그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고 했다.
오스몬드가 자신의 인생살이를 이야기하자-그는 모든 것을 예술과 좋은 취미에 바쳤다고 했다-이사벨은 다시금 그의 세련됨과 고상한 취미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사실 그가 그림을 보여 주었을 때 그녀는 무어라 정확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생전 만나 본 적이 없는 사람처럼 그는 그녀로 하여금 헤아려 볼 필요가 있는 사람으로 느껴졌다. 그는 비록 지금 금욕적인 생활을 하고 있지만 딸을 부양해야 하기 때문에 소득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제25-27장:
오스몬드와 이사벨라가 대화를 나누던 중 제미니 백작 부인은 쉰 목소리로 멀 부인에게 말하기를 이사벨을 자기 오빠와 결혼 시키려는 부인의 계획을 반대한다고 했다. 그 계획을 좌절 시키겠다고 위협도 했다. 그러나 멀 부인은 자신과 이사벨 그리고 오스몬드가 보다 더 힘이 있다고 하면서 오히려 백작 부인에게 겁을 주었다. 그렇지만 백작 부인은 이사벨처럼 훌륭한 여인을 속인다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백작 부인은 이사벨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하였다.
그 후 몇 주간에 걸쳐 길버트 오스몬드는 크레센티니를 자주 방문했고, 터쳇 부인은 그가 틀림없이 이사벨에게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멀 부인은 그에게 성혼을 약속했다. 랠프는 어머니에게 이사벨이 결코 오스몬드에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사벨의 마음속에는 로맨틱한 오스몬드의 모습이 각인되고 있었다. 또 제미니 백작 부인을 좋아하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제미니 백작 부인이 방문을 하자 터쳇 부인은 반가운 손님이 아니었음으로 질색을 했다. 한편 멀 부인은 오스몬드의 가족에 대해 이사벨에게 말했다. 오스몬드의 어머니는 시인으로 남편이 사망한 후 이태리로 이주를 했다고 했다.
헨리에타가 플로렌스에 왔다. 밴틀링 씨의 호위는 전과 같았다. 그들은 프랑스 여행을 끝내고 이태리 여행 중이었다. 밴틀링 씨는 랠프에게 헨리에타가 허락하는 한 그녀를 따를 예정이라고 했다. 헨리에타는 로마 그릅 여행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헨리에타, 밴틀링, 랠프, 그리고 이사벨 모두 함께 로마 여행에 참여 했다. 오스몬드는 이사벨과 함께 로마 여행을 할 것인가 여부에 관해 멀부인과 대화를 나누었다. 오스몬드는 이사벨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멀 부인은그녀의 삶에 대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걱정된다고 했다. 오스몬드는 자신이 이사벨에게 관심을 갖도록 멀 부인이 애를 썼다고 했다. 이에 멀 부인은 그가 이사벨을 사랑할수록 자신에게도 좋다고 했다. 그는 로마에 있는 동안 팬지를 돌보겠다고도 했다.
이사벨은 친구들과 함께 하는 로마 여행이 너무도 즐거웠다. 그곳에 머무른 지 얼마 후 이사벨은, 거리에서 워버튼 경을 만나자 크게 당황했다. 그는 동부 유럽을 여행 중이었는데 이제 영국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는 이사벨이 잊을 수 없는 여인이었다고, 그녀에게 써놓고도 보내지 않은 수많은 편지도 있다고 했다. 이사벨은 그가 로마에 있다는 사실이 무슨 불편한 일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어쨌든 그를 보니 반가웠다. 어느 날 두 사람은 함께 성 베드로 성당을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길버트 오스몬드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이사벨을 따라 로마에 왔다고 했다. 이사벨은 워버튼 경이 오스몬드에 대해 무슨 소문을 들었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었다.
제28-31장:
워버튼 경은 아직도 이사벨을 사랑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길버트 오스몬드에게 사로잡혀 있었다. 그 둘이 있는 걸 보면 워버튼 경은 가슴이 아팠다. 어느 날 저녁 오페라 극장에서 둘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본 워버튼은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 나왔다. 돌아오는 길에 그는 비참한 모습의 랠프를 만났다. 다음 날 이사벨을 만난 워버튼은 그 같은 상황에서 더 이상 그녀 가까이 있을 수 없음으로 로마를 떠나겠다고 했다. 이사벨은 그를 차갑게 대해야할지 아니면 따듯하게 대해야 할지를 몰랐다. 그녀는 오스몬드에게 워버튼을 좋아하지만 관심을 없다고 했다. 귀족이 되고 싶었던 오스몬드는 영국 귀족을 물 먹인 여인을 손에 넣는다는 건 영예로운 일이라는 교활한 생각을 했다.
로마에 있는 동안 이사벨은 매력적인 오스몬드로 인해 자신이 일생 동안 알았던 거의 모든 사람들을 잊게 되었다. 오스몬드는 이사벨을 얻게 되어 전율을 느꼈다. 그녀에 관한 모든 것을 좋아했다. 이사벨은 터쳇 부인과 벨라지오(Bellagio: 이태리 북부 호반 도시)여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제 오스몬드를 다시 볼 수 있을지 어쩔지도 몰랐다. 떠나기 전 그는 그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 이사벨은 마음의 혼란이 일어 그에게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했다. 오스몬드는 그녀에게 준 것이 없듯이 그녀로부터 원하는 것도 없으며 다만 그녀와 사랑하는 감정만 느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사벨이 숙모와 함께 여행길에 오른 것은 바로 관습적인 것으로 기쁜 일이라고 했다.
이사벨은 이 새로운 상황을 깊이 생각해보았다. 오스몬드와 환상 속 사랑을 했지만, 그가 실제로 사랑을 고백하니 이상하게 거부감이 생겼다. 자신의 내면에 마치 건널 수 없는 강이 있는 듯했다. 만일 그 강을 건널 수 있다면 오스몬드의 사랑은 보상을 받게 될 터였다.
