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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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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Orator              by    Anton Chekhov for More Readings:  www.beethovennote.com ~~~~~~~~~~~~~     어느 청명한 아침, 악처와 술중독이라는 우리나라 전국에 유행하는 두 가지 역병으로 사망한, 학교 서기 키릴 이바노비치 바빌로노프 씨의 장례식이 있었다. 장례행렬이 교회를 떠나 묘지로 향하던 중, 망자의 친구인 포플라프스키가 젊어서부터 이름을 날리는 친구 그리고리 페트로비치 자포이킨을 만나려고 마차를 타고 그의 집으로 달려왔다. 독자 여러분이 아시듯 자포이킨은 결혼식이나 기념일, 장례식 등에서 즉흥 연설을 할 수 있는 드문 재주가 있는 사람이다. 그는 취침중이거나 배가고플 때, 만취를 했거나 고열이 날 때 등 어느 때라도 마음만 먹으면 말을 할 수가 있는 사람이다. 그의 연설은 수도관에서 물이 흘러나오듯 부드럽고 거침이 없으며 내용도 풍부하여, 그의 연설집에는 어느 식당의 바퀴벌레보다도 더 많은 감동적인 어휘들이 있다. 그의 연설은 언제나 능변에다가 끊임이 없어, 어떤 경우 특히 상인들의 결혼식 축사의 경우는, 축사를 중단시키려면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를 본 포플라프스키가 말했다.     “친구, 자네를 만나러 왔네. 모자를 쓰고 외투를 입고 나를 따라오게. 내 친구가 죽었어. 방금 묘지로 출발을 했는데, 자네가 가서 간단한 추도사를 해주어야겠네. 자네야말로 우리들의 유일한 희망이지. 망자가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라면, 자네를 괴롭힐 일이 없겠지만, 자네가 알다시피 그는 서기, 그러니까 우리 사무실의 기둥이었다는 말일세. 그런 큰 인물을 추도사 한마디 없이 매장한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야."  자포이킨이 탄식조로 말했다.     “아, 그 서기!...