이사벨은 랠프의 호위를 받으며 플로렌스로 돌아가 약속했던 대로 팬지를 방문했다. 아름다운 그 소녀가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특별한 교육과 양육을 받았음에도 팬지는 그 자연스럽고 단순한 모습은 놀라웠다. 마치 아버지를 기쁘게 하기 위해 사는 것 같았다.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관해 아버지가 가르쳐 준 지침을 이사벨에게 말했다. 이사벨도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순종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팬지도 그렇게 하겠다고 하며 아버지는 내면의 슬픔을 겪고 있다고 했다. 그게 무슨 뜻인지 알고 싶었지만 이사벨은 온당치않다고 생각하여 묻지를 않았다. 이사벨은 팬지에게 작별의 키스를 하며 알 수 없는 질투심을 느꼈다.
1년이 흘렀다. 그동안 이사벨은 여동생 릴리를 비롯하여 가족과 함께 다섯 달의 휴가를 보냈다. 이사벨은 동생에게 워버튼 경의 구애 등 연애에 얽힌 사연을 말하지 않았다. 오스몬드와의 일을 동생에게 말한다는 것은 로맨스를 잃어버리는 거와 같다는 생각이었다. 릴리보기에 이사벨은 상심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릴리는 이사벨이 인기 있는 사회적 명사가 되기를 기대했지만 한결 같은 옛 모습 그대로였다. 릴리가 미국으로 돌아가자 이사벨은 안도감을 느꼈다. 빨리 로마로 돌아가 멀 부인과 함께 동유럽 여행을 하고 싶었다. 한편 터쳇 부인은 이사벨이 오스몬드와 함께 하기 위해 플로렌스로 돌아가지 않는 모습을 보고 기뻐했다.
3개월의 여행 후 이사벨은 멀 부인에게 그리스를 거쳐 터키까지 갈 수 있는 여행비를 주었다. `이사벨은 그녀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 느낌이었다. 멀 부인은 프랑스인과 결혼을 했는데, 남편은 그녀를 잔인하게 대했다. 그녀에게는 침울함이나 기분 나쁜 침묵도 있었다. 남편으로 인한 불행한 경험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이사벨은 그녀로부터 삶에 대한 관심을 배울 수 있어 고마워했다.
마침내 이사벨은 로마로 돌아 왔다. 오스몬드는 서둘러 플로렌스로부터 와 최선을 다해 이사벨을 돌보았다. 그러나 봄이 되자 이사벨은 플로렌스로 여행을 떠났다. 랠프는 어머니를 방문코자 떠나 이사벨은 거의 일 년 가까이 그를 만나지 못했다. 그가 돌아기를 그녀는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다.
제32-36장:
얼마 후 이사벨은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두려움 속에서 캐스파 굿우드를 기다리고 있었다. 곧 그가 왔다. 길버트 오스몬드와의 결혼을 알리는 그녀의 편지를 받았다고 했다. 이사벨은 그와 멀 부인 이외에 결혼 소식을 알릴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상처를 받은 것이 분명해보이는 굿우드는 평소처럼 공격적이었다. 미국에 대한 오스몬드의 태도, 의견, 감정 그리고 특히 그의 인격이 어떤지 말하라고 윽박질렀다. 이에 분노한 이사벨은, 오스몬드는 아무런 의견이나 특별한 감정이 없다고 대답했다. 자신의 이기심만 들어낸 굿우드는 그녀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분노한 그가 가버리자 이사벨은 울기 시작했다.
얼마 후 마음을 가라앉힌 이사벨은 터쳇 부인에게 자신의 약혼을 말했다. 부인은 멀 부인이 이사벨을 속였음을 알고는 크게 화를 냈다. 부인은 멀과 오스몬드가 이사벨을 속여 약혼을 성사시켰다며, 오스몬드 같은 재산도 없는 별 볼일 없는 남자에게 어찌하여 이사벨이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결코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사벨은 만일 그가 재산이 없다면 자신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틀 후 랠프가 플로렌스로 왔는데 병색이 완연했다. 이사벨은 그가 그녀의 약혼에 대해 아무 말이 없어 놀랐다. 약혼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터쳇 부인도 같은 말을 했다. 그러나 이사벨은 내심 그가 그들의 가족관계 때문에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를 했다. 사촌의 결혼은 서로 인정하면 안 되는 것으로 이사벨은 생각했다.
사흘 후 팔라쏘 정원에서 이사벨을 본 랠프는 약혼으로 인해 그녀 스스로 새장에 갇히는 게 걱정된다고 했다. 여행의 기회도 다양한 삶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도 잃을 것이며 속 좁고 이기적이며 무미건조한 남자에게 이용만 당할 것이라고 했다. 오스몬드의 유일한 특징이라면 탐미적인 취미밖에 없고 따라서 이사벨은 그런 무의미한 남자와 결혼하여 그의 탐미적 취향을 보호해주는 역할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사벨은 자신만이 아는 그의 내면세계가 있다며 오스몬드를 변호했다. 그러면서 돈도 사회적 지위도 없는 오스몬드 같은 남자와 결혼할 수 있도록 재산을 남겨 준 터쳇 씨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이에 대해 랠프는 이사벨이 환상에 빠져 오스몬드를 사랑하는 것이며 그래서 걱정이 된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도 그녀를 사랑하나 그 사랑을 행동으로 옮기거나 사랑 받기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사벨은 그 약혼을 가족이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을 오스몬드에게 하지 않았지만,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어느 날 오스몬드는 이사벨에게 자신은 돈 걱정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니 자기가 돈 때문에 이사벨과 결혼한다고 그녀의 가족이 생각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신적으로 이사벨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했다. 은쟁반처럼 그녀는 자신의 모든 이상을 반영해준다고 했다. 이사벨이 어머니가 된다는 사실에 팬지도 기뻐했다. 제미니 백작부인이 개최한 파티에서 팬지를 보았을 때 이사벨은, 언젠가는 그 아이를 아버지로부터 보호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두려운 생각이 잠깐 스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아무런 근거 없이 그런 생각을 한 것이다. 그 파티에서 백작부인은 이사벨에게 약혼 소식을 들어 기쁘다고 했다. 백작부인은 팬지에게 잠시 자리를 비키라고 한 다음 이사벨에게 결혼에 대한 몇 가지 조언을 했다. 그런 다음 이사벨은 팬지를 불러, 아이들이 듣기에 적당한 말이 아니어서 잠깐 자리를 비키라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 후 3년이 지났다. 이사벨과 멀 부인이 파리에 있을 때 에드워드 로지어라는 젊은이와 친교를 한 적이 있었다. 그 젊은이가 로마로 멀 부인을 찾아 와 팬지와의 결혼을 도와 달라고 했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데 팬지의 부친이 결혼을 반대한다고 했다. 이사벨에게도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했지만, 멀 부인은 그녀가 팬지의 결혼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이사벨은 그냥 가족의 일부로 취급 받는다고 했다. 그녀와 오스몬드는 모든 일에 의견이 다르고 서로 경멸하는 듯하다고 했다. 이사벨이 2년 전 아들을 낳았으나 생후 6개월 만에 죽었다고도 했다. 로지에는 자신의 문제를 그녀에게 말한 걸 후회했다. 그는 멀 부인이 자신의 결혼을 도와줄 의사가 없다는 걸 알았다.
매주 목요일 밤이면 이사벨은 로마 소재 자신의 집인 팔라쏘 로카네로에서 사교모임을 가졌다. 로지어도 참석했다. 그는 그 집을 팬지를 무기력하게 하는 감옥으로 보았다. 오스몬드가 수집한 좋은 가구와 그림들이 인상적이기는 했지만, 그림을 보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팬지의 아버지를 설득하여 그녀와 결혼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했다.
제37-40장:
로지어가 팬지를 찾아왔다. 오스몬드를 만나 악수를 청했으나 그는 다만 손가락 두 개만 내밀었다. 두 사람은 오스몬드의 예술품 수집에 대해서만 대화를 나누었고 뭔가 팔 물건이 있느냐고 로지어가 묻자 오스몬드는 그럴만한 게 없다고 했다. 팬지와 결혼하고 싶다는 자신의 뜻을 멀 부인이 그에게 전한 게 아닐까 짐작도 했지만, 오스몬드는 그 결혼을 인정할 뜻이 전혀 없었다. 로지어는 이사벨도 만났다. 그녀는 파티 내내 다소곳이 앉아 있는 젊은 여인이 있다면 그러한 여인에게 말을 걸어야한다는 조언을 해주었다. 이에 로지어는 왜 오스몬드가 그녀에게 말을 걸지 않는지를 물었다. 이사벨은 남편이 자신에게 그런 배려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로지어는 젊은 여인과 함께 있는 팬지를 보았다. 팬지의 아름답고 청순한 모습에 감동한 그는 다른 방에 있는 예술품들을 보여 줄 수 있는지 물었다. 그곳으로 간 그는 팬지에게 자신이 그 파티에 온 이유는 다만 그녀가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팬지도 그를 좋아한다고 가까스로 말했다.
한편 멀 부인은 오스몬드와 로지어 문제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다. 오스몬드는 로지아가 싫다고 했다. 그러나 멀 부인은 언젠가 쓸모가 있을 지도 모르니 그를 가까이 하라고 조언했다. 팬지도 로지어를 생각하고 있다고 하자 오스몬드는 팬지를 노려본 다음 자리를 떴다. 멀 부인은 로지어에게 다음 날 오후 자신을 찾아오라고 했다. 로지어는 이사벨을 만났다. 그녀는 그가 팬지와 결혼할 만큼 부자가 아니라고 남편이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 날 멀 부인은 로지어에게 권고하기를, 만일 그가 팬지와 결혼을 원한다면 그녀와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고 오직 이사벨이 주관하는 매주 목요일 모임에만 참석하라고 했다. 그 다음 목요일 로지어를 본 오스몬드는 자기 딸은 그와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워버튼 경이 다가와 오스몬드에게 인사를 했다. 로지어는 이사벨에게 인사를 했다. 로지어에게 이사벨은 남편의 반대가 있지만 팬지는 그와 결혼을 희망한다는 말을 했다. 팬지를 찾아 로지어가 자리를 뜨자 워버튼 경이 이사벨에게 다가와, 그녀의 모습이 변했다고 했다. 그는 또 랠프가 많이 아프며 의사의 권고와는 달리 시실리에서 겨울을 보낼 계획이라는 말도 했다. 그 말을 듣고 놀란 이사벨은 다음 날 아침 랠프를 보기로 했다. 이사벨은 손님들에게 월버튼을 소개하려고 했으나 그는 다만 소식을 전하기 위해 왔을 뿐이라고 했다. 팬지를 알아 본 그는, 신부감을 찾고 있는 중이라는 말도 했다.
팬지는 로지어와의 대화에 몰두했다. 아버지 말에 신경 쓸 거 없고,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라는 말도 했다. 이 말에 로지어는 남편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이사벨은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팬지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랠프는 이사벨과의 관계에서 최근에 있었던 일을 생각해보았다. 그녀 결혼 후 거의 만나지를 못했고 그녀의 약혼에 대한 느낌을 말해 그녀와 멀어졌다는 느낌이었다. 이사벨은 오스몬드를 경멸한 헨리에타와 터쳇 부인을 비롯하여 모든 옛 지인들과 거리를 두고 있었다. 터쳇 부인은 오스몬드와 이사벨과 결합 시킨 멀 부인과 인간관계를 끊고 있었다. 랠프는 정말 오스몬드를 싫어했는데, 그가 아는 오스몬드의 생애란 겉치레에 불과했다. 그가 이사벨을 단순한 획득물로 바꾸어 놓은 사실을 랠프는 걱정했다. 오스몬드는 자신이 옳다는 면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계획한 수집물의 하나로 이사벨을 변형 시켜 놓았다고 생각했다.
이사벨을 마지막으로 본 후 랠프는 오스몬드가 그와 이사벨 간의 우정관계를 부인할까 우려했다. 그래서 시실리로 가는 대신 이사벨 가까이서 그녀를 도울 수 있다면 돕기 위해 로마에 머무르기로 결정한 것이다. 특히 워버튼 경도 오고 팬지의 결혼문제도 있는 등 복잡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음으로 이사벨이 부부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고 있었다. 워버튼은 랠프에게 말하기를 팬지와 결혼을 하여 이사벨 삶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이사벨은 오스몬드와 결혼 후 멀 부인에게 느꼈던 좋은 감정을 잃고 있었다. 부인이 자신의 결혼에 일조를 했던 건 분명하지만 그러나 그 결혼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었다. 멀 부인은 자신과 오스몬드와의 관계를 질투하지 말라고 이사벨에게 경고 비슷하게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팬지와 함께 산책에서 돌아온 이사벨은 멀 부인과 오스몬드가 응접실에서 서로 눈길을 주고받는 걸 보았다. 멀은 선 채, 오스몬드는 앉은 채였다.
그 모습을 본 이사벨은 충격을 받았다. 그들 관계가 겉모습 이상으로 가깝다는 걸 알았다. 오스몬드는 곧 사과를 했지만 멀부인은 뒤로 물러서 로지어에 대한 말을 하며 이제 로지어 중매 일에 지쳤고 팬지와의 결혼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멀 부인이 팬지와 결혼하고 싶다는 워버튼 경의 말을 하며 설득하자, 이사벨은 그 일에 개입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워버튼이 팬지와 결혼을 한다면 기쁠 것이나 그 경우에도 로지에를 타박하지 말고 예의로 대하라고 했다.
제41-44장:
이사벨은 응접실에서 팬지와 워버튼경 간의 대화를 들었다. 그녀는 워버튼이 팬지를 자신과 동등한 대화 상대로 대하는 걸 보고는 기뻤다. 팬지의 아버지에 대한 생각과 멀 부인이 로지어를 무시하는 것도 금방 알았다. 그러나 팬지는 성격이 수동적이어서 아마 심한 상처를 받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팬지와 워버튼이 떠난 후 오스몬드가 들어와 팬지에 대해 워버튼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그들의 대화에는 긴장이 흘렀다. 이사벨은 아내로서 의무를 다 하려고 했지만, 딸에 대한 워버튼의 관심사에 대해 제대로 말을 못하자 오스몬드는 화를 냈다. 이사벨은 그간 부부관계가 소원하여 대화의 기회가 없었지 않았느냐고 항변했다. 오스몬드는 이사벨에게, 그 세력가인 영국 귀족과 결혼한 딸을 보고 싶다며 성혼이 되도록 애를 쓰라고 재촉했다. 팬지에 대한 워버튼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이사벨은 이제 그의 감정에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사벨은 남편 오스몬드와의 관계를 생각해보았다. 좋은 아내가 되길 원했고, 팬지와 워버튼을 맺어주려는 그의 뜻을 도울 계획도 있었다. 그러나 그가 재촉을 하자 혐오감이 들었다. 그녀는 처음 그와의 결혼은 좋을 것이라 확신했었으나 결과는 불행이었다. 결혼 일년 후부터 남편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걸 알았다. 결혼 전 교제 기간 중 이사벨은 그가 원하는 여자가 되려고 했기 때문에, 결혼을 하면 이상적인 아내가 되리라 그가 믿었을 것으로 이해를 했다. 그리고 그녀의 상상력으로 인해 그녀가 믿었던 그에 대한 로맨틱한 환상을 가질 수가 있었기 때문에, 오스몬드를 사랑할 수 있었던 건 자신의 그 상상력 때문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녀는 오스몬드의 삶이란 자신이 탁월한 신사라는 오만한 생각과 세상 사람들이 그렇게 알아주기를 바라는 욕망에 좌우됨을 알았다. 바로 그 지점에서 이사벨은 그와 함께 하는 삶이 지적이고 자유롭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사벨은 자신이 독자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남편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사실, 예를 들어 모든 여자들은 남편에게 불성실하고 부정직하다는 남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다는 사실을, 남편이 수치스러워 한다는 걸 알았다. 오스몬드는 그녀가 수집품의 하나였으면 했고, 그녀를 획득함으로써 그녀의 생각, 그녀의 인생관을 모두 차지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이사벨은 무섭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결혼을 생각하면 이사벨은 대단히 고통스러웠다. 또 점점 병이 깊어가는 랠프를 생각하면 슬펐다. 그의 선량함을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새벽 4시에 잠이 깬 그녀는, 돌연 그날 목격한 장면이 떠올랐다. 오스몬드와 멀이 주고받은 시선이었다.
이사벨은 팬지를 데리고 무도회에 갔다. 샤프론으로 간 것이다. 팬지가 받는 꽃다발을 대신 든 채, 그녀의 춤을 보았다. 로지어가 슬픈 표정으로 다가와 꽃 한 송이를 달라고 했다. 이사벨이 허락하고 꽃을 주었다. 그러나 팬지가 춤을 끝내자 그에게 다가가 그 자리를 떠나라고 했다. 오스몬드가 팬지에게 로지어와 함께 춤을 추지 못하도록 했던 것이다. 워버튼이 와 이사벨과 대화를 나누었고 팬지는 다시 춤에 합류했다. 워버튼이 팬지에게 코티옹(Cotillion; 상대를 계속 바꾸는 복잡한 스텝의 춤)이 아닌 쿼드릴(Quadrill; 네 사람이 한 조가 되어 추는 춤)을 함께 추자고 하여 이사벨이 놀랐다. 워버튼은 이사벨과 코티옹을 추며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사벨은 워버튼이 아직도 자기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아 팬지에게 가까이 오라고 했다. 워버튼은 로지어의 적대적인 시선을 느꼈다. 이에 이사벨은 그에게, 로지어는 팬지를 가운데 둔 그의 연적이라고 했다. 죄의식의 표정으로 워버튼은 팬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는 오스몬드에게 편지를 쓰겠다며 자리를 떴다. 로지어를 본 이사벨은 도와주겠다고 했다. 무도회가 끝난 후 만난 워버튼에게 이사벨은 오스몬드에게 빨리 편지를 보내라고 했다.
헨리에타는 플로렌스에서 제미니 백작부인을 만난 자리에서 이사벨이 불행하여 걱정이라며 로마로 가는 중이라고 했다. 백작부인 역시 남동생을 만나려고 로마로 가는 중이라고 했다. 백작 부인은 워버튼 역시 로마에 있으며, 아직도 이사벨을 사랑하는 게 분명하다고 하여 헨리에타를 놀라게 했다. 부인은 이사벨을 위해 캐스파 굿우드에게 로마로 오라고 했다는 말도 했다. 그의 허락을 간신히 받아냈다고도 했다. 캐스파는 혼자 여행을 떠나고 싶었지만, 헨리에타가 그 다음 날 떠난다고 하자 그녀를 호위하겠다고 했다. 헨리에타가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들은 무엇으로 이사벨을 도울 수 있는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제45-48장:
오스몬드는 랠프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내 이사벨에게 화를 냈다. 이사벨은 자신의 생각의 자유를 그가 부정하고 싶어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오스몬드는 랠프가 이사벨의 자유를 북돋고 있다는 걸 알았다. 이사벨은 랠프를 계속 만났고, 랠프는 분명히 죽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사벨은 남편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랠프와 만나는 시간을 극히 자제했다. 이사벨은 랠프에게 워버튼의 자신에 대한 감정이 어떤지 물었다. 몇 마디 농담 끝에 랠프는 그가 팬지가 아닌 이사벨을 사랑한다고 했다. 그 말을 하며 랠프는 미소를 지었고, 이사벨은 곰곰 생각 끝에 워버튼은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 같은 감정 노출이 있은 다음 랠프는 이제 이사벨이 마치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온 느낌이었다. 그녀가 직면한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고 도우려고 했지만 이사벨은 입을 다문 채 대화를 끝내려고 했다. 그녀는 워버튼이 팬지와의 관계를 단절하는 건 쉽고, 그가 팬지에게 한 번도 프로프즈를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 단절은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랠프는 그렇게 해서 워버튼이 사라지면 오스몬드는 이사벨을 탓할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을 듣고 당황한 이사벨은 오스몬드가 자신을 학대한다는 말을 했다. 랠프는 다시 문제가 무엇인지 듣고 싶다고 했지만, 그녀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이사벨을 만난 자리에서 팬지는 로지와의 결혼이 삶의 유일한 소원이라고 했다. 이사벨은 아버지가 그를 원하지 않으니 아버지의 말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 말에 팬지는 아버지의 말씀 대로 독신으로 살겠다고 했다. 이사벨은 아버지가 원하는 건 팬지가 워버튼과 결혼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팬지는 안도한 듯 워버튼이 결코 프로포즈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워버튼이 가까이 있으면 아버지는 팬지의 다른 남편감을 찾지 않을 것임으로 그가 포로포즈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버지가 몰랐으면 했다. 그러나 이사벨은 딸을 귀족과 결혼 시키려는 아버지의 결심은 단호하다고 했다. 이에 팬지가 대답하기를 로지어는 귀족이라고 했다.
워버튼은 4일간이나 오스몬드를 방문하지 않았다. 마침내 오스몬드는, 자기 말에 따르지 않고 팬지와의 결혼을 하지 않도록 워버튼을 부추겼다고 이사벨을 꾸짖었다. 그때 워버튼이 나타났다. 그는 영국으로 돌아갈 계획이며 그래서 팬지에게 작별인사차 왔다고 했다. 그리고 간단한 작별 인사를 했다. 그가 떠난다는 말에 팬지는 무표정이었다. 그날 저녁 오스몬드는 또다시 이사벨이 자신의 계획을 방해했다고 불같이 화를 냈다. 그녀가 자기로 하여금 팬지의 구혼자로 워버튼을 생각하게끔 한 다음, 의도적으로 약혼을 못하게 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사벨은 그의 엄청난 과대망상을 알고는 기가 막혔다. 경멸감에 몸서리친 이사벨은 오스몬드의 잘못을 지적하며 그 자리를 벗어났다. 팬지에게는 대단히 미안한 일이었다.
멀 부인과 로지어가 로마를 떠난 직후 캐스파 굿우드와 헨리에타가 왔다. 로지어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임무를 띄고 떠난 것이다. 멀 부인에게는 뭔가 끔찍한 일이 있다는 걸 안 이사벨은 또 다시 남편과 그녀의 수상한 관계를 생각해보았다.
헨리에타는 남편과의 관계가 불행하냐고 물었고 이사벨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결코 남편을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 때문이라고 했다. 헨리에타와 캐스파는 랠프의 친구가 되었고, 그들의 우정은 점점 깊어 갔다. 그러나 오스몬드는 이사벨의 옛 친구들이 그녀의 생활 영역으로 다시 들어온다는 사실에 대단히 분노했다. 그러나 제미니 백작부인과 멀 부인이 돌아와 그는 크게 고무가 되었다. 멀 부인은 무슨 짓을 하였기에 팬지가 워버튼과 결혼을 못하게 되었느냐고 이사벨에게 무례한 질문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 로지어는 로마로 돌아왔으나, 그가 어디를 갔다 왔는지 아무도 몰랐다.
랠프는 점점 몸이 약해지고 있었지만 마음은 즐거워 마침내 가든 코트로 돌아가야겠다고 했다. 헨리에티와 캐스파가 함께 가겠다고 했는데, 캐스파는 이사벨의 권고에 따른 것이었다. 그녀는 캐스파가 랠프를 돌보아 주기를 바랐고 이와는 반대로 캐스파는 그녀가 랠프에게 싫증이 나서 그런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떠나기 전 제미니 백작 부인은 헨리에타에게 이사벨과 워버튼이 정사를 나눴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했다. 헨리에타는 어이가 없어 그럴 리 없다고 했으나 백작 부인은 확신을 하고 있었다. 헨리에타가 영국으로 떠날 것이라고 하자 이사벨은 잘 된 일이라고하며 이제 자신을 도와주었던 헨리에타도 랠프도 떠나니, 자신을 괴롭히는 몇몇 사람들에 둘러싸여 혼자 남게 되었다고 했다. 헨리에타는 이사벨에게 만일 남편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된다면 그를 떠나라고 했다. 그러나 이사벨은 그 말을 거부했다. 새로운 결혼 선서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사벨과 랠프는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이사벨은 그와 함께 영국으로 가고 싶다고는 했지만 남편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랠프가 부르면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이사벨은 그가 가장 귀중한 친구라고 했다. 이에 랠프는 지금까지 살아남으려고 애를 쓴 이유는 바로 이사벨 때문이라고 했다.
캐스파 굿우드 역시 이사벨에게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팔라쏘를 찾아 왔다. 그녀를 만나기 전 오스몬드를 만났는데, 그는 캐스파를 조롱하는 투로 캐스파 때문에 자신의 미래를 운명에 맡기게 되었다고 했다는 것이다. 당황한 캐스파는 그 말이 뜻하는 바를 몰랐지만, 생각보다 사악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그는 사실 오스몬드가 잔꾀에 능한 수박 겉핥기식의 형편없는 인간으로 알고 있었다. 그는 이사벨과의 결혼이 축복이라고 수도 없이 말하여 캐스파를 속였던 것이다.
마침내 캐스파는 이사벨에게 마음 속 고통을 이야기 했다. 이사벨이 변했고, 마음을 털어놓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과 오스몬드와의 불행한 결혼 생활도 알고 있다고 했다. 가엾은 그녀를 위해 헌신할 수도 있느냐고 물었다. 이사벨은 울음을 삼키며 그럴 필요는 없고 가끔 자신을 생각해주는 것으로 족하다고 했다. 그리고 곧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고, 캐스파는 자리를 떴다. 이사벨의 내면세계를 알았던 것이다.
제49-51장:
멀 부인은 이사벨 때문에 워버튼이 로마를 떠났다고 했다. 그녀의 뻔뻔함에 이사벨은 기가 막혔다. 멀 부인은 이사벨라 가정의 먼 지인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오스몬드의 대리인처럼 말을 했다. 자신의 일이 아님에도 마치 오스몬드의 아내인양 뻔뻔스레 이사벨에게 묻곤 했던 것이다. 이사벨은 멀 부인이 자신의 삶으로 들어 와 무시무시한 악마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경이 예민해진 이사벨은 그녀의 역할이 무엇이며 오스몬드와의 관계가 무엇인지 멀에게 물었다. 이에 “모든 것”이라고 그녀가 대답했다. 이사벨은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터쳇 부인이 옳았다는 걸 이사벨은 알았다. 멀이 오스몬드와 이사벨의 결혼을 주선했고, 그래서 그 두 사람은 이사벨의 재산에 접근을 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멀이 가 버리자 이사벨은 알아낸 사실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오스몬드가 오직 돈 때문에 자신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얼마 후 이사벨은 오스몬드의 손아귀에 떨어진 멀 부인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스몬드는 멀 부인의 집 응접실에 앉아, 이사벨에게 일어난 일을 말하는 그녀에게 귀를 기우렸다. 멀은 스스로의 행동으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그녀는 오스몬드 때문에 자신의 영혼이 시들고 울음조차 울 수도 없게 되었다고 했다. 이에 오스몬드는 영혼이란 상처 받을 수 없는 것이라고 하자, 멀은 그렇지 않다고 상처 받는다고 했다. 그러자 오스몬드는 모든 여자들이란 최악의 소설가들처럼 상상력이 형편없다고 했다. 이사벨이 자신을 존경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랐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딸 팬지가 존경해주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멀은 아이를 가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했고 이에 오스몬드는 잘라 말하기를, 그렇다면 다른 집 아이들 대모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것은 틀린 생각이라고 멀이 대답했다. 오스몬드가 자리를 뜨자 멀은 자신이 유령이 된 게 아닐까 했다.
제미니 백작 부인은 비록 몸은 지금 로마에 있지만 플로렌스 여인들의 혼외 정사에 관한 소문으로 시달렸다. 이사벨은 생각할 여유를 갖기 위해 로마 거리를 배회했다. 어느 날 그녀와 백작 부인은 팬지와 함께 마차를 타고 가다가, 알 수 없는 여행에서 돌아 온 에드워드 로지어를 만났다. 이사벨이 묻자 그는 예술품을 팔기 위해 여행을 했다는 말을 했다. 5천 달라의 돈을 마련했고, 이제 팬지와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했다. 이사벨은 팬지가 귀족과 결혼하는 게 오스몬드의 뜻이라고 했다. 팬지가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려고 했지만 이사벨이 제지했다. 백작 부인이 로지어에게 무슨 말인가를 했고 이사벨은 마부에게 부인을 모시고 가라고 했다. 그러나 백작 부인은 돌아가기를 거부했다. 로지어와 이야기를 한 다음 마차를 불러 타고 돌아가겠다고 했다.
일주일 후 팬지는 아버지가 그녀를 다시 수도원으로 보내겠다는 말을 하여 이사벨을 놀라게 했다. 그날 저녁 팬지를 데리러 수녀들이 올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오스몬드는 이사벨에게 말하기를 팬지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기 위해 자기가 생각하는 뭔가가 있다고 했다. 그게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이사벨은 그가 멋대로 할 것임을 알고 걱정이 되었다. 그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백작 부인은 오스몬드에게, 그가 팬지를 멀리 보내려는 것은 로지어에 대해 자신도 일부 책임이 있음으로, 자신의 영향력으로부터 팬지를 벗어나게 하려는 뜻으로 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오스몬드는, 만일 그렇다면 백작 부인을 쫓아버리고 팬지를 집에 머무르게 하였을 것이라고 거칠게 대답했다.
터쳇 부인은 이사벨에게 편지를 보내 랠프의 죽음이 가까웠으니 빨리 오라고 했다. 이사벨이 이 소식을 오스몬드에게 알리자, 그는 그녀가 로마를 떠나서는 안 된다고 하며 만일 떠난다면 자신에 대한 배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사벨은 그가 전 상황을 단순한 속임수로 보고, 그 과대망상으로 인해 그를 해치려는 것으로 자신의 행동을 본다고 생각했다. 만일 그에게 도전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이사벨이 오스몬드에게 물었다. 그가 답변을 피했다. 이사벨이 같은 질문을 제미니 백작 부인에게 하자, 부인은 오스몬드를 버리고 빨리 로마를 떠나라고 했다. 그러나 이사벨은 결혼서약을 깨지 않겠다고 한 자신의 결혼선서를 기억했다. 백작 부인은 오스몬드가 거짓말을 한다고 했다. 그의 첫 부인은 임신을 한 적이 없었으므로 출산 중 죽었다는 그의 말은 거짓이라고 했다. 그리고 멀 부인이 팬지의 친모이며 멀과 오스몬드는 오랜 세월 연인 사이라고 했다. 오스몬드의 첫 부인은 팬지가 태어날 무렵 죽었고, 그래서 그들은 그녀가 출산 도중 죽었다고 했으며 팬지를 수도원에 보낸 이유라고 했다. 팬지는 어머니가 필요했고 - 팬지는 친모인 멀 부인을 싫어했다 - 팬지의 결혼 지참금이 필요했기 때문에, 멀은 오스몬드와 결혼을 시키기 위해 이사벨을 선택했던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이사벨은 자신이 워버튼과 팬지의 결혼을 반대했다고 생각한 멀이 신경질을 낸 이유를 알았다.
이사벨은 왜 멀과 오스몬드가 결혼을 하지 않았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백작 부인은, 멀은 언제나 오스몬드보다 사회적 신분이 높은 자와 결혼을 원했으며, 따라서 만일 오스몬드와 결혼을 했다면 사람들은 그녀가 서출庶出의 딸(즉, 팬지가 친딸이 아닌)을 가졌을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슬픔에 젖은 이사벨은 이제 랠프를 보기 위해 영국으로 갈 준비를 해야겠다고 했다.
제52-55장:
영국으로 떠나기 전 이사벨은 수녀원으로 가 팬지를 만났다. 놀랍게도 그곳에 멀 부인이 있었다. 어색한 태도에다 말도 더듬거렸다. 팬지가 멀의 딸임을 이사벨이 눈치 챘다는 걸 아는 듯 했다. 팬지는 마치 감옥에 있는 듯 기가 죽어 있었다. 이제 아버지의 뜻대로 할 것이지만 이사벨이 옆에 있으면 모든 일이 쉬울 것이라고 했다. 이 말에 이사벨은 영국에서 돌아오면 곧 함께 하겠다고 했다.
팬지에게 작별 인사를 한 후 이사벨은 멀 부인을 만났다. 그녀는 이사벨의 재산에 관해 무엇인가 알아 낸 것이 있다고 하며, 이사벨에게 유산을 남기도록 터쳇 씨를 설득한 사람은 틀림없이 랠프일 것이라고 했다. 그것은 당신 생각이라고 이사벨이 차갑게 응수했다. 멀은 신음 소리를 내며 자신은 불행하다고, 곧 미국으로 가 아마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사벨은 영국으로 긴 여행을 했다. 헨리에타와 밴틀링 씨가 가든 코트 가까운 기차역에서 그녀를 맞았다. 밴틀링 씨는 터쳇 가문으로부터 전보를 받았는데, 랠프의 건강은 변함없다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헨리에타는 밴틀링과 결혼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말에 이사벨은 조금 기가 죽었는데, 헨리에타는 자유를 높이 평가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밴틀링 씨는 현상에 만족하고 있었으며 이사벨은 그러한 그를 축하해주었다.
이사벨은 오랜 세월 못 본 가든 코트의 화랑을 보았다. 자신을 돌아보고, 만일 터쳇 부인이 자신을 유럽으로 데리고 오지 않았더라면 어찌 되었을까를 생각해보았다. 아마 캐스파 굿우드와 결혼을 했을 것이고 오스몬드를 알 수 없었을 것이며 모든 것이 달라져 있었을 터였다. 터쳇 부인이 아래층으로 내려와, 이사벨은 그간 부인의 가족과 이웃의 안부를 물었다. 워버튼 경은 영국 여성과 결혼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터쳇 부인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워버튼과 결혼하지 않은 걸 후회하지 않는지를 물었고, 이사벨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부인은 이사벨이 거짓말을 한다면 안된다고 했다. 이사벨은 오스몬드와의 결혼이 매우 불행하다고 실토했다. 멀 부인도 싫다고 했다. 그녀가 미국으로 떠난다는 말도 했다. 이 말에 놀란 터쳇 부인은, 멀이 틀림없이 무슨 잘못을 저질러 유럽을 떠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사벨은 그녀가 자신을 단순한 물건으로 취급했다고 하자, 멀은 모든 사람을 그렇게 대했다는 게 터쳇 부인의 말이었다.
랠프의 병상 옆에 이사벨이 앉았다. 그는 너무나 허약해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사흘째 되던 밤, 가까스로 입을 연 그는 그녀가 자신의 천사라고 했다. 이사벨이 흐느꼈다. 랠프는 그녀의 불행이 자기 책임이라고 했다. 그녀를 지키기 위한 돈이 우선 오스몬드를 끌어들이게 했고 돈은 세상을 보려는 그녀의 욕망에 벌을 내렸다고 했다. 이사벨은 자신이 받고 있는 벌은 랠프의 책임이 아니라고 했다. 랠프는 그녀에게 로마로 돌아갈 것인지를 물었고, 이사벨은 알 수 없다고 했다. 랠프는 그녀의 생애 중 사랑이 있었고,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기억하라고 했다.
그날 밤 이사벨은 침대에 누워 있었으나, 랠프의 죽음에 대비하여 옷을 입고 있었다. 그녀는 랠프가 말한, 고통 받지 않는 사람은 볼 수 없는 그 저택의 유령이 생각났다. 그때 갑자기 침대 옆에 서 있는 랠프가 눈에 들어왔다. 그의 방으로 급히 뛰어가 보니 터쳇 부인이 무릎을 꿇은 채 시신을 보고 있었다. 그가 죽은 것이다. 터쳇 부인은 이사벨에게 물러나라며, 슬하에 아이들이 없는 걸 감사하라고 했다.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캐스파 굿우드가 왔다. 슬픔에 빠진 이사벨은 로마로 돌아갈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터쳇 부인은 랠프의 유언을 말했다. 집은 어머니에게 서재는 헨리에타에게 유산으로 남기나 이사벨에게는 아무 것도 없는 유언이었다. 워버튼 경을 만난 이사벨은 그의 결혼을 축하했고, 그는 몰리뇌 자매의 집으로 그녀를 초대했다. 그녀의 눈에 그는 이상하게도 기력이 없어 보였다. 모두가 가버린 후 이사벨은 정원 벤치에 앉아 과거를 회상했다. 6년 전 워버튼이 청혼을 한 바로 그 벤치였다. 그때 캐스파 굿우드가 다가왔다. 그녀를 도우라는 랠프의 말이 있었다며, 로마로 돌아가지 말고 함께 있자고 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깊은 키스를 했다. 그녀는 깊은 감격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그의 품을 벗어나 집안으로 뛰어갔다.
다음 날 헨리에타를 만난 굿우드는 이사벨의 행방을 물었다. 헨리에타는 그녀가 로마의 남편에게로 돌아갔다고 했다. 굿우드는 충격을 받았다. 그러한 그를 헨리에타가 팔을 잡고 부축하여 데리고 갔다. (C)
Translated into Korean by Hans S.Park.
~~~~~~~~~~~
헨리 제임스(Henry James Biography, 1843-1916):
미국 뉴욕에서 태어남. 그의 부친 Henry James Sr. 는 상당한 유산을 상속 받은 자유로운 사상가로 철학, 신학, 유심론을 연구하는 신념 체계인 스웨덴보그 신비주의(Swedenborgian mysticism)신봉자로, Thomas Carlyle, Ralph Waldo Emerson, Henry David Thoreau, Washington Irving, William Makepeace Thackeray 등과 교제하였음. 어린 시절 그는 여러 학교, 가정교사로부터 교육을 받았음. 1855년 3년에 걸친 제네바, 파리, 런던 가족여행을 함. 이 경험은 후일 헨리로 하여금 유럽을 고향으로 생각하게끔 영향을 미친 듯함.
하버드 법대 1년 후 단편을 쓰기 시작함. 그 후 영국 여행을 하고, 죽기 1년 전인 1915년 영국 시민이 됨. 그는 일생 동안 1백편 이상의 단편과 중편, 그리고 문학 평론과 희곡, 서평, 여행기를 비롯하여 The Portrait of a Lady (1881), The Bostonians (1886), The Wings of the Dove (1902), The Ambassadors (1903), and The Golden Bowl (1904) 등 20편의 장편 소설을 썼음.
많은 친구와 지인들이 있었으나 그들과 거리를 두었음. 후일 그가 “어두운 상처”라고 한 상처는, 마굿간 화재와 관련된 사건으로 일생 동안 그의 머리를 떠나지 않고 괴롭힌 상처였음. 그는 결혼을 하지 않았음. 알려진 로맨스도 없는 것으로 보아 그가 호모였다는 평론가도 있음. 그의 독신 생활은 사랑했던 사촌 Mary “Minny” Temple 때문이었다는 설도 있음. 그녀는 몇몇 그의 소설 주인공이기도 함.
그는 세 번이나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지명되기도 했음. 1916년 런던에서 사망.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